WD 데린 불릭 "PC용보다 NAS용 HDD가 전망 밝아"

김영우 pengo@itdonga.com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가 PC만을 위한 저장장치라는 건 이젠 옛말이다. PC 외에 외장하드, 게임콘솔, TV, NAS(Network Attached Storage) 등 다양한 기기에 HDD가 들어가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제조사들 역시 이에 부응하고자 다양한 플랫폼에 최적화한 전용 HDD의 개발에 힘쓰고 있는데, WD(웨스턴디지털)가 2012년에 첫 출시한 NAS 전용 HDD인 '레드(Red)'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NAS는 네트워크에 물려 자신만의 클라우드 저장소를 만들 수 있는 저장장치로, 본래 기업용으로 주로 쓰였으나 최근에는 개인 사용자도 늘고 있다.

WD 데린 불릭 인터뷰
WD 데린 불릭 인터뷰

WD Red 시리즈는 NAS용 제품을 표방하는 제품답게 내구성과 안정성을 강조하는 제품이었다. 다만 이 때문에 성능 면에서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7월 25일, WD는 한국 지사인 WD코리아(지사장 조원석)를 통해 기존의 레드 시리즈의 특성에 고성능을 더한 WD 레드 프로(Red Pro), 그리고 저장 용량을 6TB까지 확대한 WD 레드의 신모델을 발표하는 발표회를 열었다.

6TB의 신형 '레드' 시리즈, 고성능 더한 '레드 프로' 시리즈

이날 행사에선 WD 본사의 제품 마케팅 디렉터인 '데린 불릭(Darrin Bulik)'이 신제품을 직접 소개했다. 새로 출시된 신형 WD 레드 시리즈는 기존의 1~4TB 보다 저장 용량이 확장된 5TB, 6TB 모델이 추가되었다. 6TB 제품의 경우, 장당 1.2TB의 5 플래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64MB의 캐시(임시 저장공간)와 SATA 6Gbps(SATA3) 인터페이스 기반이다.

WD 데린 불릭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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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함께 소개된 신제품인 'WD 레드 프로'는 2~4TB 용량의 제품이 출시된다. 고성능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며, 상황에 따라 회전속도가 가변적인 일반 Red 시리즈와 달리 7,200RPM의 빠른 회전속도를 발휘한다. 4TB 제품의 경우 장당 800GB의 4플래터로 구성되었다. SATA3 인터페이스와 64MB 캐시를 갖춘 점은 일반 레드 시리즈와 같다.

레드와 레드 프로 모두 기존 2.0 버전에 비해 향상된 NASware 3.0을 기반으로 구동한다. 기존 제품의 안정성을 계승하면서 부가 기능과 전력 효율 면에서 향상되었다는 것이 WD의 설명이다. 특히 5베이 까지의 환경에 최적화되었던 기존 레드 시리즈와 달리 신형 레드 시리즈는 최대 8베이, 레드 프로는 8~16 베이까지 안정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WD 데린 불릭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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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하루 24시간 및 일주일 내내 지원되는 전용 서비스 핫라인이 제공되며, 레드 시리즈는 3년, 레드 프로 시리즈의 경우 5년의 보증기간을 제공한다. 레드 시리즈는 개인 사용자나 SOHO족, 레드 프로 시리즈는 기업을 위한 제품이라는 점도 차이점이다.

WD 제품 마케팅 디렉터 '데린 불릭' 인터뷰

이날 제품 행사를 마치고 IT동아는 발표를 진행한 데린 불릭 WD 제품 마케팅 디렉터와 인터뷰를 가졌다. 최근 기능별 특화 제품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WD의 상황을 잘 알 수 있었다.

IT동아: 저전력 제품은 그린(Green), 일반 제품은 블루(Blue), 고성능 제품은 블랙(Black), 그리고 NAS용 제품인 레드(Red)와 보안 솔루션용 제품인 퍼플(Purple) 등, 제품 특징 별로 고유의 색상을 입히는 WD의 컬러 마케팅은 큰 성공을 했다. 이 과정에서 WD가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데린 불릭: 성과가 너무 커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가장 큰 성과는 역시 고객들이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쉽고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했다는 것 아니겠는가? 경쟁사에서 이를 시샘했는지, 식품을 색깔 별로 나누어 파는 만우절 농담을 자사 사이트에 올린 적도 있다.

WD 데린 불릭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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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이날 신제품이 소개된 레드 시리즈는 안정성과 내구성을 강조하는 HDD다. 하지만 성능과 달리, 안정성이나 내구성은 수치적인 결과를 곧바로 보여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홍보나 마케팅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나?

데린 불릭: 레드 시리즈뿐 아니라 다른 제품군도 안정성이나 내구성은 좋다. 이를 소비자들이 당연하게 생각해 주길 바란다. 우리가 레드 시리즈를 홍보하면서 더 강조하고 싶은 점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의 연결성, 그리고 많은 기기와의 호환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WD 데린 불릭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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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NAS용 제품인 레드 시리즈와 보안솔루션용 제품인 퍼플 시리즈는 24시간 쉬지 않고 구동하는 기기에 쓰인다는 점에서 컨셉이 유사해 보인다. 차별화가 어렵지 않은가?

데린 불릭: 두 제품간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몇 시간이고 설명해 줄 자신이 있다. 일단 NAS는 대단히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한다. 물론 보안용으로 쓰는 NAS에 레드 시리즈를 장착해 쓰는 것도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하지만 퍼플은 완전한 보안 솔루션 전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보안 솔루션은 데이터를 읽는 시간 보다는 쓰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때문에 퍼플은 데이터 쓰기 성능에 최적화가 되어있다. 상대적으로 데이터 읽기와 쓰기의 균형을 강조한 레드와는 다르다.

WD 데린 불릭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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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WD는 NAS용 HDD인 레드 시리즈를 공급하는 것 외에도 자사의 NAS 제품인 ‘마이클라우드’를 판매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큐냅이나 시놀로지와 같은 기존의 NAS 전문업체와 협력도 해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조율하고 있는가?

데린 불릭: 그건 정말 신중한 문제다. 우리도 물론 자사의 NAS 제품을 많이 팔고 싶지만 다른 NAS 업체들도 시장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WD는 다른 NAS 업체들과 협력해 HDD를 많이 공급해야 한다. 우리 것을 사지 않으면 경쟁사의 HDD를 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씨게이트와 같은 경쟁사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그리고 NAS 시장에는 WD 마이클라우드 같은 완제품 NAS와 HDD 없이 팔리는 박스형 NAS가 공존하고 있다. 우리는 둘 다 신경을 써야 한다.

WD 데린 불릭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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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본래 NAS는 기업이나 전문가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상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들 역시 NAS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들에게 NAS와 NAS용 HDD를 공급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짜고 있는가?

데린 불릭: 확실히 일반 소비자용 NAS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 기존의 NAS보다 설치나 이용방법이 간단한 마이클라우드 시리즈를 WD가 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PC의 경우, 대당 1개의 HDD만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NAS 같은 경우는 2~4개의 HDD가 한꺼번에 쓰이는 경우도 많다. 레드 시리즈와 같은 NAS 전용 HDD의 전망이 밝다고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WD 데린 불릭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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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WD 본사에서 보는 한국 시장의 특징은 무엇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IT동아의 독자들, 그리고 한국의 소비자들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데린 불릭: 한국은 유무선 모두 광대역 네트워크가 일반화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런 상황에서 NAS만 있다면 누구나 완벽한 개인 클라우드를 구축할 수 있다. 나 역시 한국을 방문해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곧장 마이클라우드 NAS로 실시간 백업했다. 이젠 이 스마트폰을 분실하더라도 찍은 사진은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WD는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들에게 끊임없는 리더십을 보여 줄 것이다. 앞으로도 참으로 흥미진진한 제품을 많이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를 바란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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