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로 바꾼 후 문자가 안 와요..." 문제는 '아이메시지'
아이폰5를 두고 잠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하 안드로이드폰)과 '외도' 중인 기자가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꾼 후부터 몇몇 문자가 도통 도착하질 않는 것. 한 통 정도는 그러려니 했는데 주변에서 '문자 못 받았느냐' 묻는 사람이 많아지니 '이거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 앞에서 기자에게 문자를 보냈는데도 메시지함에 새 메시지가 들어오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 문자는 며칠 후 엉뚱한 곳에서 발견됐다. 책상 서랍 속에 넣어둔 아이팟터치와 아이패드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 떡 하니 와있었던 것. 평소 아이패드나 아이팟터치를 스마트폰만큼 자주 들여다보지 않았기에 문자가 도착한지도 몰랐다.
엉뚱한 곳으로 간 문자들을 살펴보니 모두 발신자가 아이폰 사용자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등 애플 단말기 사용자끼리는 '아이메시지(iMessage)' 기능으로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마치 메신저 앱처럼 이동통신사의 SMS 이용 건수를 차감하지 않고 상대방과 대화가 가능하다. 아이메시지는 처음부터 기본으로 활성화되어 있으며, 대화 상대가 애플 단말기 사용자라면 자동으로 이를 감지해 적용된다.
보통 문자를 보낼 때 발신자의 기본 말풍선 색깔은 초록색이다. 그런데 만약 상대방이 아이폰 등을 쓰고 있다면 말풍선 색깔이 파란색으로 바뀌며 아이메시지 활성화 상태를 알린다. 또한, (상대방이 해당 기능을 설정해뒀다면) 그 사람이 메시지를 읽었는지도 알 수 있다. 참고로 아이클라우드(iCloud) 서버를 통해 메시지가 전송되기에 애플 단말기 사용자끼리만 이용할 수 있다.
아이메시지 '비활성화'가 해답
문제는 사용자가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 갈아탔는데도 아이클라우드 서버가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문자를 아이메시지로 처리한 데에 있다. 결국 갈 길을 잃은 문자는 두 가지 갈림길에 선다. 기자처럼 다른 애플 단말기가 있는 사용자라면 그 단말기의 메시지 앱을 도착지로 정한다. 물론 이 때 해당 단말기에서 아이메시지 기능을 켜두었어야 한다.
혹시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에게 아이메시지를 쓸 수 있는 애플 단말기가 없다면? 메시지 발송자가 아이폰 '설정-메시지'에서 'SMS로 보내기'를 체크해두었다면 그 메시지는 2~3일이 지난 후 안드로이드폰에 문자로 도착한다. 아이클라우드 서버는 아이메시지가 며칠간 갈 길을 찾지 못하면 해당 수신자의 아이메시지 기능을 끄고 이를 문자로 보낸다. 어찌 됐든 문자는 도착하겠지만, 바로 오는 것은 아니기에 중요한 내용이라면 꽤 곤란할 수 있다.
혹시 전송자가 SMS로 보내기 기능을 꺼두었다면 메시지는 공중분해 된다. 다행히 이 기능은 기본으로 체크되어있으므로 이럴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사실 아이폰을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꿀 때 처음부터 아이메시지 기능을 비활성화해놓았다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 '설정-메시지- iMessage'를 해제하고 스마트폰을 교체하면 되는 것. 하지만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준비하고 휴대폰을 바꾸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애플은 아이메시지와 관련한 문제 해결법을 애플 고객지원 페이지(http://support.apple.com/kb/TS5185?viewlocale=ko_KR)에 게재해 두었다. 이에 따르면, 아이메시지 기능을 해제하지 않고 이미 스마트폰을 바꿨다면 애플에 연락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애플 고객 지원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apple.com/kr/support/contac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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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