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이 답답하다? 큰 화면으로 클라우드 게임 즐기자
'모름지기 게임은 큰 화면에서 즐겨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지난해 열린 국내 최대 게임 행사 '지스타 2013'에서 UHD TV 같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나 아이피니티 등의 다중 모니터 기술을 활용해 게임을 시연하는 부스가 인기를 끈 것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닌가 보다. 특히 큰 화면은 사람의 시야에 꽉 차기 때문에 몰입감이 높다.
최근 게임 플랫폼으로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이런 사용자의 요구에 조금 못 미친다. 화면이 작을뿐더러, 대부분의 게임은 굳이 큰 화면이 없어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다.
장르에 관한 것은 클라우드 게임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클라우드 게임이란 서버에 설치된 게임을 유/무선 인터넷을 통해 내가 사용하는 기기로 불러와 사용하는 게임이다. 게임을 실제 구동하는 장치는 서버 컴퓨터기 때문에, 내 손안에 있는 기기의 사양은 크게 중요치 않으며, 게임을 직접 내려받거나 설치할 필요도 없다. 특히 스마트폰용으로 출시되지 않은 X Box, 플레이스테이션, PC용 게임을 스마트폰에서도 실행할 수 있다.
현재 이동통신 3사는 자사가 공급하는 유/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최근에 서비스를 출시한 SK텔레콤의 경우 LTE 스마트폰, SKT 'B tv(IPTV)' 등을 통해 X-box, 플레이스테이션 등에서만 볼 수 있는 고사양 게임 25종(7월 중순 기준)을 제공한다(참고: http://it.donga.com/18772/).
그렇다면 화면 크기에 관한 욕구(?)를 해소할 방법은 없을까?
MHL 케이블로 대화면에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MHL 케이블을 통한 대화면 출력이다. MHL(Mibile High definition Link)은 쉽게 말해 스마트폰용 HDMI 규격이다. 일반적인 마이크로USB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HDMI 단자를 갖춘 TV나 모니터 등의 디스플레이 기기에 연결해 스마트폰의 화면과 소리를 그대로 전송할 수 있다.
최근 등장하는 디스플레이 기기는 대부분 HDMI 단자를 갖추고 있으니 자신의 스마트폰에 맞는 MHL 케이블(혹은 변환 어댑터)만 가지고 있으면 스마트폰을 소스기기로, 대형 TV를 디스플레이 기기로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SK텔레콤 클라우드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실행하고, MHL 케이블을 통해 TV와 연결하면 큰 화면에서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클라우드 게임을 구동하는 모양새가 휴대용 게임기와 같다면, TV에 연결한 모양새는 콘솔 게임기와 같다. 특히 실제로 구동하는 게임 역시 X-box나 플레이스테이션 등과 같다.
블루투스 게임패드를 연결하면 콘솔 게임기라는 느낌이 더 커진다. 스마트폰과 무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거실 TV에 스마트폰을 연결한 뒤 소파에 앉아서 게임을 조작할 수도 있다.
실제로 스트리트파이터X철권을 실행해보니 큰 화면의 높은 몰입감이 인상 깊었다.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과 달리 시야에 꽉 차기 때문이다. 또한, 각종 타격효과도 크게 보여,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MHL은 영상뿐만 아니라 음성도 전송할 수 있는 규격이다. 이 덕에 스마트폰 내장 스피커보다 상대적으로 질이 좋고 음량도 큰 스피커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점 역시 마음에 들었다.
소형 빔프로젝터로 야외에서도
스마트폰과 유/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휴대용 빔프로젝터가 있다면 실내에서는 물론, 캠핑장 등에서도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주머니에 들어갈 만큼 작고 가벼운 빔프로젝터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스마트빔 아트를 예로 들면 한 변의 길이가 45mm 정도인 정육면체 모양 제품으로, 무게는 130g 내외다.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 쉬우며, 배터리를 내장해 전원 연결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 캠핑장에서 쓰기 적절한 물건이다.
스마트폰을 휴대용 빔프로젝터와 연결하고 클라우드 게임을 실행하면, 집에서만 즐기던 콘솔 게임을 야외에서도 즐길 수 있다. 앞서 말한 스마트빔 아트의 경우 소형 프로젝터임에도 불구하고 최대 화면 크기가 100인치에 이르기 때문에 더 생생한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일반 가정에서도 큰 화면에서 클라우드 게임을 즐기려면 이를 이용하면 된다. 별도의 스크린이 없어도, 흰 벽만 있으면 영사할 수 있다(다만 벽지에 색이나 패턴이 있으면 제대로 사용하기 어렵다). 흰 벽도 없다면 천장을 이용하면 된다. 스마트빔 아트의 경우 각도를 90도까지 조절해 천장으로 영사할 수 있다. 이때 사용자는 누워서 천장을 보며 게임 즐기는, 게이머의 '로망'도 맛볼 수 있다.
스마트빔 아트에 스마트폰을 연결하고, 배트맨: 아캄시티를 실행했다. 주변이 조금 밝아 화면이 어둡게 보였지만, 게임을 즐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만약 깜깜한 방이었다면 충분한 밝기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겠다. 참고로 스마트폰 기종에 따라 기본 제공 케이블이 호환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해당 스마트폰에 맞는 전용 케이블이나 변환 젠더가 필요하다.
SKT B tv로 가족과 함께
SK텔레콤의 IPTV 'B tv'에는 클라우드 게임 앱이 기본 설치돼 있다. B tv 클라우드 게임은 일단 유선 인터넷을 사용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즐기는 것보다 안정적이다. LTE 네트워크의 경우 음영지역(지하나 엘리베이터처럼 전파가 닿기 어려운 곳)에 들어가거나 커버리지를 벗어나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지만, 유선은 이런 일이 거의 없다. RJ45라 불리는 유선 랜 케이블만 연결돼 있으면 초고속 인터넷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특히 유선 인터넷은 대부분 정액제라 추가로 청구되는 데이터 요금도 없다. 물론 SK텔레콤 클라우드 게임은 LTE 전용 요금제를 제공해 과도한 데이터 요금이 부과되는 것을 어느 정도 예방한다.
네트워크 외에 또 다른 장점도 있다. 지금까지 소개했던 스마트폰으로 클라우드 게임 즐기기는 1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B tv는 다수의 사용자가 함께 즐길 수 있다. 셋톱박스에 유/무선 게임패드를 여러 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개의 USB 단자와 블루투스 기능을 갖췄기 때문에, USB 방식의 유선 게임패드와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무선 게임패드를 연결할 수 있다.
위닝 일레븐 2014, 레고 배트맨2 등 2인 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이라면 가족이 함께 거실에 모여서 이를 즐길 수 있다. 실제로 유선 게임패드 2개를 연결해 앞서 말한 게임 2종을 실행해보니 콘솔 게임기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것과 비슷한 환경이다. 위닝 일레븐 2014의 경우 인공지능이 아닌, 실제 사람과 게임을 할 수 있어 더 재미있다.
레고 배트맨2의 경우 배트맨, 로빈 등의 캐릭터를 이용해 가족과 함께 협동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콘솔에서 게임을 실행할 때처럼 두 캐릭터가 멀어지면 화면이 자동 분할되기도 한다. 특히 액션 게임이지만, 과격한 표현이 없어 어린아이와 함께 즐기기도 좋다.
B tv 클라우드 게임의 또 다른 장점은 스마트폰 클라우드 게임 앱과의 간편한 동기화다. 전화번호 인증만으로 자신이 구매한 게임 콘텐츠를 B tv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게임을 실행했던 내역이나 게임 진행 중 저장한 내용까지 그대로 옮겨진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로그인하는 방식보다 쉽고 편리하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벗어나자
지하철, 버스를 타고 이동하거나 휴게실 등의 공간에서 잠깐 쉴 때 게임을 즐기려면 스마트폰 등의 작고 가벼운 기기가 유용하다. 하지만 여건만 갖춰진다면 큰 화면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이 더 재미있다. 클라우드 게임을 통해 게임 실행 기기(콘솔 등)와 게임 타이틀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이를 TV처럼 큰 화면에서 실행하는 것도 앞서 소개한 것처럼 간단하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이 답답하다고 느낀 사람이라면 앞서 소개한 방법을 이용해보자. X-box나 플레이스테이션의 콘솔과 게임 타이틀을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언제든지 가족과 함께, 혹은 친구와 함께 대형 화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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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