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6코어 CPU의 대중화를 선언하다

2010년 4월 27일, AMD는 서울 용산 전자랜드에서 데스크탑 PC용 6코어 프로세서 2종과 AMD 8-시리즈 메인보드 칩셋을 함께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CPU는 AMD 페넘 II X6 1055T와 1090T로 경쟁사인 인텔의 코어 i7 980X EE와 같은 6코어이다. 이 제품들은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 그 이유는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AMD 제품 특유의 장점과 오버 클럭킹(CPU의 동작클럭을 사용자가 임의적으로 조작해 보다 성능을 증가시키는 일)에 제약이 없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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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언론 기자들만이 아닌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었는데, 20만 원 중반대의 가격에 판매될 페넘 II X6 1055T를 현장에서 19만 원에 판매하는 이벤트와 경품 추첨 이벤트를 함께 진행해 많은 성원을 받았다. 실제로 참가자 중 일부는 새벽 4~5시부터 미리 행사장에 와서 기다리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행사장에는 서드 파티 업체들의 제품 시연대로 마련되어 있었다. 아수스, 기가바이트, 이엠텍, 디앤디컴 등이 참여했으며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고성능 데스크탑 PC를 체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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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발걸음을 멈추게 했던 곳은 AMD측이 마련한 2개의 시연대였다. 한쪽에서는 AMD 페넘 II X6 1090T CPU, AMD 890FX 칩셋, ATi 라데온 HD 5870 아이피니티가 탑재된 데스크탑 PC를 마련해 6개의 모니터로 레이싱 게임을 시연해 볼 수 있었고(레이싱 휠이 눈에 띄더라), 다른 한쪽에서는 인텔 코어 i5 750과 AMD 페넘 II X6 1055T를 비교 시연해 볼 수 있었다. AMD는 같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경쟁사의 제품을 자사 제품과 직접 비교해서 보여줄 만큼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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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행사의 시작. AMD코리아 김흥선 상무의 인사말로 시작된 발표는 AMD 클라이언트 플랫폼 부문 밥 그림(Bob Grim) 마케팅 이사의 제품 설명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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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코리아 김흥선 상무

< 간단상식> AMD 페넘 II X6 1000T 시리즈의 코드네임은 투반(Thuban)이며, 45nm SOI 공정으로 만들어지고 AM3 소켓(AM2+ 호환), 512KB x 6 L2 캐시, 6MB L3 캐시 메모리를 가지며, 최대 대역폭 37.3 GB/s, DDR2/DD3 듀얼 메모리 채널을 지원한다. 2010년 4월 현재 국외 소식에 의하면 1090T, 1075T, 1055T, 1035T 제품이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먼저 소개된 AMD 페넘 II X6 1055T와 1090T는 AMD에서 선보이는 최초의 6코어 CPU로 각각 2.5GHz, 3.2GHz의 동작클럭으로 작동한다. 1055T와 1090T에는 인텔 CPU에서 볼 수 있는 ‘터보 부스트’ 기능과 유사한 ‘터보 코어’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터보 코어 기능이란, 동영상 인코딩/디코딩, 파일 압축/해제와 같은 멀티 코어 작업을 할 때는 6개의 코어를 사용하지만, 게임, 문서작성 등과 같이 멀티 코어를 지원하지 않는 작업을 처리할 때는 사용하지 않는 3개의 코어에서 전력을 차단, 나머지 3개의 코어에 전력을 몰아주어 클럭을 높이는 기술이다(상승하는 클럭은 400~500MHz이다). 각 CPU 이름의 뒤에 붙는 ‘T’가 의미하는 것이 ‘터보 코어’ 기술이 탑재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향후 출시되는 AMD의 모든 CPU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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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에서 내내 강조한 것은 경쟁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었다. 1055T는 199달러이며, 1090T는 289달러로 각각 인텔 코어 i5 750, i7 930과 유사한 가격이다. 가격만 저렴하다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 쿼드 코어 CPU의 가격으로 6코어 CPU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구체적인(?) 설명까지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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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밥 그림 마케팅 이사

AMD CPU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Black Edition’ 즉, 오버클럭에 특화된 CPU 제품이다. 이 날 발표 내용 중에서 ‘1090T Black Edition’을 이용한 오버클럭의 사례를 보여주었는데 공랭 시 4.2GHz, 액체질소를 사용한 냉각 시 6GHz까지 가능했다고 한다. 이는 AMD가 전문 사용자에게 부탁해서 시도한 실험이니 일반 사용자들까지 이렇게 무리하게 사용할 필요는 없다(더구나 과도한 오버클럭으로 인한 CPU 고장은 제조사에서 책임져주지도 않는다). 이와 같은 오버클럭 개념으로 AMD 오버드라이브(OverDrive) 3.2 버전도 소개되었는데, 크게 달라진 점은 윈도우 가젯처럼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마치 전문가들만 시도하고 사용하는 기술이라 여겨졌던 오버클럭을 일반 사용자들도 부담 없이 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 간단상식> AMD 시스템의 주요 장점 중의 하나가 바로 소켓의 호환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통 하위 소켓에 새로 나온 상위 CPU를 꽂기 전에 바이오스 업데이트 정도만 해주면 바로 호환이 가능하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이번에 출시된 AMD 페넘 II X6 1000T 시리즈 제품은 95W 또는 125W의 전력이 필요하니 사용하는 메인보드에서 전력지원이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

AMD 8-시리즈 메인 칩셋 설명도 오버클럭 기능과 연관되어 소개되었다. 소개된 AMD 870, AMD 890GX, AMD 890FX 칩셋의 차이점으로 그래픽 카드 슬롯과 오버클럭 능력을 좋음, 높음, 매우 높음으로 설명하였다. 주요 특징으로는 SATA 6GB/s 기술이 적용되어 보다 빠른 속도의 전송 및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제품 설명에 이어 성능 테스트가 있었다. 처음 가격 부문에서 언급했었던 비슷한 인텔의 CPU와 비교했으며, 같은 시스템을 구성해 동일한 벤치마크 프로그램과 게임을 실행해 결과값과 프레임 수치를 보여준 것(사실 이러한 테스트 수치는 실제 해보지 않는 이상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대체적으로 동영상 렌더링 작업과 파일 압축 작업에서는 AMD 페넘 II X6 1055T가 인텔 코어 i5 750에 비해 조금씩 성능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6개의 코어와 4개의 코어에서 오는 차이로 멀티코어에 특화된 작업에 강점을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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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게임 테스트 역시 이어졌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시작으로, 스트리트파이터 4 벤치마크 시스템, GTA4 벤치마크 시스템, 아이온, 세븐 소울즈. 배틀필드온라인 등 다양한 게임을 보여주었지만 사실 두 제품 간의 큰 성능 차이가 없었다. 평균 프레임 55 FPS와 51 FPS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성능 테스트를 진행했던 AMD코리아 염희중 대리는 “성능의 차이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게임과 같은 테스트에서는 큰 차이를 찾지 못했다”라고 말해 꽤 인상적이었다. 제품 발표회에서는 성능을 살짝 부풀리기 마련인데 ‘솔직해서 좋구나’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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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성능 테스트를 진행한 AMD코리아 염희중 대리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AMD는 이번에 6코어 신제품을 출시하였지만, 한동안은 경쟁사와의 힘겨운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AMD CPU는 조립 PC시장과 알뜰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지만, 대기업에서 제조하는 브랜드 PC에서는 AMD의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조립 PC보다 브랜드 PC가 더 많이 판매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현상은 곧 제품 판매량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날 제품 설명을 맡았던 밥 그림 이사는 이번 방한을 통해 삼성, LG 등과의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6코어 CPU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힌 AMD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되는 바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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