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레시피] 협상과 배신이 난무하는 쩐의 전쟁, '아임 더 보스'
최근 교육이나 건전한 놀이를 목적으로 보드게임을 찾는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다. 또한 '모두의 마블'이 성공함에 따라, IT/게임 업계에서도 교육 서비스나 게임으로 활용하기 좋은 보드게임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매주 다양한 보드게임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돈은 결코 잠들지 않는다
영화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에는 한때 세계경제를 주름잡았지만 부와 명예를 잃고 파멸한 '고든 게코'와 금융계에서 출세가도를 달리는 신예 투자가 '제이콥 무어'가 등장한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목표를 위해 불편한 동맹을 맺고, 돈을 향한 탐욕과 배신을 거듭한다.
이처럼 영화를 보면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큰 손'들이 등장하곤 한다. 그들은 과감한 거래를 시도하고, 화려한 언변으로 투자자들을 설득한다. 때로는 성공과 복수를 위해 배신을 감행하고, 때로는 위기에 처해 비굴하게 고개를 숙이기도 한다.
이런 흥미진진함을 영화뿐만 아니라 게임으로 느껴볼 수는 없을까. 보드게임 '아임 더 보스'는 세계 금융가에서 펼쳐지는 거래의 향연을 그대로 재현해낸 게임이다. 투자자를 끌어들여 거래를 성사하고 재산을 불리거나, 다른 플레이어들의 사업을 방해하면 된다. 냉혹한 거래와 투자의 세계에서 오로지 믿을 것은 나의 사업 감각과 돈 뿐이다. 구성물은 복잡해 보이지만 캐릭터 카드와 거래 카드, 영향력 카드만 익힌다면 끝, 나의 막대한 투자와 무자비한(?) 거래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다.
거래를 성사해서 배당금을 챙겨라
보드게임 '아임 더 보스'의 목표는 거래를 통해 돈을 많이 버는 것이다. 거래는 10~15번까지 할 수 있는데, 각 거래에 필요한 투자자들을 참가시켜 돈을 벌면 된다. 거래를 많이 해서 조금씩 돈을 모을지, 한 번의 거래로 큰 돈을 모을지는 플레이어의 전략에 따라 다를 것이다.
먼저 게임판을 펼쳐놓고, 게임판 가운데 영향력 카드를 쌓아둔다. 각 플레이어는 캐릭터 카드 1장, 영향력 카드 5장을 나눠 갖는다. 자신이 받은 영향력 카드는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숨긴다. 거래 카드는 #1부터 순서대로 쌓아 한 쪽에 둔다. 달러 마커를 보드판에서 원하는 곳에 올려두면, 게임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
이제 돌아가면서 게임을 하면 된다. 자기 차례가 된 플레이어는 달러 마커가 놓인 칸에서 거래를 하거나,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숫자만큼 달러 마커를 시계 방향으로 옮긴다. 이제 선택은 두 가지다. 거래를 하거나, 영향력 카드를 3장 보충할 수 있다. (단, 영향력 카드를 12장 이상 갖고 있다면 남은 카드를 버려야 한다)
만약 "거래합시다"라고 말하면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 거래를 시작한 플레이어는 이 거래의 보스가 된다. 게임판 위에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건들이 표시됐다. 거래를 성사하려면 해당 거래 칸에 있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게임판에서 큰 네모로 그려진 투자자들은 이 거래를 성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이다. 흰색 상자 안에 써 있는 필수 투자자 외에 추가로 필요한 사람들의 숫자이며, 박스 안에 작은 네모로 표시된 투자자들 중에서 골라야 한다.
보스의 투자를 방해하고 사업을 빼앗아라
거래를 성사하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를 이용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와 협상해 필요한 투자자를 모아야 한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거래에 참여해 배당금을 얻거나,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도록 사업을 방해할 수 있다. 거래를 방해하고 싶다면 영향력 카드를 내면 된다.
누군가가 영향력 카드를 내면 사업은 점점 꼬이기 시작한다. 내가 설득한 투자자가 갑자기 여행을 가버리기도 하고, 내가 확보한 투자자들이 다른 실세에 넘어가기도 한다. 때로는 투자자들의 가족들이 나타나서 사업을 대신 진행하겠다고 훼방을 놓기도 한다. 정신 없는 사이, 다른 실세가 나타나서 '아임 더 보스!' 카드를 내고 사업을 빼앗기도 한다.
물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영향력을 행사해 투자자를 되찾아오기도 하고, 여행을 가겠다는 투자자, 나의 사업권을 뺏어가려는 다른 실세, 나의 투자자를 고용하려는 실세에 맞서 테이블을 쾅 내리치며 '스탑!'을 외칠 수도 있다. 나의 사업을 빼앗아간 실세에게 다시 한번 '아임 더 보스!'를 외치며 기를 꺾을 수도 있다.
게임에서 승리하려면, 세계 시장의 실세답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영향력 카드를 써야 한다. 작은 사업 한두 개를 놓치더라도 이 모든 것을 만회할 만한 큰 사업을 잡는다면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 '워렌 버핏'이 되기 위해 주어진 10~15번의 거래와 50분의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아임 더 보스는 최고의 협상 게임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협상과 배신이 난무하는 거물들의 세계를 맛보고 싶다면 거래에 참여해 보는 것은 어떨까. 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이브다이스(http://me2.do/xbIAfNKh)를 참조하면 된다.
글 / 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 협회장 / 젬블로 대표이사 오준원
편집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