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C 2014] 콘텐츠 특화 고등학교, 들어보셨나요?
디즈니의 3D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역대 영화 수익 5위를 기록하면서 애니메이션 콘텐츠 사업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겨울왕국으로 디즈니가 거둬들인 수익은 지난 5월 기준 12억 2000만 달러(약 1조 2,500억 원)가 넘는다. 국내 관객도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처럼 애니메이션 콘텐츠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지 오래다.
이같은 애니메이션 콘텐츠 사업의 토대를 국내에 닦기 위해 조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곳이 있다.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등 핵심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법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치는 특성화 고등학교다. 바로 울산애니원고의 얘기다.
울산애니원고는 영상분야의 소질과 재능을 가진 학생을 조기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2003년 울산광역시에서 개교했다. 한 학년 당 100명씩 선발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2014년 현재 855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상황이다.
교육은 창작만화과(정원 25명), 애니메이션과(정원 50명), 컴퓨터게임개발과(정원 25명) 등 3분야로 나눠서 진행된다. 창작만화과는 만화의 형식, 기법, 활용, 창작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 다양한 장르의 만화를 그릴 수 있는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한다. 만화 및 애니메이션의 기초, 만화 창작, 기초 회화, 조형, 컴퓨터 그래픽 등 만화를 그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가르친다.
애니메이션과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의 기초, 제작, 표현 등의 방법을 배우고, 애니메이션 기획에 관한 실습을 진행한다. 만화 및 애니메이션의 기초, 애니메이션 제작, 영상 연출, 조형 등 어디 내놔도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애니메이터 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컴퓨터게임개발과는 이름 그대로 게임 개발자 육성을 목표로 한다. 프로그래밍, 게임 그래픽, 자료처리방법론, 게임 기획 등 게임 제작을 위해 필수적인 기술을 배운다.
울산애니원고에서 진행하는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융합프로젝트 수업 운영'이다. 이는 전공과 프로젝트 수업의 융합을 목표로 기획된 교육 방법이다. 쉽게 말해 매년 학교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실물 콘텐츠를 제작하는 실습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창작만화과와 애니메이션과의 학생은 학년 말 자신의 작품을 제작하고, 이를 발표해야 한다. 자신의 아이디어와 울산 지역의 특색을 섞은 콘텐츠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복군 총사령인 박상진 의사를 일대기를 '이루지 못한 꿈'이라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고, 한글학자 최현배 선생의 일대기를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역연계 프로젝트 교육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반구대암각화' 애니메이션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컴퓨터게임개발과의 경우 SK플래닛과 중소기업청이 주최하는 스마틴앱챌린지 등 다양한 경진대회에 매년 참여해 게임 개발 능력을 뽐내고 있다.
선생님들의 진솔한 교육과 학생들의 열의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매년 다양한 경진대회에 입상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2010 년에는 전국 교교생 게임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대상 세종 만화 애니메이션 대전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2012 년에는 특성화고교 앱 개발 공모전에서 대상, 부천 국제 학생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지난 해에는 스마틴 앱 챌린지 2013에서 최우수상, 스마일게이트 게임 공모전 금상, 전국 청소년 만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수많은 경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입상 사례가 매년 증가하는 것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졸업생들은 더욱 심화된 지식을 얻기 위해 대학교에 진학하거나, 실무를 배우기 위해 취직을 선택하고 있다. 아직은 진학의 비율이 더 높다. 2014년 졸업생을 기준으로 99명의 졸업생 가운데 76명이 4년제 대학 진학을 선택했고(유학 포함), 7명이 취업을 선택했다. 진학의 경우 한양대, 중앙대, 부산대, 건국대, 홍익대 등 유수의 대학으로 진학했고, 취업의 경우 소프트닉스, 삼성전자, 삼성SDS, 위메이드, 한글과컴퓨터, 파티게임즈 등 대기업과 중견 IT 기업을 선택했다.
울산애니원고 김이헌 교장은 "울산애니원고는 국내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공업의 도시 울산에 뿌리 내린 특성화 고등학교"라며, "길이란 것은 어떤 것을 보고 노력하는지에 따라 결정되며. 고등학교 때 배운 것을 기본으로 노력하면 학생들에게 성공이 뒤따라 올 것"이라고 졸업생들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