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유심칩만 꽂으면 LTE폰으로 변신, 'ASUS 폰패드 7 LTE'
휴대폰 고유 기능인 전화 기능을 갖추었으며, 화면이 5~7인치로 큼직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기 적합하다는 '패블릿(Phablet)'. 패블릿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은 날이 갈수록 늘고 있고, 이런 추세에 따라 각 제조사들도 다양한 패블릿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달 ASUS(이하 에이수스)가 출시한 '폰패드 7 LTE(Fonepad 7 LTE, 모델명 ME372CL)'는 LTE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기능을 합친 패블릿이다. 태블릿PC이지만 사용하던 유심칩만 꽂으면 스마트폰처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다. 화면은 7인치,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젤리빈(4.3)이며 인텔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전화 통화가 되는 태블릿PC, 유심만 꽂으면 OK
유심만 꽂으면 LTE 스마트폰으로 변신한다는 태블릿PC라니. 준비물은 오직 유심칩뿐이다. 본 기자는 LTE 스마트폰에 있던 유심칩을 빼서 폰패드 7에 넣어보았다. 통신사 대리점에서 데이터 셰어링(스마트폰 데이터를 다른 기기와 나눠 쓰는 서비스)을 신청하고, 유심칩을 하나 더 구매해 폰패드 7에 장착해도 된다. 이렇게 하면 LTE 데이터를 두 기기에서 나눠 쓸 수 있다. 다만, 이 서비스는 SK텔레콤과 KT만 가능하며, LG유플러스는 지원되지 않는다.
폰패드 7 LTE에 유심칩을 꽂으려면 SIM 카드 트레이를 핀으로 찔러서 빼야 한다. 보통 안드로이드 기기는 배터리 탈착형이기 때문에, 뒷면 케이스를 열어 유심을 넣었다 뺄 수 있다. 하지만 폰패드 7은 아이폰처럼 배터리가 분리되지 않는 일체형 구조다. 그래서 SIM 카드 트레이를 빼려면 핀이 꼭 필요했는데, 이것이 좀 번거로웠다. SIM 카드 트레이를 찌르는 핀은 폰패드 7 구입 시 기본으로 제공된다.
폰패드 7 LTE에 유심칩을 장착했다면 전원을 켜면 된다. 유심이 바로 인식되지 않는다면 기기를 다시 껐다가 켜면 된다.
이제 폰패드 7 LTE로 전화 통화를 해 볼 차례다. 기존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큼직한 만큼, 다이얼패드도 널찍했다. 평소 스마트폰이 좀 더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들, 눈이 침침한 어르신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전면 카메라를 활용해 영상 통화도 할 수 있으니, 화면이 큼직하다는 장점도 십분 살릴 수 있겠다. 폰패드 7으로 전화를 거는 방법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와 동일하다.
전화 기능은 나무랄 데 없었으나, 폰패드 7의 크기가 워낙 크다 보니 스피커 위치를 귀에 맞추기가 좀 애매했다. 폰패드 7 LTE는 위, 아래에 듀얼 스피커를 내장했는데, 스피커가 가로로 좁게 있다 보니 어느 위치에 귀를 대야 할지 애매했다. 손으로 계속 들고 있기에 좀 무거운데다 전화기치고는 너무 컸다. 따라서 전화를 받을 때는 이어폰을 연결할 것을 추천한다. 전화 음질은 무난했으며 VoLTE는 지원되지 않았다.
폰패드 7 LTE의 전화 기능은 일반 사용자보다는 큰 화면을 선호하는 중년 남성, 어르신, 영상 통화를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사람들은 '왜 굳이 태블릿PC로 전화를 하느냐, 스마트폰 쓰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태블릿PC에 전화 기능을 원하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다. 필자가 스마트폰 교육 강사로 일하던 2010~2011년 당시 '전화가 되는 태블릿PC'를 찾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특히 중년 남성들에게 수요가 높았다. 손주들의 귀여운 재롱을 영상 통화로 보는 조부모들도 큰 화면을 선호하기란 당연지사.
물론, 요즘에는 화면이 큰 스마트폰이 다양하게 출시됐지만 스마트폰이 태블릿PC보다 화면이 작은 것은 여전한 사실이다. 또한 '이왕이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둘 다 전화가 되는 것이 편하다'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음악감상 및 간단한 업무에 적합
폰패드 7 LTE는 음악 감상 및 인터넷, 간단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제품이다. 프로세서는 인텔 클로버트레일 플러스 Z2560,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젤리빈(4.3)이다. 기기의 스펙이 제품 성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신 프로세서와 안드로이드 킷캣(4.4)를 원하는 사용자라면 아쉬울 터. 안투투(AnTuTu) 벤치마크로 폰패드 7의 성능을 살펴보니 '갤럭시S3'보다는 높고 '갤럭시노트2'보다는 낮게 측정됐다. 물론 벤치마크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으니,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해 보는 정도로 참고하면 된다. 제품을 직접 사용하면서 전반적인 성능을 하나하나 짚어봤다.
폰패드 7 LTE는 스피커가 필요 없을 만큼 소리가 컸다. 제품에는 위, 아래에 듀얼 스피커가 장착됐는데, 에이수스의 '소닉마스터(SonicMaster)' 음장 기술을 통해 풍부한 소리를 재생한다. 20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회의실에서 최대 음량으로 음악을 재생했는데, 회의실 전체에 소리가 짱짱했다. 스마트폰보다 화면도 넉넉하고 소리도 크니,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는 데는 제격이겠다. 침대에 누워 빈둥대며 태블릿PC를 이용하는 용도로도 딱 맞다. 다만, 음악을 크게 틀었을 때는 폰패드 7 뒷부분이 울리는 느낌이 들었는데, 손으로 기기를 잡고 게임을 한다면 거슬릴 수 있다.
화면은 무난했다. 해상도는 1,280 X 800이며 IPS 패널을 장착했다. 최신 제품치고는 해상도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실제 사용 시 인터넷과 웹툰을 즐기기 무난했다. 다만, 웹툰 화면을 최대한 확대했을 경우에는 그림과 글씨가 조금 깨져 보였다. 화면 색감은 과장되거나 칙칙하지 않았고, 적당히 밝으면서 눈이 편안했다.
다만, 빛 반사가 심한 점은 아쉬웠다. 처음에는 화면 크기가 7인치라서 전자책 용도로 쓰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사용해본 뒤 마음을 접었다. 폰패드 7 LTE의 화면은 눈에 띌 만큼 빛 반사가 도드라졌다. 화면을 끈 상태에서는 마치 거울을 보는 양 또렷하게 얼굴이 비쳤을 정도. 전등 조명도 고스란히 반사돼 전자책 감상에 방해가 됐다.
가벼운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불편함이 없었으나, 고사양 RPG 모바일 게임을 실행했을 때는 화면이 멈추거나 느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캐주얼 게임을 즐기거나, 스트리밍 음악을 재생하거나, 웹툰을 보거나, 앱 다운로드를 받는 등 가벼운 용도로 사용하기는 불편함이 없었다. 고사양 게임 실행 시 어떠한지 살펴보고자 '영웅의 군단'을 실행해 보았다. 네트워크는 신호 강도가 센 와이파이로 연결했는데, 게임을 실행하고 게임 데이터를 다운로드 하는 데 20분 가량 기다려야 했다. 직접 게임을 해 보니, 캐릭터가 화려한 액션을 하거나 여러 명의 적을 물리칠 때 멈추는 현상이 나타났다. 튕김 현상도 있었던 것을 보면 RAM 용량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폰패드 7 LTE의 RAM은 1G다.
배터리 용량은 3,950mAh. 정확한 시간을 재 보지는 못했지만 배터리가 일찍 소모되지는 않았다. 제조사에 따르면 배터리는 약 11시간 사용 가능하다. 배터리 충전 속도는 애매했다. 콘센트에 연결하면 무난하게 충전됐는데 PC에 USB를 연결하면 충전 속도가 현저하게 느렸다. 물론 콘센트 충전보다는 USB 충전이 느리지만, 다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충전할 때와 비교해도 USB 충전이 눈에 띄게 느렸다.
제품 디자인은 극히 평범하다. 아이패드 에어 등 다른 태블릿PC로 눈이 높아진 사용자라면 디자인이 투박하다고 느낄 수 있다. 색상은 검정색과 흰색 두 가지다. 카메라는 화질을 기대하기보다는 기록 용도로 사용할 만하다. 전면카메라는 120만 화소, 후면카메라는 500만 화소다.
폰패드 7 LTE는 데이터 셰어링을 효율적으로 쓰고 싶은 사용자, 전화가 가능한 태블릿PC를 원하는 사용자, 음악을 비롯해 간단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추천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거나 고사양 게임을 원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제품 가격은 약 36만 7,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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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