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TV 앞에 두고 입체음향 즐기는 LG 사운드바, NB5540 써보니
이전 기사(http://it.donga.com/18299/)에서 LG전자의 2014년형 4.1 채널 사운드바인 NB5540의 구성과 전반적인 특성을 살펴봤다. 본 제품은 디지털 음성 신호를 분석해 이를 입체음향으로 분리하는 디코더와 음향을 증폭해 출력하는 앰프, 그리고 이를 사용자의 귀로 전달하는 4.1 채널 서라운드 스피커로 구성된 입체음향 솔루션으로, 기존의 홈씨어터 시스템에 비해 설치 및 사용법이 훨씬 편한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TV 앞에 두기만 하면 곧장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으므로 초보자도 쉽게 적응이 가능하다.
하지만 오디오 분야에선 가격이 비쌀수록, 그리고 크기가 크고 복잡할수록 선호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그리고 브랜드의 이름값도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소리의 질이라고 하는 것이 단순한 광고, 혹은 수치적인 사양에 따라 짐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세계 굴지의 가전 기업임이 분명하지만, 사실 오디오 분야에서 높은 프리미엄을 가지는 브랜드는 아니다. 이 쪽은 유럽이나 일본의 전문 브랜드의 힘이 절대적으로 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의 홈씨어터에 비해 편의성을 강조한 사운드바라는 형태 자체가 왠지 그다지 믿음직스러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소리를 들어보며 결론을 낼 수 밖에 없다. NB5540 사운드바에 LG전자의 UHD TV인 65UB9800, 그리고 소니의 게임기 겸 블루레이 플레이어인 플레이스테이션4(PS4)를 활용, 다양한 콘텐츠에서 NB5540 사운드바가 들려주는 소리의 느낌을 가늠해봤다.
스포츠 중계 감상에 적합한 '스포츠 모드'의 활용
가장 먼저 체험해 본 콘텐츠는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할 만한 지상파 TV 방송이다. TV후면의 광디지털(S/PDIF) 출력 포트와 사운드바의 입력 포트를 연결하면 깔끔한 디지털 음향을 즐길 수 있다. 지상파 방송은 입체음향의 표준 음원이라 할 수 있는 돌비디지털(DD) 음원을 포함한다. 때문에 4.1채널 출력기능을 가진 NB5540과 궁합이 좋은 편이다. 다만, 돌비디지털 음원이라 하여 무조건 입체음향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방영중인 대부분의 지상파 방송은 돌비디지털 음원이라 해도 2채널 스테레오이며, 아주 간혹 영화나 음악 프로그램에서 5.1채널 입체음향을 담아 전송하는 정도다.
이 때는 NB5540의 사운드 효과 기능이 유용하다. 리모컨의 사운드효과 전환 버튼을 누르면 표준(STD), 뉴스(NEWS), 음악(MUSIC), 영화(CINEMA), 스포츠(SPORTS), 저음강화(BASS) 등의 각 콘텐츠에 적합한 서라운드 음향으로 변환을 해준다. 특히 올해에는 태극전사들의 활약을 좀 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모드가 자주 쓰일 것 같다.
지난 5월 28일 열린 한국과 튀니지와의 축구 대표팀 평가전을 시청하며 NB5540의 음향을 자세히 청취해 봤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전반적으로 관중들의 함성이 높아지고 공을 차는 소리, 심판의 호각 소리 등의 효과음이 강조되어 한층 현장감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스포츠 중계가 아닌 일반 방송을 청취하기엔 다소 산만한 느낌의 음향이니 경기가 끝나면 꼭 사운드 효과를 표준으로 바꾸어 두는 것이 좋겠다. 표준 모드에서도 TV 스피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반적으로 깔끔한 기본 음색에 서브우퍼의 저음이 어우러져 한층 나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가상 서라운드의 한계 있지만 음 분리 수준 높아 영화 감상 시 만족
다음에 청취해 본 콘텐츠는 입체음향 솔루션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영화다. DVD 타이틀인 '투모로우'와 입체음향 기술 업체인 DTS에서 배포한 입체음향 청취용 콘텐츠 샘플 모음 블루레이 타이틀을 이용해 NB5540의 입체음향 구현 능력을 시험해 봤다.
일단 재난영화인 투모로우의 경우, 거대한 한파가 대도시를 덮치는 장면, 그리고 급격한 기온 하락으로 인해 헬리콥터가 얼어붙는 장면에서 특히 4.1채널 서라운드 출력의 효과가 두드러졌다. 한편, DTS 샘플용 블루레이 타이틀의 경우, '배틀십', '해리포터'와 같은 영화 타이틀의 샘플 클립과 함께, 입체음향 시스템의 음 분리를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 메뉴도 갖추고 있다.
이를 이용해 5.1채널 음향을 NB5540로 구동해 보니 전방 좌우와 후방 좌우, 그리고 서브우퍼의 음 분리가 제법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일반적인 홈씨어터 시스템은 후방 채널 스피커가 사용자 뒤쪽에 배치되는 반면, NB5540과 같은 사운드바는 후방 채널도 전면에 위치할 수 밖에 없다. 또한, 5.1채널 홈씨어터에선 전방 좌우 채널 사이에 있는 센터(중앙) 채널 스피커가 4.1채널 사운드바에는 없으므로 아무래도 입체감 면에서 손해를 본다.
특히 영화의 액션 장면에서 뒤쪽에서 펼쳐지는 액션(총 소리나 바람소리, 혹은 타이어의 마찰음) 등이 후면이라기 보다는 약간 빗겨난 측면에서 들리는 느낌이다. 물론 이는 전면에만 스피커가 배치된 사운드바의 특성 때문이고, 이런 와중에도 이 정도 수준의 음 분리 성능을 구현하는 것은 높게 평가할 만 하다. 기존의 고가 홈씨어터를 써본 사용자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으나 그 동안 입체음향 솔루션을 그다지 접해 본 적이 없는 사용자라면 만족할 것이다.
게임 플레이시, 효과음과 저음 구동 능력 귀에 들어와
다음에 구동해 본 콘텐츠는 게임이다. PS4용 게임 타이틀인 '피파14'와 '진삼국무쌍7'을 플레이하며 음 분리 및 효과음 전달 능력을 시험했다. NB5540로 즐기는 게임 음향은 영화 감상 시와 유사한 느낌이다. 후방 채널에 해당하는 효과음은 여전히 다소 아쉬운 면이 있으나 각 효과음의 분리 성능 자체는 우수한데다 서브 우퍼의 저음 역시 강한 편이라 게임의 박진감을 높이는 데는 크게 부족함이 없었다.
무손실 음악 감상용으로 추천할 만
마지막으로 구동해 본 콘텐츠는 음악 파일이다. 특히 NB5540는 하이파이급(24bit / 192kHz)의 고음질 음원의 재생이 가능한 DAC(디지털-아날로그 신호 변환기)을 탑재하고 있어 OGG, FLAC, WAV 등의 무손실 압축, 혹은 무압축 음원 재생에 적합하다.
실제로 24bit / 192kHz 음질로 수록된 FLAC 음원을 담은 USB 메모리를 꽂아 재생해 보니 음원의 해상력(섬세함)이 수준급이었다. 특히 보컬과 기타, 드럼과 같은 음향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우수한 편이었다. 저음 역시 무리하게 '둥둥' 소리를 내며 따로 놀지 않고 고~중음역 대의 음향과 잘 어우러지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다.
한편, 2채널 스테레오 방식으로 수록된 음악을 드는 도중에 사운드효과 버튼을 눌러 출력 모드를 전환하면 이 역시 서라운드 음향으로 듣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음악은 그냥 서라운드 효과를 넣지 않고 스테레오 음향으로 듣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히 고음질 음원을 감상할 때 왜곡 효과 없는 원음을 즐기는 것이 한층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편의성 강조하는 제품군이지만 의외로 오디오 품질도 만족
사운드바라는 제품군 자체가 절대적인 오디오 품질 보다는 편의성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LG전자는 유럽이나 일본 등지의 전통 있는 오디오 전문 업체에 비해 브랜드의 프리미엄을 그다지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LG전자의 4.1 채널 사운드바인 NB5540역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민 실제로 써보니 의의로 오디오 품질이 만족스러운 수준이었고, 무선 서브우퍼나 블루투스 기능 등의 신세대 기능 역시 좋은 점수를 줄만 했다. 모든 스피커가 전면에 배치되어 있는 가상 서라운드 시스템의 특성 때문에 고가의 홈씨어터 시스템에 비하면 입체감 면에서 다소 손해를 보는 느낌이지만 60만원대(2014년 6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의 가격이나 설치/사용 편의성을 생각해 본다면 납득 할만 하다.
참고로 만약 음악 보다는 영화나 TV방송 감상에 더 비중을 둔다면 하위 제품인 NB4540의 구매를 고려하자. 하이파이급 음원용 DAC을 탑재하지 않은 것을 빼면 NB5540와 큰 차이가 없으며, 10만원 이상 싸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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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