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코리아 새 사무실 가보니... "시야가 탁 트였네"
한국에서의 페이스북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 3월 기준 페이스북 국내 월활동 이용자(MAU)가 1,300만 명. 일활동 이용자(DAU)는 무려 830만 명을 기록했다.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은 국내 페이스북 사용자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1월, 직원 1명이 (페이스북 관계자에 따르면) '다락방'같은 공간에서 일하던 페이스북 코리아는 약 4년 만인 2014년 5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빌딩에 직원 20여 명을 데리고 새로운 사무실을 꾸렸다.
국내 92% 페이스북 사용자 '모바일'로 접속
28일, 페이스북 코리아의 새로운 사무실을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곳곳을 탐색하기 전, 댄 니어리(Dan Neary) 아태 지역 부사장이 페이스북의 전 세계/아태 지역 현황을 소개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3월 기준, 12억 8,000만 명의 월활동 이용자를 확보했다. 명실공히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커뮤니티라 할 만하다. 그런데도 페이스북은 지금이 '여행의 시작'이라고 전했다. 더 많은 사람이 자사 서비스에 접속해 '연결'되도록 만들기 위해 고민 중이라는 것.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페이스북의 가장 많은 이용자가 있는 곳이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변화가 두드러진다.
국내 월활동 이용자 1,300만 명 중 1,200만 명, 즉 92%가 모바일을 이용해 접속한다. 최근 페이스북이 중요시 하는 '모바일화'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참고로 전 세계 모바일 월활동 이용자는 10억 100만 명으로 전체의 78% 수준이다.
페이스북 코리아 조용범 대표는 한국 사용자를 위한 페이스북의 특화 서비스를 소개했다. '번역 페이지'가 그 첫 단추였다. 외국어로 된 페이지명을 한국어를 번역해주는 서비스다. Coffee Shop을 '커피숍' 등으로 함께 표기하는 식이다. 이는 한국, 일본, 중국에서만 시행됐다. 또한, 국내 문화를 고려해 음력 생일 기능도 구현했다.
오는 6월 4일에는 페이스북이 '투표할게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모바일로 페이스북 접속 시 '선거일입니다. 투표 참여를 친구들에게 알리고 내 투표소 위치를 확인하세요'라는 메시지가 나타나며, '유권자입니다' 버튼을 누르면 자신이 투표한 사실을 페이스북 친구들과 공유한다. 투표소 찾기 기능으로 투표를 격려하는 효과도 낸다.
지난 4년간 국내 기업, 연예인, 정부 기관 등 다양한 사용자가 페이스북 마케팅 플랫폼을 통해 광고 효과를 내고 성장했다. 이제 더 큰 도약을 앞둔 페이스북 코리아의 새 보금자리를 살펴보자.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느낌의 사무실
사무실은 칸막이가 없이 개방형으로 디자인되어 확 트인 느낌이 든다. 직원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옆 사람과 소통하며 일을 처리할 수 있다. 곰인형, 롱보드(스케이트보드의 일종), 풍선 등 직원의 개성을 나타내는 물건들이 사무실 곳곳을 채워 자유로운 분위기를 냈다. 아무래도 직원들의 연령대가 젊어선지 유연한 분위기가 흘렀다.
사무실 곳곳에는 직원들을 독려하는 포스터가 붙어있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일을 일단 끝내는 것이 완벽한 것보다 낫다)', 'WHAT WOULD YOU IF YOU WEREN'T AFRAID(두렵지 않았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텐가?)' 등의 말이 바쁘게 업무를 보다가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돌아보게 할 듯싶다.
곳곳에 한국적인 미를 녹여내고자 한 시도가 보였다. 벽면의 서울과 용의 모습을 형상화한 '반달' 작가의 그라피티가 사무실에 활기찬 느낌을 불어넣었다.
한쪽 벽면은 화이트 보드 재질로 구성되어 있어 직원뿐 아니라 방문자들이 낙서할 수 있도록 했다. 개소한 지 얼마 안 되어 그런지 페이스북 코리아의 이사를 축하하고 앞날을 응원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문이 분홍색인 방은 'Mother's Room'. 즉 어머니를 위한 공간이다. 카드키를 찍고 들어가는 방식이라 남자는 출입할 수 없다.
곳곳에 통유리창이 있어 바깥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고층에 위치한 사무실의 장점을 살린 것이다. IT 업계 직원들은 야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다른 빌딩에 켜진 불들을 보며 '동병상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날은 아쉽게도 날씨가 흐려 멀리까지 보기는 어려웠다. 화창하거나 눈이 오면 그대로 독특한 분위기가 전해지겠다.
24시간 운영하는 카페테리아도 있다. 이곳에는 컵라면, 음료수, 죽, 원두 커피 등이 상시 구비되어 있다. 업무에 지친 직원은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히 요기해 허기짐을 달랠 수 있다.
한쪽 벽을 차지한 'MOVE FAST AND BREAK THINGS'라는 큰 글씨가 눈에 띈다. 조용범 대표에 따르면 한국 직원들이 제일 좋아하는 말이란다. '빨리빨리'라는 한국인의 특성이 속도가 생명인 IT 서비스에 어우러져 경쟁력을 나타낸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무실 가운데에는 페이스북 마크가 붙은 전통 북이 '떡'하니 자리 잡았다. 이 북의 이름이 페이스'북'이라는 설명에 주변 사람들의 웃음이 터졌다. 관계자는 이벤트 때문에 갖다 놓았는데 재미있어서 치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IT 업체답게 북 이름도 기발하고 젊은 발상을 담았다.
회의실 이름에도 개성이 묻어나온다. 직원들이 '치맥(치킨과 맥주)'를 좋아해서 'Chimaek', 사무실이 있는 곳인 'Gangnam', 한국 대표 반찬인 'Kimchi', 처음의 1인 사무실을 떠올리는 'The Closet', 한국식 영어인 'Konglish' 등이 그것이다. 지긋지긋한 회의도 상사의 "우리 '치맥'룸에서 회의하자"는 한 마디에 부드러운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물론 그런지 아닌지는 페이스북 코리아 직원들만이 알겠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