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마트폰용 대용량 저장소로 쓴다" LG 외장하드 'UD1'
지난 여름 휴가 사진이 전부 들어 있는 메모리카드를 잃어버렸거나, 공들여 제작한 프로젝트 파일이 PC 오류로 날아갔을 때. 우리는 마음속으로 되뇐다. '역시 백업은 필수로구나.' 선조들이 왜 조선왕조실록을 4부씩이나 인쇄해 4대 사고에 보관했겠는가? 원본이 날아갔을 때의 그 참담함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PC 파일도 마찬가지다. 사진, 동영상, 문서, 프로그램 파일 등을 외장 HDD 등 추가 저장 장치에 미리 백업해두면 혹시나 PC 속 파일이 날아갔을 때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수 있다.
LG전자가 2.5인치 외장 HDD '울트라 슬림 UD1(이하 UD1)'을 선보였다. 근래 외장 HDD는 거의 스마트폰 수준으로 얇고 가벼워졌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이 제품도 9mm의 두께를 자랑한다.
기자가 약 10년 전에 썼던 외장 HDD는 3.5인치 HDD를 내장해 손바닥 두 개를 펼친 것만큼 컸고, 들었을 때 손목이 묵직할 정도로 무거웠다. 거기다 따로 전원 어댑터까지 연결해야만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었다. 그에 비하자면 최근 주류를 이루는 2.5인치 외장 HDD는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부담 없을 정도로 작아졌고 USB 3.0 채용으로 속도까지 더 빨라졌다. 휴대성과 성능 모두 진보한 것.
UD1은 USB 3.0을 지원한다. 지원 운영 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XP/비스타/7/8과 애플 Mac OS X v10.4.8부터다. 백업 프로그램인 'Nero BackitUp 12'도 기본 탑재했다. 이로써 사용자는 편리하게 PC 운영체제 및 중요 미디어 파일을 자동으로 동기화하거나 백업할 수 있다.
무광 알루미늄 소재가 쓰여 디자인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500GB 용량 제품은 검은색이고 1TB 모델은 은색이다. 참고로 이 두 제품의 디자인은 색상 외에는 차이가 없다. 데이터를 읽고 쓸 때 제품 왼쪽 위의 LED 램프가 초록색으로 깜빡인다.
사실 최신 휴대용 외장 HDD 제품들은 5,400RPM 속도의 2.5인치 HDD가 핵심 부품이기에 성능이 비슷하게 '상향평준화'되어 있다. 이 제품도 마찬가지다. 여타 제품만큼 얇고 가볍고 빠르다. 제조사에 따르면 최대 읽기 및 쓰기 속도는 100MB/s다. 크기는 76 x 114 x 9mm에 무게는 120g(케이블 제외)이다. 참고로 애플 아이폰5의 무게가 110g이니 대충 무게를 가늠해보자.
데이터 전송 속도도 빠른 편이다. PC에 저장된 파일을 UD1에 복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직접 측정해봤다.
먼저 3.55GB 상당의 사진 997장을 PC에서 UD1으로 옮겼다. exFAT 방식으로 포맷 후 USB 3.0 포트에 연결했을 때 1분 49초, NTFS 방식으로 USB 2.0 포트에 연결했을 때 2분 28초가, USB 3.0으로 연결했을 때 1분 56초가 걸렸다.
MP4 형식의 동영상 파일을 전송했다. 먼저 2.39GB인 영화 파일 1개를 옮겼다. exFAT 방식의 USB 3.0일 때 23초, USB 2.0(NTFS)일 때 1분 24초, USB 3.0(NTFS)일 때 50초가 걸렸다.
이번에는 총 10GB의 동영상 30편(자막 파일 24개 포함)을 옮겼다. USB 3.0(exFAT)일 때 1분 44초, USB 2.0(NTFS)일 때 5분 7초, USB 3.0(NTFS)일 때 2분 30초가 소요됐다. 대체로 전송 속도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OTG 기능 활용해 안드로이드폰과 연결
PC용 파일 저장 외에도 UD1을 유용하게 쓰는 방법을 한 가지 더 추천한다. 바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용 저장 장치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로써 용량이 큰 영화, 수많은 사진, 오피스 문서 파일 등을 사용자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하 안드로이드폰)에서 손쉽게 확인하고 단말기에 바로 저장해 편집까지 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고화질 동영상이나 FLAC 같은 무손실 음원도 수월하게 재생한다. 그런데 대체로 이러한 형식의 파일들은 용량도 큰 편이라 한 편에 5GB가 넘는 영화도 허다하다.
16GB나 32GB… 혹은 많아 봐야 64GB 정도인 스마트폰 용량을 고려하면 이러한 파일들을 단말기에 많이 저장해두기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추가로 마이크로SD 카드를 장착할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128GB 용량의 마이크로SD 카드는 17만 원대로 꽤 비싼 편. 따라서 가격 대비 저장 공간이 넉넉한 외장 HDD에 대용량 파일을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안드로이드폰으로 연결해 이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UD1은 OTG(On The Go) 케이블을 활용해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모바일 기기와 빠르게 연결할 수 있다. UD1이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편이라 일반적인 모바일 기기는 별 불편 없이 쓸 수 있지만, 단말기의 출력이 낮은 편이라면 Y케이블을 이용해 휴대용 배터리 등을 연결하면 된다.
사실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에선 윈도 전용인 NTFS 방식의 데이터를 인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외장 HDD를 연결하기 전 FAT 방식으로 포맷하길 권한다. 'FAT32 포매터'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FAT32' 방식으로 혹은 윈도 기본 프로그램을 이용해 'exFAT' 방식으로 포맷해도 된다. FAT32 방식은 4GB 이상의 단일 파일은 인식하지 못하기에 용량이 큰 파일을 저장하려면 'exFAT'을 선택해야 한다. 다만, NTFS 방식에 비해 exFAT 방식은 검증이 덜 된 포맷이며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으니 알아두자.
*참고 기사: FAT32 포매터로 HDD를 맘대로 주무르자(http://it.donga.com/17448/)
앞서 언급했듯이 모바일 기기에 UD1을 연결하려면 USB 케이블을 마이크로USB 형태로 변환해주는 OTG 케이블이 필요하다(별매품). 직접 케이블들을 연결해 UD1과 LG전자 'G2'를 연결했다. 살짝 케이블이 치렁치렁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사용에 불편함은 없었다.
G2로 UD1에 저장된 영화 파일을 재생해보니 끊김 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사전에 UD1을 exFAT 방식으로 포맷했더니 5GB가 넘는 영상 파일도 잘 실행했다. 기본 동영상 플레이어가 자막 파일을 자동으로 인식하기에 따로 인코딩하지 않고도 PC에서 감상하던 동영상을 수월하게 즐길 수 있었다.
외장 HDD를 연결한 채 동영상을 봐도 되지만, 좀 더 안정성을 높이고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를 줄이려면 파일을 아예 스마트폰에 저장하는 것도 좋다. 외장 HDD가 스마트폰을 전력 공급원으로 쓰므로 연결 시 배터리 소모가 꽤 빠른 편이다. Y케이블을 연결해 보조 배터리를 활용하길 권한다.
외장 HDD 속에 모아놓은 사진도 스마트폰으로 쉽게 확인 가능했다. 수많은 사진을 스마트폰에서 넘겨 보다가 추억이 깃든 사진을 바로 저장해 친구에게 모바일 메신저로 보냈다. PC 속 사진을 공유하려 했다면 메신저의 PC 버전을 설치하거나 이메일,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이용해 스마트폰에 따로 전송해야 했을 거다.
2014년 5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UD1의 500GB 모델 가격은 약 8만 6,000원, 1TB 모델은 약 11만 9,000원이다. UD1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LG전자 홈페이지를 참고할 것.
*참고로 가림토와 IT동아가 추첨을 통해 UD1 및 보조배터리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5월 27일부터 오는 6월 2일까지 진행한다. 이벤트는 IT동아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itdonga)에 댓글을 달아 참여할 수 있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