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최저가 하스웰 시스템 만들어 볼까? 에이수스 H81M-K
인텔의 4세대 코어 프로세서, '하스웰' CPU가 출시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여느 CPU가 그러하듯, 이제는 하스웰도 도입기를 지나 대중적인 제품으로 자리 잡을 때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 때 즈음에 저렴하게 하스웰 PC를 구성할 수 있는 보급형 메인보드가 많이 나올 만 하다.
이런 보급형 메인보드는 고급 기능은 없지만 기본기에 충실하고 무엇보다 값이 저렴한 것이 매력이다. 에이수스(ASUS)의 H81M-K도 바로 그럼 제품이다. 2014년 3월 기준 인터넷 최저가 5만 4,700원에 불과한 이 제품을 살펴보자.
슬림형PC, HTPC에 적합한 보급형 메인보드
에이수스 H81M-K의 전반적인 외형은 전형적인 보급형 메인보드의 그것이다. 폼팩터 역시 아담한 마이크로 ATX 규격이다. 그러다 보니 메모리를 꽂는 램(RAM) 슬롯은 2개 , 그래픽카드를 꽂는 PCI 익스프레스x16 슬롯은 1개 뿐이다. 물론 확장 슬롯은 많을 수록 좋겠지만 이 정도 수준의 메인보드를 쓰는 사용자가 램 2개에 그래픽카드 1개 이상을 쓸 일은 그다지 없을 것이니 큰 단점은 아닐 수 있다. 다만 슬롯 수가 적고 CPU 전원부도 불과 3페이즈 구성이라 업그레이드나 오버클러킹 면에서 불리한 건 사실이다.
물론 그렇다 하여 H81M-K으로 고사양 PC를 구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CPU 소켓은 모든 하스웰 계열이 호환되는 1150 규격이니 코어 i7 4770이나 코어 i5 4670 같은 고성능 CPU를 꽂을 수 있으며 , 램 슬롯에도 최대 16GB의 DDR3(PC3-12800) 메모리를 꽂을 수 있다. 고급형 메인보드와 달리 정해진 사양 이상의 무엇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그리고 기판 크기가 작고 자체 영상 출력 포트도 2개(DVi, D-Sub 1개씩) 달려있기 때문에 슬림형 PC나 동영상 감상용 PC, 혹은 사무용 PC를 구성할 때 무리 없이 쓸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겠다. '배틀필드4' 같은 고사양 게임을 하지 않는다면야 동영상 구동이나 웹 서핑, 문서 작성 정도는 그래픽카드를 따로 달지 않아도 무난하게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기능 확장 중시하는 고급 사용자에겐 적합하지 않아
다만, 역시 보급형 제품이다 보니 상위 제품에 비해 부족한 점도 없지 않다. 가장 아쉬운 점은 후면 포트가 다소 빈약하다는 점이다. 특히 USB 포트가 4개 뿐이기 때문에 주변기기를 많이 연결하는 사용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4개의 USB 포트 중 2개가 USB 3.0 규격이라는 점, 그리고 요즘 PC에서 생략되는 경우가 많은 PS/2 포트가 2개 달려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내부 인터페이스 면에서도 약간 간소화된 부분이 있다. HDD나 SSD를 연결하는 SATA 포트는 총 4개가 있는데, 그 중 2개는 SATA3(노란색, SATA 6Gbps) 포트지만 나머지 2개는 SATA2(검은색, SATA 3Gbps) 포트다. 요즘 나오는 SSD나 HDD는 대부분 SATA3 규격이기 때문에 검은색 SATA2 포트에 연결하면 최대 성능을 낼 수 없으니 유의하자. 그 외에 요즘은 전면에 USB 3.0 포트가 달린 PC 케이스가 많은데, H81M-K는 전면 USB 3.0을 지원하는 헤더가 달려있지 않아 전면 포트는 USB 2.0으로만 쓸 수 있다는 것도 다소 아쉬운 점이다.
상위 제품 못지 않은 소프트웨어 지원이 장점
제품의 전반적인 특성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써볼 차례다. H81M-K에 코어 i7-4770 CPU와 PC3-12800 규격의 8GB 메모리를 꽂고 그래픽카드 없이 간이 시스템을 구성, 윈도7 64비트를 설치해 부팅 했다. 부팅 직전 메인보드의 기본 설정을 확인하기 위해 바이오스(BIOS) 설명 메뉴로 들어가보니 요즘 메인보드 답게 UEFI 방식 바이오스가 설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자로만 구성된 기존 바이오스와 달리, UEFI는 마우스로도 제어가 가능하고 다채로운 이미지 기반의 메뉴를 갖추고 있어서 제어가 편하다. 한글 메뉴도 지원하기 때문에 영어에 약한 사용자라도 무리 없이 쓸 수 있겠다.
하드웨어적으로는 전형적인 보급형 제품인 H81M-K지만 소프트웨어 지원은 상급 제품 못지 않다. 에이수스 특유의 메인보드 튜닝 소프트웨어인 Ai Suite 3를 설치하면 제법 다양한 부가 기능을 쓸 수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오버클러킹을 돕는 TurboV EVO 기능이다. CPU 코어의 클럭이나 전압 외에도 캐시 전압, 메모리 타이밍과 같은 세세한 사항을 몰라도 간편하게 오버클러킹을 할 수 있는 오토 튜닝(Auto Tuning) 기능을 지원하므로 초보자도 쉽게 오버클러킹을 할 수 있다.
IT동아에서 이용한 테스트 시스템에서 오토 튜닝 기능을 시험해보니 CPU 클럭은 5%, 내장 GPU 클럭은 8% 향상이 가능했다. 3DMARK 벤치마크 프로그램(Fire Strike)으로 성능을 테스트 해보니 초기 상태에서 654점이 나오던 것이 오버클러킹 후에는 686점으로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일부 매니아들이 시도하는 이른바 '극한 오버' 수준은 아니지만 일단 누구나 편하게 어느 정도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 삼아 시도해 보기엔 좋다. 본래 보급형 메인보드에서 할 수 있는 오버클러킹은 한계가 분명하다. 이 이상의 오버클러킹을 원한다면 최소한 10만 원 대의 메인보드를 구매하는 것이 좋겠다.
PC에 달린 각종 냉각팬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FanXpert 기능도 흥미롭다. 이러한 기능은 본래 메인보드의 바이오스 설정 메뉴에서 직접 하는 것이라 초보자는 손을 대기 어렵고 어느 정도의 설정 값이 적절한지 감을 잡기 힘든 편이다. 하지만 FanXpert로 팬의 회전수를 높여 냉각 성능을 높일 것인지, 혹은 회전수를 낮춰서 정숙한 PC를 구현할 것인 지를 원터치로 선택할 수 있으니 편의성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줄만 하다.
그 외에 눈에 띄는 부가 기능은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USB 3.0 Boost(UASP) 기능이다. 이를 활성화하면 USB 3.0 포트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향상된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로 UASP 지원 외장 하드를 연결해 써보니 반응속도가 약간 빨리지긴 했으나 파일을 복사하거나 지우는 속도가 확실하게 향상되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론적인 성능 향상에 그치지 않고 체감 성능까지 높이기 위해선 좀 더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최저가 하스웰 시스템 구성하려는 알뜰파에게 추천할 만
에이수스 H81M-K는 사실 하드웨어만 보자면 그다지 눈에 띄는 부분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보급형 메인보드다. 각종 포트나 확장 슬롯의 구성, 기판의 디자인 정도만 봐선 그렇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지원은 에이수스 제품 답게 제법 충실한 편이며, 상당수 기능은 상위 제품과 공유하고 있어서 경쟁사의 보급형 메인보드와 차별화를 하고 있다.
업그레이드나 오버클러킹을 자주 하는 고급 사용자에겐 당연히 추천하기 힘든 제품이지만, PC를 한 번 구성한 뒤 그다지 손을 대지 않는 얌전한(?) 사용자라면 불만 없이 쓸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5만 원 좀 넘는 가격에 에이수스의 메인보드를 살 수 있다는 점이 알뜰파에게는 제법 큰 매력으로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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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