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대표가 들려준 카카오의 어제·오늘·내일
지난 3월 2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 본사에서 이석우 공동대표를 만났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을 언급하면서 카카오를 뺄 수 있을까. 2009년말 애플 아이폰3Gs 출시와 함께 시작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속에서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했다. 한때 지인들 중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나면 가장 먼저 기자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카톡은 어떻게 해?"라고. 오죽했으랴. 카톡하려고 스마트폰 산다 했으니 말이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처음 선보인 해가 2010년이었다. 2010년 3월, 카카오가 iOS용 카카오톡을 선보이고, 약 5개월 뒤인 8월 안드로이드용 카카오톡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제 4년이 흘렀다. 글쎄. 사람으로 따지면 이제 막 뛰고, 화장실 구분 정도 할 수 있을 나이다. 그 4년 동안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를 서비스하는 기업에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모바일 소셜 플랫폼을 알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카카오도 자사의 서비스를 스스로 플랫폼이라 소개한다. 선물하기, 카카오스타일을 묶어 커머스 플랫폼으로, 플러스친구, 스토리플러스(오픈 예정)을 묶어 마케팅 플랫폼으로 소개하고,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뮤직을 묶어 콘텐츠 플랫폼이라고 일컫는다. 가장 핫(?)한 게임하기는 게임 플랫폼이라 언급한다. 2014년 3월 기준 전세계 카카오톡 누적 가입자 수는 약 1억 4,000만 명. 전세계 230여 개국에서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일어, 스페인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총 14개 언어로 카카오톡을 사용 중이다. 그리고 카카오는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 연계해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최근 카카오는 모바일 시대에 발 맞춰 최초로 성공한 플랫폼 사업자라는 위치에 올랐다.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가 사용하는 대표적인 모바일 메신저이며, 게임하기는 국내외에서 최초로 성공한 플랫폼 성공 사례라고 손꼽는다. 국내에서 일군 카카오 성공 스토리는 해외에서도 주목한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영향에 대한 강연 중 카카오톡을 언급했으며, IT전문 매체 씨넷은 카카오톡을 주요 무료 메신저 앱에 선정했다. 예일대MBA, 싱가폴 국립대 등 세계 주요 명문 대학에서도 카카오 성공 전략을 듣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그래서일까. 이제 사람들은 카카오에게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벤처 개발자들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라 말하고, 게임하기만큼 폭발적인 플랫폼 서비스를 바란다. 이에 카카오도 많은 부분 동의하고 책임지는 행동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그래도 잡음과 이슈는 끊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바라는 기대만큼 카카오가 이행하지 못하고 있어서 일까.
이에 IT동아가 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를 만났다. 짧다면 짧은 1시간의 인터뷰였지만, 최대한 많은 것을 듣고자 노력했다. 지금까지 걸어온 카카오와 앞으로 그가 그릴 카카오의 미래를 엿들어보자.
사용자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서글서글한 인상의 이석우 공동대표는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간혹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에 대해서 생각할 때도 미소는 떠나지 않았다. 글쎄. 카카오 대표라기 보다 동네 아저씨에 가까운 인상이었달까.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2010년 카카오톡을 선보인 뒤 지금까지 상당히 많은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모티콘, 선물하기 등을 시작으로 플러스친구,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뮤직 등 최근에는 다양한 콘텐츠를 카카오톡과 묶었다. 그런데... 정말 선보인 서비스가 많다. 이 많은 서비스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이석우 공동대표(이하 이 대표): 카카오에 몸 담은 시점이 2011년 7월, 지나고 보니 어느새 2년 반이나 지났다. 알다시피 이제범 공동대표와 함께 카카오를 운영 중이다. 이제범 공동대표는 내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본인은 대외 쪽 업무를 주로 맡는다. 생각해보니 IT동아와는 처음 만나는 것 같다(웃음).
기억에 남는 서비스라... 일단, 카카오 얘기가 아니라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대해서 먼저 얘기하고 싶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곧 4,000만 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국내에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보급된 시기는 얼마 되지 않았다.이제 4년 정도 흘렀을 뿐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직도 초기 단계 아닐까. 처음 카카오톡을 선보였을 때는 지금처럼 스마트폰 시장, 그리고 모바일 시장이 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할 줄 몰랐다. 그만큼 급박하게 흘렀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카카오가 (모바일 시대를 맞아)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용자와 꾸준하고 소통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밑받침이었다고 생각한다. 2011년 2월 발표했던 100개 개선 프로젝트를 기억하는지. 지금도 사용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IT동아: 사용자의 의견을 통해 구현한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었나.
이 대표: 100개 개선 프로젝트 중에 '카카오톡에 사진 좀 올릴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의견이 있었다. 이 의견에서 시작한 서비스가 카카오스토리다. 손쉽게 모바일메신저를 통해 사진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 결국, 사용자를 위한 편의성 아니겠나. 지금까지 내놓은 서비스도, 그리고 앞으로 내놓을 서비스도 비슷할 것이다. 사용자들의 의견, 이것을 얼마나 카카오 플랫폼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가가 당면과제라고 생각한다.
카카오뮤직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친구들과 주고받는 다양한 의견 속에서 자연스럽게 원하는 것을 찾기 마련이다. 내가 듣는 음악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다른 친구와 공유할 수 있다는 것. 그 작은 생각에서 카카오뮤직 서비스를 준비하고, 시작했다. 생각의 전환 아닐까. 친구 관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한다는 것. 이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얘기다.
IT동아: 작은 생각을 서비스로 구현한다... 맞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걸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긴 지금까지 카카오가 선보인 여러 서비스들을 생각하면, 언젠가 한번쯤 '이런 기능이 있었으면 좋을텐데...'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 대표: 사용자 의견이 아닌, 직접 기획해서 만들어낸 서비스도 있다. 카카오페이지다. 이 아이디어는 김범수 의장님이 냈다. 언젠가부터 김 의장님이 버릇처럼 중얼거리던 말이 있었다. "골방에 앉아서 소설이나 시 등 글을 쓰는 사람들도 모바일 시대에 맞춰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을 생각했던 카카오페이지, 하지만...
IT동아: (웃음) 과거 PC 통신 시대에 활동하던 판타지 소설 작가나, 유머 글을 올리던 분들이 생각난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도 그렇게 탄생했던 콘텐츠였는데.
이 대표: 맞다(웃음). 김 의장은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좋은 콘텐츠를 모바일 시대에 맞게 서로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게 말이 쉽지 어려운 문제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뭐하나. 예를 들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작가가 있다고 가정하자. 그걸 모바일 플랫폼에 맞게 제작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앱 형태로 구현해야 한다. 이건 생각보다 높은 장애물이다. 앱을 개발해야 하니 말이다.
달리 생각하면, 카카오페이지는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모바일로 유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플랫폼을 만들자’라는 사명감이랄까(웃음). 그렇게 출발했다.
아, 당시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바가 있었다. '웹은 무료다'는 생각을 바꾸고 싶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인터넷에서 공유하는 콘텐츠(글, 음악, 동영상 등)는 공짜다라고 생각하는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콘텐츠의 질도 떨어지고 전체 산업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게 하는 주요 요인 아니겠는가.
온라인 배너 광고를 보자. 현재 온라인 배너 광고의 개념은 얼마나 노출되었는가를 따지는 시스템이다. 흔히 노출량이라고도 말한다. 이는 결국 잘못된 방향으로 흘렀다. 단편적인 예로 단순히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 블로그 글 등이 만연하지 않았는가. 좋은 글은, 좋은 콘텐츠는 정당한 대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여기서 출발했다. 주변의 주요 파트너분들을 설득하는 과정만 약 1년 가까이 걸렸던 것 같다.
IT동아: 동의한다. 본인도 현직 기자지만, 가끔 내용과 맞지 않는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를 발견하면 눈살을 찌푸리지기는 매한가지니까.
이 대표: 카카오페이지 서비스를 준비하며 이러한 인식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고, 가장 먼저 제작툴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글을 올리는 분들이 손쉽게 카카오페이지 플랫폼에 맞도록 올려야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해당 제작툴은 포도트리에게 주로 맡겼다.
그렇게 1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카카오페이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런칭한지 만 1년이다. 그간의 과정은 이랬다. 서비스를 시작하고 1달 반이 지난 시점에 다운로드 수를 체크하니 23만 건에 불과했다(웃음). 더 심각한 건 사람들이 (카카오페이지를) 내려받기만 하고, 도통 사용하질 않더라.
IT동아: 이거.. 웃어야 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이 대표: 당시 우리는 카카오페이지에 무료 콘텐츠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전체 콘텐츠 중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20% 미만이었다. 총 10권짜리 소설이면, 1, 2권만 무료로 선보이고, 나머지는 유료 정책을 폈다. 그런데, 결국 이 부분이 발목을 잡았다. 좋은 콘텐츠는 유료로 이용해야 한다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지만... 서비스가 미숙했다(웃음).
결론은, 원인은, 우리 안에 있다고 생각했다. 시장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잘못이다. 그래서 서비스 개편을 시작했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2개월 정도 지난 시점이었다(카카오페이지 시작은 2013년 4월이다). 그리고 다시 9월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카카오페이지를 선보였다. 방식도 바꿨다. 콘텐츠를 하나씩 내려받고 확인할 수 있던 것을 실시간으로 내려받으면서 확인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꿨으며, 콘텐츠 개별 구매가 아닌 1주일 이용권 또는 1달 이용권 방식으로 바꿨다. 무료 콘텐츠 비율도 늘렸고, 대중적인 콘텐츠를 추가했다.
현재는 이전보다 나아졌다. 물론, 자랑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웃음).
IT동아: 이것 참. 카카오페이지는 그래도 서비스 중 아닌가. 아, 문득 생각난건데 혹시 내부에서 기획하고 선보이지 않은 서비스도 있는지 궁금하다.
이 대표: 있다. 왜 없겠는가(웃음). 사내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넥스트카카오'라는 카카오아지트가 있다. 여기서 지위를 막론하고 수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되면 바로 PT를 진행한다. 그리고 가능성 있다고 판단되면, 개발자와 기획자, 디자이너 등이 바로 팀을 꾸린다.
개발 과정을 거치다가 사라진 케이스가 하나 생각난다. 채팅에 대한 아이디어였는데, 카카오톡이나 카카오그룹 등에서 친구 또는 연인끼리 나눈 대화를 다이어리처럼 공유하도록 서비스하자는 내용이었다. 바로 팀을 만들었다. 이걸 개발하고 있는 와중에 ‘비트윈’이 등장했다. 요즘 연인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그 앱 말이다(웃음). 커플들에게 둘 만의 비밀 커뮤니티를 만들어준다는 이 서비스... 어쩌겠는가. 사내에서 개발하던 팀과 함께 결론 내렸다. ‘접자’였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아쉽다(웃음).
카카오 게임하기, 수수료 논란에 대해서
IT동아: 민감한 질문 하나 하겠다. 요즘 카카오 게임하기에 대해서 참 말이 많다.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모바일 게임 시장의 부흥을 이끌었다는 평도 있지만, 최근에는 수수료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마켓 오브 카카오 자체 플랫폼, 일명 ‘마카오’를 준비 중이라는 등 다양한 얘기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 대표: 수수료 문제...(이 대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시다시피, 카카오 게임하기는 게임 개발사와 애플, 구글의 관계처럼 7:3 비율로 나눈다. 100으로 봤을 때, 카카오는 21을 차지한다. 초기에는 자연스럽게 인정했던 부분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글쎄. 이 비율을 7:3이 아닌, 8:2나 9:1로 낮춘다고 해서 근본적인 해결이 될까? 장기적으로 보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 게임 개발사와 카카오 게임하기의 단순한 구조도 중간에 퍼블리셔 등이 등장하면서 복잡해졌다. 근본적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수수료 싸움이라고 하는데, 이걸 싸움이라고 말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이런 부분을 인정받을 수는 없을까. 처음 카카오 게임하기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키운 것에 대한 것 말이다. 드래곤플라이트가 처음 카카오 게임하기로 런칭한 뒤, 지금은 누구나 인정하는 게임 개발사로 성장했다.
수수료율을 낮춘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다방면으로 고민 중이고, 많은 파트너사들과 논의 중이다.
IT동아: 일정 부분 동의한다. 따지고 보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 현재 모바일 앱스토어와 같은 배분 비율을 책정한 것이니 말이다. 다만, 이런 경우는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카카오 게임하기 초창기에는 대체할만한 다른 플랫폼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카카오를 대체하거나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여긴다. 여기서 수수료에 대한 논란이 시작한 것으로 아는데.
이 대표: 인디 개발자, 중소 개발자를 위한 지원책을 계속 준비 중이다. 얼마 전 발표한 게임하기 입점 무심사 적용 대상도 지속적으로 조건을 완화하고 있다. 해외 마켓에서 인정받은 경우, 일정 부분 매출을 올렸을 경우 등. 최근에는 문화관광부나 콘텐츠진흥원 등 국내 기관을 통해 입상한 게임에 대해서도 무심사 혜택을 늘렸다. 앞으로도 입점 완화 제도는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생각이다.
작년 10월 문광부, 미래부와 함께 발표한 카카오 상생센터도 있다. 모바일 생태계 구축을 위해 향후 5년간 100억을 투자한다. 세부 사항을 논의했고, 곧 표면화해 발표할 예정이다.
카카오 뱅크월렛, 올 상반기 내 선보이다
IT동아: 지난 MWC 2014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아마 국내 벤처 기업 중 최초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대표: MWC 2014 발표... 국내 벤처기업 중에 MWC 기조연설에 나선 것은 카카오가 처음이었다. 이건 비하인드 스토리인데, 지금에 와서 밝히지만 앞서 재작년에 초청을 받았었다. 당시 꽤 놀랐다. MWC는 전세계 이동통신사들이 새로운 기술을 발표하는 자리다.
이번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이제 이통사들도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서비스를) 인정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것만으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기조연설에 나서기 전에 많이 떨렸다. 그래서 MWC 기조연설에 먼저 나섰던 바이버의 탈몬 마르코(Talmon Marco) CEO에게 자문을 구했다. 이렇게 말하더라. "어차피 무슨 말을 해도 별로 관심 가지지 않을테니, 그저 즐기고 와라"라고(웃음). 그렇게 발표에 나섰다.
IT동아: 그 때 발표한 내용이 '카카오 뱅크월렛'이다. 메시지, 음성이 아닌 이제 금융도 카카오를 통해 공유하자는 내용이었는데. 이거 상반기 내 볼 수 있나? 이에 대해 얼마나 준비 중인지 궁금하다.
이 대표: 뱅크월렛. 이것도 사용자들의 요청에서 시작했다. 계기는 이렇다. 점심을 같이 먹은 사람들은 서로 비용을 분담해서 낸다. 이 때 1명이 카드로 계산하면, 다른 사람은 카드로 계산한 사람에게 현금을 준다. 이걸 카카오톡으로 앉은 자리에서 바로 할 수 없겠느냐는 요청이었다. 또한, 요즘 카카오톡으로 청첩장을 보내고, 돌 잔치 초청장을 보내기도 한다. 이 때 바로 축의금이나 조의금 등을 카카오톡으로 보내면 편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여기서 시작했다.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렇듯, 정말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웃음). 그런데, 이걸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이 꽤 복잡하다. 금융결제원만 허가한다고 바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중은행들과도 논의해야 하고, 정부도 허가해야 한다. 정말 많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제 곧 결실을 맺고, 조만간 선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아, 수수료는 최대한 저렴하게 책정할 생각이다. 거래할 수 있는 액수는 조정이 필요하겠지만, 소액 결제만 진행하려고 준비 중이다.
모바일 시대, 그 안의 카카오를 준비한다
IT동아: 이제 마지막이다(웃음). 상당히 진부한 질문이다. 현 IT 시장을 일컬어 모바일 시대, 스마트 시대라고 한다. 그 안에서 카카오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듣고 싶다.
이 대표: 현재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많은 파트너가 함께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게임하기 이외에) 여러 가지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는 파트너들이 늘어나야 하지 않겠는가(웃음). 또한, 모든 파트너들이 매출도 내고 수익도 늘려가야 한다고 셍각한다. 그 안에서 카카오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지금 말하는 모바일 시대가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카카오를 비롯해) 수수료 문제도 성장통이라고 본다. 모바일 시대는 계속 성장할 것이다. 3년 전, 카카오가 선보인 기프티콘은 3,000원짜리 커피였다. 그랬던 기프티콘 시장도 얼마 전 100만 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판매할 정도로 커졌다. 이런 현실이 찾아올 것이라고 당시 상상이나 했겠는가.
현재 국내 정부도 창업을 지원하며 여러 창조경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모바일 시대를 좀더 튼실하고 내실있게 만들어 나가는 것, 이게 맞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IT 시장의 성장 흐름일 것이다. 카카오는 그걸 준비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국내 IT 인프라 어떤가. 세계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유무선 데이터 전송속도라고 하지 않는가(웃음).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정책과 투자가 뒷받침된다면, 한국에서도 실리콘밸리가 나타나지 않을까(기자가 판교 밸리를 꿈꾸냐는 말에 그는 한참을 웃었다). 카카오도 앞으로 그런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지금처럼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카카오 회사 연혁을 첨부한다.
2014년
1월 제휴 파트너사들의 카카오게임 총 매출 1조 원 돌파
2013년
11월 카카오게임 누적 가입자수 4억 돌파
9월 카카오그룹, 카카오뮤직 서비스 시작
7월 카카오톡 가입자 1억, 카카오게임 가입자 3억 돌파
6월 카카오톡 PC버전, 카카오스타일 앱 서비스 시작
5월 카카오홈 오픈
4월 카카오페이지 서비스 시작, 플러스친구홈 출시
3월 스토리플러스 시범서비스 운영 실시 / 카카오톡 PC버전 베타, 카카오플레이스 서비스 시작
2월 카카오앨범, 카카오페이지 페이지에디터 서비스 시작
1월 채팅플러스 서비스 시작
2012년
11월 다자간 음성채팅서비스 그룹콜 출시
10월 야후! 재팬과 카카오재팬 합작운영 제휴체결
9월 카카오스타일 안드로이드 서비스 시작
7월 게임하기 안드로이드 서비스 시작
6월 초코 결제시스템 도입, 카카오톡 윈도우폰 서비스, 보이스톡 국내 베타 테스트 시작
4월 카카오톡 바다OS 버전 출시
3월 카카오스토리 서비스 시작
2월 보이스톡 서비스 최초 오픈(일본)
2011년
11월 이모티콘 서비스 오픈
8월 카카오톡 블랙베리 버전 서비스 시작
7월 카카오재팬(일본 현지 법인) 설립
2월 카카오톡 100개 개선 프로젝트 시작
2010년
12월 카카오톡 선물하기 오픈
9월 ㈜카카오로 사명 변경
8월 카카오톡 안드로이드 앱 출시
3월 카카오톡 아이폰 앱 출시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