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집에서도 매장에서도 5G 와이파이, 디링크 DIR-868L

통신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LTE가 등장한 게 엊그제 같은데, TV광고를 보면 광대역LTE, LTE-A 등의 이름을 내세우며 서로 몇 배 더 빠르다고 자랑한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와이파이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는 사람이 많다.

현재 상용화된 규격 중 가장 최신은 '802.11ac', 이른바 5G 와이파이(기가 와이파이)다. 이전 세대 와이파이의 전송 속도는 최대 150Mbps다. 여기에 다중 안테나를 사용해 전송속도를 높이는 기술(MIMO)을 적용해 최대 전송속도 650Mbps를 만들 수 있다. 802.11ac의 가장 큰 차별점은 역시 빨라진 전송속도다. 이론상 최대 전송 속도는 6.93Gbps. 기존 802.11n(4G 와이파이) 규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Gbps급 전송 속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이 기술을 사용할 경우 풀HD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재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파수 대역도 다르다. 4G 와이파이는 2.4GHz 대역과 5GHz 대역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 중 2.4GHz 대역은 4G 와이파이 이전 세대의 규격들도 사용하는 대역폭이다. 즉 주파수 혼선이 심하고, 그만큼 속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5G 와이파이는 5GHz 대역만 사용하기 때문에 혼선이 적다.

지난 2012년 이 규격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기가 드물었다. 아무리 강한 신호를 내보내더라도, 이 전파를 받을 수 있는 기기가 없으니 '계륵'같은 존재였다. 구형 노트북의 경우 이를 수신할 수 있는 전용 동글이 필요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스마트폰, 노트북 등 이 규격을 수신할 수 있는 기기가 제법 등장하고 있다. 필자가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5G 와이파이 공유기, 특히 카페 등 소규모 사업장에 최적인 제품 '디링크 DIR-868L(이하 868L)'이다.

5G 와이파이… 실제 속도는?

868L은 5G 와이파이로 최대 1300Mbps(5GHz 대역에서), 4G 와이파이로 최대 450Mbps(2.4GHz 대역에서)까지 지원하는 유/무선 공유기다. 제품 상자에 있는 1750Mbps는 최대 전송 속도가 아니라, 두 대역폭에서 전송할 수 있는 속도를 합친 숫자다. 단말기 하나로 수신할 수 있는 전송속도는 최대 1300Mbps임을 알아두자. 5G와이파이 공유기의 실제 속도는 어떨까? 직접 사용해봤다. 실험에 사용한 단말기는 LG전자 탭북2다. 참고로 이 제품은 ac규격 와이파이를 최대 867Mbps까지 수신할 수 있다. 공유기가 주는 신호는 1300Mbps지만, 받을 수 있는데 한계가 있는 단말기니 참고하자.

우선 가장 먼저 공유기와 가까운거리에서 실험했다. 거리는 1m 내외며, 공유기와 단말기 사이에 장애물이 없다. 이때 무선 속도는 866.7Mbps로, 탭북2로 낼 수 있는 최대 전송속도가 나왔다.

다음에는 30m로 거리를 조금 늘리고, 공유기와 단말기 사이에 얇은 벽 2개를 두었다. 결과는 526.5Mbps. 바로 앞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낮은 속도지만, n규격과 비교해 상당히 빠른 속도다. 마지막으로 50m 거리, 벽 3개를 놓고 실험했다. 결과는 32.5Mbps(325Mbps가 아니다). 아주 낮은 수치다. 사실 5GHz는 회절성(전파가 휘는 성질)이 상대적으로 낮아, 벽 등의 장애물을 피해가기 어렵다. 만약 벽이 없었다면, 100Mbps 이상의 속도가 나왔으리라 생각한다.

실험에 사용한 단말기의 한계로 5G 와이파이 최대 속도를 체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줬다. 특히, 공유기 근처에 있으면 유선 인터넷과 비슷한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다. 참고로 ac규격을 지원하지 않는 단말기로 5GHz에 접속하면, 단말기가 지원하는 한계까지만(예를 들어 n규격 단말기면 n규격 최대치 까지만) 수신할 수 있다.

공유기 하나로 5GHz와 2.4GHz 두 개의 대역으로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만약 ac를 지원하지 않는 구형 기기, 그리고 조금 먼 거리에서 사용하는 상황이라면 2.4GHz에 접속하면 안정적으로 무선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다. 반대로 최신 기기를 공유기 가까이서 사용하는 상황이라면 5GHz에 접속해 5G 와이파이의 속도를 누리면 된다.

손쉬운 설치와 관리도 장점

공유기 WAN 단자(노란색)에 인터넷 케이블을 연결하고, 1~3번(4번은 IPTV용, PC도 사용 가능) 단자 중 하나를 케이블로 PC와 연결하면 사용 준비가 끝난다(물론 전원도 연결해야 한다). 공유기 전원버튼을 누른 뒤 PC 웹 브라우저를 실행하면, '디링크 설치 마법사'를 통해 각종 공유기 설정(인터넷 연결구성, 와이파이 비밀번호, 제품등록 등)을 진행한다. 만약 설치 마법사가 자동 실행되지 않으면, 주소창에 공유기 설정용 주소(http://192.168.0.1)를 입력해 설정 페이지를 불러올 수 있다.

이마저도 귀찮다면, 설정 없이 기본 설정된 정보를 이용하면 된다. 동봉된 카드에는 무선 네트워크 ID와 비밀번호가 있다. WAN 단자에 인터넷만 연결하면 이 기본 설정 정보로 별다른 과정 없이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868L의 고급 기능을 활용하려면 직접 설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동봉된 CD에는 설치방법과 각종 설정에 관한 설명이 있으니, 이를 참고하자.

소규모 사업장에서

앞서 이 제품을 소규모 매장에 적절하다고 소개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일반 공유기보다 많은 메모리다(DDR3, 256MB). 상대적으로 많은 메모리 용량 덕에, 동시에 많은 단말기가 접속해도 속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카페처럼 여러 사람이 머무르며 동시에 무선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환경이라면 이 점이 유용하다.

'홈페이지 광고' 기능도 있다. 이 기능은 와이파이에 접속한 단말기가 웹 브라우저를 실행했을 때 미리 지정한 홈페이지를 우선 노출시키는 기능이다. 이를 활용하면 자신의 카페 홈페이지나 블로그 또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노출시킬 수 있다. 멀티 SSID 기능 역시 소규모 사업장에서 사용하기 좋다. 멀티 SSID란 하나의 공유기 신호에 여러 개의 SSID를 만드는 기능이다. 이를 활용하면, 업무용 무선 네트워크와 손님용 무선 네트워크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GHz 신호에 2개의 SSID를 만들어, 하나는 비밀번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다른 하나는 비밀번호를 걸어 사업자 개인용으로 사용하면 되겠다.

일반 공유기와 달리 전원 버튼도 있기 때문에 전기세 걱정도 줄일 수 있다. 영업을 마칠 때는 케이블을 뽑을 필요 없이 전원을 끄면 된다.

일반 가정에서

지금까지 소규모 매장을 중심으로 제품의 특징을 소개했지만, 이 제품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기에도 적절하다. 868L은 일반적인 공유기와 달리 USB 3.0단자를 갖췄다. 이 단자의 용도는 '미디어 파일 서버'용이다. 쉽게 설명해, 여기에 USB 메모리 등을 연결하면 자신만의 무료 대용량 클라우드 저장소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영상, 사진 등을 저장한 USB 메모리를 공유기에 연결하면, 클라우드 서비스나 웹하드를 이용하는 것처럼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외부 기기로 USB 메모리에 저장한 파일을 볼 수 있다. 공유기에 직접 유선 연결하거나 와이파이로 무선 연결하는 것은 물론, 집 밖에서도 인터넷으로 접속해 USB 메모리에 있는 파일을 이용할 수 있다.

PC에서는 공유기에서 미리 설정한 주소를 웹 브라우저에 입력해 접속할 수 있으며, 모바일 기기는 전용앱(SharePort Mobile)을 이용해 접속할 수 있다. 내부 저장공간이 부족한 스마트폰/태블릿PC 등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더 많은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다만 무제한 요금제가 아니라면 와이파이를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참고로 이 USB 단자는 충전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니, 급한 상황에서 활용하자.

제품 가격은 2014년 3월 말 기준으로 18만 ,1420원이다. 사실 시중에는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5G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공유기도 있다. 단순히 빠른 속도만 원한다면 이 제품을 추천하기 어렵다. 하지만 868L은 5G 와이파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가기능을 갖췄다. 이는 일반 공유기로는 누릴 수 없는 기능이다.

이런 기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의미다. 이 제품은 일반 가정은 물론, 카페, 학원 등의 소규모 매장, 중소규모의 사무실 등에서 사용하기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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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