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과 자동차의 융합, 애플 카플레이

강일용 zero@itdonga.com

많은 이가 "스마트폰을 음성으로 조작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고 지적했음에도 애플은 꿋꿋이 음성인식 기술을 연구했다. 이유가 뭘까? 애플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카플레이(Car play)'에서 그 궁금증을 조금 해소할 수 있을 듯하다.

애플 카플레이
애플 카플레이

애플이 제네바 인터내셔널 모터쇼에서 자사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카플레이를 공개할 것이라고 3일 예고했다. 카플레이는 쉽게 말해 자동차 네비게이션 화면에서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네비게이션, 전화, 메시지, 음악 등 다양한 아이폰용 앱을 자동차 네비게이션의 큰 화면에서 실행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됨으로써 자동차 네비게이션은 한차례 큰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기존 네비게이션은 GPS나 글로나스 데이터를 받아와 사용자의 위치를 표시해주고 행선지와 거리를 계산해주는 정도에 그쳤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데이터를 수신받게 됨으로써 카플레이용 네비게이션은 교통상황이나 날씨 등 운전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중요 요소도 표시할 수 있게 됐다(국내에 널리 보급된 SK플래닛의 T맵이나 김기사를 생각하면 된다).

애플 카플레이
애플 카플레이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동한 참신한 앱도 선보일 수 있게될 전망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차량 상태를 점검한 후 이를 데이터 통신을 통해 서비스 회사에 전달할 수도 있고, 가벼운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재 위치를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나 글로나스를 통해 파악한 후 보험회사가 찾아오기 쉽도록 위치 데이터를 전송해줄 수도 있다. 심지어 스마트폰을 간이 블랙박스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카플레이의 활용법은 무궁무진하다.

앱은 세 가지 방법으로 조작한다. 가장 편한 방법은 음성이다. 애플의 음성비서 서비스 '시리'에 적용된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앱을 음성으로 실행하고 조작할 수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가장 자유로운 부분이 입이니, 음성인식이야 말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 가장 적합한 조작방식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또 다른 조작 방식은 터치스크린이다. 아이폰의 화면을 터치하는 게 아니다. 네비게이션의 대화면으로 앱을 선택하고 조작하는 형태다. 콘트롤러 조작도 지원한다. 변속기 주변에 배치된 콘트롤러를 통해 앱을 선택하고 조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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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제작한 앱뿐만 아니라 타회사의 앱도 카플레이 플랫폼에 맞게 제작하면 자동차와 연동할 수 있다. 그 사례로 애플은 '비트뮤직', '스포티파이', '스티처' 등 다른 개발사가 제작한 앱을 소개했다. 카플레이용 앱 개발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주 열리는 제네바 모터쇼 또는 6월 개최 예정인 WWDC 2014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카플레이를 통해 실행할 수 있는 앱은 차량 운전을 보조하거나 차량 운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앱에 한정될 전망이다. 동영상 재생, 게임 등 안전 운행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앱은 카플레이 연동을 막을 것이란 뜻. 실제로 애플은 연동되는 앱의 종류를 소개하면서 동영상 재생 앱과 게임 앱을 배제했다. 설사 동영상 재생 앱과 게임 앱의 연동을 지원하더라도 차량이 정지된 상태에서만 지원하거나, 뒷 좌석의 화면으로만 출력할 수 있도록 제한을 걸 가능성이 높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 차량 운행 도중 운전자의 집중을 해칠 수 있는 앱의 사용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그렉 조즈위악(Greg Joswiak) 마케팅 부사장도 "카플레이는 주행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아이폰의 경험을 사용자에게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안전을 카플레이의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페라리, 혼다, 현대자동차, 재규어, 벤츠, 볼보 등 6개사는 올해 출시되는 자동차를 통해 카플레이를 지원할 예정이며, BMW, 포드, 기아자동차 등 12개사는 향후 출시되는 자동차에 카플레이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 회사가 참여사로 포함돼 있는 만큼 국내 사용자도 올해 내로 카플레이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카플레이는 iOS 7.0 이상을 탑재한 아이폰5, 아이폰5s, 아이폰5c로 사용할 수 있다. 연결단자를 라이트닝 커넥트로 바꾸기 전의 아이폰은 지원하지 않는다.

애플 카플레이
애플 카플레이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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