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이프린터, 이것이 궁금하다!
지난 2010년 6월 29일, 홍콩에서는 HP의 이프린트(eprint) 기술과 이를 채택한 제품에 대한 발표 행사가 있었다(자세한 내용은 현장취재 기사 참고). 과연 HP와 발표에 참가한 국내 기업 SK M&C는 이프린터와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대표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속마음을 살짝 들여다보자.
(왼쪽부터) SK M&C 본부장 진태준, HP 아시아 태평양 및 일본 지역 이미징 프린팅 그룹 수석 부사장 존 솔로몬(John
Solomon), HP 잉크젯 및 웹 솔루션 사업부 수석 부사장 스티븐 나이그로(Stephen Nigro)
Q.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한국 시장이 성숙시장으로 분류되면서, 한국시장에 대한 중요도를 낮게 보는 업체들이 많다. HP에서는 한국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존 솔로몬: HP 역시 한국 시장을 성숙시장으로 분류하고는 있지만, 전략시장으로도 분류하고 있다.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전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미 모바일 웹 솔루션을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초고속 인터넷 시장이 전 세계 1위다. 이프린터 사업에 있어서 성장 가능성이 충분히 보이는 곳이기 때문에 투자는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다.
Q.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이번에 발표한 이프린터와 비슷한 제품이 이미 출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제품의 성과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스티븐 나이그로: 작년에 미국에 런칭한 제품은 오늘 발표한 것과는 좀 다른 것이다. 웹 연결형 프린터라고 하는 것으로, 사용자가 직접 프린터에 가서 원하는 것을 선택, 출력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정도였다. 오늘 발표한 것은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프린터가 클라우드에 접속해있다면 언제든지 콘텐츠를 자동으로 출력하는 기능’과 ‘스케줄링해서 원하는 때 콘텐츠를 출력하게 하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이프린터는 오늘 처음 발표한 것이므로 작년에 발표한 것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존 솔로몬: 참고로, 작년에 판매된 웹 연결형 프린터는 가격대의 일반 프린터보다 20% 더 판매되었다. 또한 구매자 중 70%가 앱을 사용하였고, 출력량도 일반 프린터에 16% 더 많이 출력되었다.
Q. 스마트폰이 프린터 사용량을 늘려줄 것으로 예상하는가? 그렇다면 일반 PC와 스마트폰에서의 프린트하는 양의 비율은 어느 정도가 될 것 같은가?
존 솔로몬: 현재는 100% PC를 통해서 출력된다. 앞으로 어느 정도나 성장할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미래에는 적어도 PC를 통한 출력량이 100%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 발표했듯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개인이 제작하는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고, 넷북,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다양한 디바이스가 사용되고 있다. 지금은 PC가 아닌 디바이스에서의 출력량이 0%이지만, 향후에는 0%가 아닌 의미 있는 숫자가 될 것임은 확실하다.
Q. 내년에 애플 애드몹 (애플리케이션 상단이나 하단에 애플리케이션 광고를 삽입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 광고를 클릭하면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는 화면으로 이동한다) 과 비슷한 것을 야후와 함께 개발하려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사실인가?
스티븐 나이그로: 야후와 함께 시범적으로 사용자가 신청할 경우 뉴스와 같은 콘텐츠를 자동으로 보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반 신문이나 뉴스처럼 콘텐츠 사이에 광고가 삽입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예전에 미국의 한 도시에서 시범적으로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해본 적이 있었는데,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사용자는 정보를 받아보길 원하는 분야와 그 출력 주기를 정하면 되고, 광고는 사용자의 관심 분야에 맞춰서 제공하는 식이었다. 이는 SK M&C가 한국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쿠폰 서비스와는 상당히 다른 서비스이다.
Q. 이야기가 나온 김에 SK M &C에 대해 질문하겠다. 한국 시장에서 프린터용 앱이 어느 정도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또한 3분기 이후에 서비스가 런칭될 텐데, 올해를 포함해 내년까지의 매출 목표 혹은 성장 목표가 있는지?
진태준: 두 가지 모두 고민을 요하는 질문이다. 프린터 시장에서 웹/클라우드 관련 시장은 당연히 중요해질 시장이며, HP의 새로운 기술이 트렌드가 되어 새로운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HP 프린터를 구매한 사람 중 50% 이상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것이며, 이에 대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매출이 발생하게 되는가에 대해서는 내가 밝힐 수 있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
또한 이프린터의 애플리케이션 덕분에 오케이캐쉬백 회원이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기존 회원들의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고는 기대하고 있다. 이로 말미암은 매출은 최소 수백억 원 규모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자세한 것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
Q. 쿠폰을 출력해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SK 모바일 쿠폰 애플리케이션이 사용자에게 킬러 프로그램으로 작용할 것 같지 않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업용 서비스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는 게 있는가?
진태준: SK M&C의 입장에서 볼 때, HP의 이프린터 시장은 개인화, 다양화된 광고와 쿠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매체 중의 하나일 뿐이다. HP 이프린터가 많이 판매되면 판매될수록 우리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HP와 SK M&C는 각자의 입장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양사가 함께 노력해나가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업용 프린터 시장은 당연히 고려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아직 밝힐 수 없다. 한 가지 힌트를 주자면 타겟은 직장여성들이다.
존 솔로몬: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되느냐 안 되느냐는 시장이 최종 결정을 할 것이다. 하지만 HP에서는 SK M&C의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프린터에서 제공하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은 중립적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모두가 사용할 수 있으며, 이프린터 제품 가격이 최저가 99$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Q. 확실히 최저가 10만 원 초반대의 이프린터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한국 컨슈머 시장에서의 목표는 어느 정도인가? 가능하면 정확한 수치로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존 솔로몬: 사실 HP는 이미 한국 잉크젯 시장의 42%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이프린트 기능까지 더해지면 삼성, LG보다 더 나은 가치를 전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Q. 만약 다른 경쟁자들이 진입할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인가?
존 솔로몬: 우리가 업계 최초로 웹 기반 이프린트 기술에 대해 발표하기까지, 사용자의 니즈(Needs)를 파악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있었다. 앞으로 6~9개월 후면 HP에서 출시하는 99$ 이상의 모든 잉크젯 프린터들은 이프린터로 바뀔 것이다. 많은 물량이 판매되고 나면 타 개발사보다 2~3년 앞선 인스톨베이스와 커뮤니티를 가지고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더 앞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 질문이다. 향후 이프린트 서비스가 유료화될 가능성이 있는가?
스티븐 나이그로: 현재는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파트너사들과 협의하여 프리미엄 서비스를 개발/제공해나갈 것이다. 수익은 개발사 7: HP 3의 구조로 갈 예정이다.
신제품 발표회라는 것은 원래 자신 있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자리이므로, 주최측의 자신감과 기대감은 넘쳐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HP에서 주최한 HP 컨슈머 빅뱅 2010(Consumer Big Bang 2010) 행사는 단순히 새로운 제품을 발표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여타 행사에서보다 더욱 큰 기대감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글 / IT동아 박민영(biaret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