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후방 차별 없는 풀HD 블랙박스, 코원 오토캡슐 AW2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은 이제 보급 단계를 지나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물건이 되었다는 의미다. 판매량이 늘어난 만큼 제조사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2~3년 전만해도 차량 전방만을 촬영하는 1채널 형식, 그리고 SD급 화질의 제품이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는데, 작년 즈음부터는 후방까지 촬영하는 2채널 형식의 HD급 제품이 거의 표준이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층 나은 화질을 갖춘 2채널 풀HD급 제품이 대거 출시되고 있다.
다만 2채널 블랙박스에 태생적인 약점이 있다는 것을 아는 소비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일반적인 2채널 블랙박스는 하나의 저장장치에 전반과 후방의 영상 데이터를 동시에 기록하는데, 2가지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 여의치 않다. 이 때문에 2채널 블랙박스 중에는 영상의 초당 프레임을 낮추거나 후방 촬영 데이터의 해상도(정밀도)를 저하시켜 데이터를 기록하는 제품이 많다.
실제로 시중에 팔리는 2채널 블랙 박스 중에는 전방은 HD급, 풀HD급인데 후방은 SD급이나 HD급인 경우가 많으며, 기록 영상의 초당 프레임 역시 전방은 25~15 프레임, 후방은 20~10 프레임 전후인 것들 것 대부분이다. 해상도가 낮아지면 그만큼 화면 전방의 인식률이 저하되며, 프레임이 떨어지면 급박한 상황을 제대로 기록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2채널 제품보단 1채널 제품 2개를 따로 구매해 장착하기도 한다.
하지만 1채널 2개를 따로 장착하면 관리가 다소 귀찮아진다. 각종 설정을 바꿀 때, 혹은 메모리카드를 포맷할 때 양쪽을 따로 조작해 줘야 한다. 그리고 만약 각각 다른 제조사의 제품을 장착하면 A/S도 따로 받아야 하며, 관리용 PC 프로그램 역시 2가지를 써야 하므로 다소 번거롭다.
이번에 소개할 코원의 오토캡슐 AW2는 기존의 2채널 블랙박스, 그리고 1채널+1채널 블랙박스의 특징을 모두 갖춘 제품이다. 하드웨어적으로는 1채널+1채널 블랙박스와 유사하지만, 전후방을 연동한 통합 제어 구조를 도입해 편의성은 2채널 블랙박스에 가깝다. 전후방 모두 풀HD급 화질에 초당 30프레임의 영상 촬영을 지원하며 스마트폰 와이파이 연동기능까지 더한 이 제품에 대해 살펴보자.
기본적인 구성은 1채널+1채널 블랙박스와 유사
일반적인 2채널 블랙박스는 커다란 전방 카메라, 그리고 자그마한 후방 카메라로 구성된 경우가 많지만 오토캡슐 AW2는 전후방 모두 동급의 카메라로 구성되었다. 디자인은 제품명처럼 캡슐(알약)에 가까워서 누가 보더라도 딱히 거부감을 가질 것 같지 않다. 유닛을 잡고 비틀어 카메라의 상하 각도를 조정할 수도 있다.
두 유닛 모두 풀HD급인 1,920 x 1,080 해상도, 30프레임으로 영상을 촬영하며, 메모리카드(마이크로SDHC 규격) 역시 각각 따로 꽂는다. IT동아에 도착한 제품은 16GB 메모리 2개를 포함한 제품으로, 사용자가 원할 경우 유닛 별로 최대 32GB(양쪽 합계 64GB)의 메모리카드까지 교체가 가능하다. 음성을 녹음하는 마이크도 내장했다.
메모리카드 슬롯 말고는 버튼 1개와 이를 둘러싼 상태 표시용 원형 LED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전부다. 그 외에 전방 유닛의 경우 측면에 후방 유닛과 연결하는 케이블 포트, 그리고 전원 포트가 달려있으며 후방 유닛의 측면에는 전방 유닛과 연결하는 케이블 포트 및 GPS(옵션) 연결용 포트가 있는 정도다. 전원은 서로 공유한다. 아무튼 전반적인 디자인은 대단히 간결하다.
LCD 없지만 스마트폰 무선 연동 기능으로 보완
LCD가 달려있지 않고 버튼도 1개뿐이라 각종 제어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다. 버튼을 누르는 횟수와 누른 시간에 따라 음성녹음 및 와이파이 기능의 On/Off, 스마트폰 원격 연결, 메모리카드 포맷 등의 제어를 할 수 있으며, 그 외에 LED의 색상과 깜박임, 그리고 음성안내 등으로 동작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어차피 블랙박스에서 할만한 제어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다만, 촬영된 내용을 확인할 때는 아무래도 LCD가 달린 제품에 비해 불편할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오토캡슐 AW2는 와이파이를 통한 스마트폰 연동 기능을 갖췄다. 본체에 달린 버튼을 2번 누르면 LED가 파란색으로 회전하듯 빛나는데, 이 상태에서는 스마트폰에서 오토캡슐 AW2의 와이파이 신호를 잡아 연결이 가능하다.
이후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한 '스마트 매니저' 앱을 이용하면 블랙박스에 저장된 녹화 영상을 확인하거나 각종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전방뿐 아니라 후방 영상 촬영 영상도 당연히 볼 수 있으며 일반 및 이벤트, 주차 영상 등으로 분류해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녹화된 파일 외에 현재 카메라에 찍히고 있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는 기능도 당연히 지원한다.
LCD가 달린 블랙박스에 비하면 영상을 보기 위해 한 두 단계를 더 거치는 것이 조금 귀찮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좀 더 체계적으로 분류된 영상을 볼 수 있는 점은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스마트폰을 통해 보는 영상은 다소 프레임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와이파이의 한정된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으로는 풀HD급 영상을 초당 30프레임으로 온전하게 전송하는 것이 다소 어려운 것 같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초당 30프레임으로 정상 녹화 중이다. 메모리카드를 PC에 꽂고 재생해보면 확인이 가능하다.
기존 2채널 HD급 제품과 비교해보니
제품의 대략적인 특징을 확인했으니 이젠 직접 써볼 차례다. 싼타페DM 차량의 전후방에 오토캡슐 AW2을 장착하고 시가잭 전원을 연결해 구동시켰다. 오토캡슐 AW2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주차 녹화 기능을 쓰기 위해선 차량의 내장재를 뜯어 상시 전원에 연결해야 하지만, 이미 다른 블랙박스(유라이브 알바트로스)가 장착되어 있어 그러지 못했다. 참고로 유라이브 알바트로스는 출시된 지 2년 즈음 된 HD급 블랙박스 제품이다. 구형 제품이긴 하지만 신제품의 성능을 가늠하기 위한 비교 대상으로는 적절하다.
시동을 켜고 주행을 하며 녹화를 시작했다. 일반 주행 시 파일은 1분 단위로 기록되며, 16GB 메모리카드를 장착했다면 약 270분 분량의 동영상을 녹화할 수 있었다. 주행 중 접촉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급정거를 했을 때 효과음과 함께 이벤트 동영상을 따로 저장하는 기능도 정상적으로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녹화된 영상은 H.264 기반 MP4 파일로 저장되는데, 초당 전송률(비트레이트)는 7,500kbps 정도로 제법 높은 편이다. 풀HD급 영상을 초당 30프레임으로 저장하려면, 게다가 선명하게 녹화하려면 이보다 데이터 용량을 줄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후방까지 풀HD급 30프레임, 차이는 확실
녹화된 영상을 재생해보니 확실히 풀HD급 영상은 기존 블랙박스의 HD급 영상과 선명도면에서 차이가 확연했으며 밝기도 좀 더 밝았다. 기존 HD급 블랙박스는 대낮이라도 앞 차의 번호판이 제대로 식별하려면 3미터 정도까지가 한계였지만 오토캡슐 AW2의 풀HD영상은 5미터 정도까지 식별이 가능했다. 큰 차이가 아닌 것 같지만 실제 사고가 나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면 절대 무시 못할 요소다.
후방 카메라의 경우는 더욱 차이가 극명했다. 전방만 HD급이고 후방은 SD급인 기존 2채널 HD급 블랙박스는 바로 뒤에 있는 차량의 번호판도 거의 식별이 불가능했지만, 후방까지 풀HD급인 오토캡슐 AW2는 전반과 다름 없는 수준의 식별능력을 보여줬다.
선명도 외에 초당 프레임의 차이는 더 확연하게 다가온다. 기존 제품은 전방(HD), 후방(SD) 모두 초당 15프레임으로 녹화하지만 오토캡슐 AW2는 전후방(풀HD) 30프레임으로 영상을 담기 때문이다. 기존 제품에 비해 영상 움직임이 끊어지는 느낌이 훨씬 덜하기 때문에 화면 전환 속도가 빠른 급박한 상황을 분석하고자 할 때 확실히 유리하다.
장점 많은 최상급 제품이지만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과제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코원 오토캡슐 AW2는 장점이 많은 제품이다. 특히 1채널+1채널 블랙박스와 같이 전방과 후방 유닛이 대등한 성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방향 구분 없이 고화질의 끊김 없는 동영상을 담을 수 있는 것이 첫 번째 장점, 그리고 케이블 연결 및 스마트폰 와이파이 연동을 통해 2채널 블랙박스와 다름 없는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점이 두 번째 장점이다.
다만, 하드웨어의 구성 면에서 획기적인 제품이라고 보긴 어렵고, 가격 역시 여느 2채널 제품보다 다소 비싼 50만 원 가량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것은 조금 마음에 걸린다. 그리고 스마트폰 무선 연동으로 보완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 가격의 제품에 LCD가 달려있지 않은 것도 아쉬워할 소비자들이 제법 있을 것이다. 물론, 블랙박스 본연의 성능만으로 따지면 2014년 2월 현재 팔리는 제품 중에서도 오토캡슐 AW2는 최상급이 분명하다. 이 이유만으로도 비싼 값을 받을 만은 하지만, 이 점을 소비자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선 마케팅 측면에서 제법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