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기 세계 1위 티피링크, "기가 와이파이로 한국시장 공략"
해외에서는 그야말로 '잘 나가는'데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시장에선 인지도가 미약한 기업이 제법 있다. 특히 중국이나 대만 쪽의 기업 중에 이런 경우가 많은데, 세계 무선 공유기 시장 1위 기업인 중국의 티피링크(TP-LINK)도 그 중의 하나다.
이런 티피링크가 작년부터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최근 들어 보급이 본격화 되고 있는 802.11ac 규격의 무선 제품이 공략의 핵심이다. 802.11ac는 이른바 ‘기가 와이파이’라 불리는 고속 무선랜 규격으로, 기존의 802.11n 규격에 비해 2~3배 이상의 통신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19일, 티피링크는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802.11ac 기술이 적용된 듀얼밴드 기가비트 유무선 공유기인 'N1750 아처(Archer) C7 2.0'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세계 시장 점유율 41%의 티피링크, 한국 공략 본격화
이번에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는 티피링크의 저스틴 투(Justin Tu) 해외사업부 담당이사는 "1997년 최초의 1세대 와이파이 규격인 802.11 규격이 발표된 1997년부터 티피링크는 제품울 내놓아 지금에 이르렀다"며, 티피링크가 16년간 무선랜 시장을 꾸준히 이끌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국, 미국, 독일, 러시아 등의 유무선 공유기 시장에서 티피링크의 제품이 항상 최상위권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작년 전세계 유무선 공유기 시장에서 41%를 차지, 2위인 넷기어, 3위인 디링크, 그리고 4위인 링크시스 등을 압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2.4Ghz / 5Ghz 지원하는 기가 와이파이 공유기, N1750 아처 C7 2.0
이날 소개된 N1750 아처 C7 2.0은 기존의 아처 C7를 업그레이드 한 것으로, 퀄컴의 700MHz 네트워크 칩셋인 아데로스(Atheros) 프로세서와 128MB의 DRAM, 그리고 16MB의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했다. 그리고 2.4Ghz 대역의 내장 안테나(4.5dBi) 3개, 그리고 5Ghz 대역의 외장 안테나(5dBi) 3개를 갖추고 있다. 2.4Ghz 대역에서는 최대 450Mbps, 5Ghz 대역에서는 최대 1,300Mbps를 지원, 이론상 합계 1,750Mbps의 대역폭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이는 이론상의 최대 수치이기 때문에 실제 사용시에는 다소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날 티피링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자체 테스트(올리기 / 내리기)에서 2.4Ghz에서 261.761 / 245.200Mbps, 5Ghz에서는 692.480 / 698.867Mbps를 기록, 합계 954.241 / 944.067Mbps의 속도를 실현했다고 한다.
다만, 합계 대역폭을 강조하는 것은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이라는 점을 염두하자. 2.4Ghz와 5Ghz를 동시에 접속할 순 없으므로 사용자들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2.4Ghz는 속도가 다소 느린 대신 장애물에 강하고 접속 범위가 넓은 장점이 있는 반면, 5Ghz는 장애물에 다소 취약하지만 원활히 접속한 경우 훨씬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기존의 무선 단말기 및 공유기들이 2.4Ghz에 지나치게 몰려있는 관계로, 실제 신호간섭의 우려는 5Ghz가 훨씬 적다. 때문에 최근 나오는 무선 관련 제품들은 5Ghz에서 고성능을 발휘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부가기능은 물론, 공격적인 가격정책까지 더했다
그 외에 N1750 아처 C7 2.0은 기가비트 접속이 가능한 4개의 유선랜 접속 포트를 갖추고 있어 유선환경에서도 고속 인터넷이 가능하며, 저장장치나 프린터의 연결이 가능한 2개의 USB 포트를 갖추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특히 USB 포트에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를 접속하면 네트워크를 통해 여러 대의 단말기에서 파일을 공유할 수 있으며, 프린터를 연결하면 역시 마찬가지로 복수의 PC에서 프린터 공유가 가능하다.
끝으로, 티피링크는 한국시장에 대해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소개된 N1750 아처 C7 2.0 제품의 경우, 독일 시장에선 99 유로(약 15만 9,000 원), 미국 시장에선 99 달러(약 10만 6,000 원)에 판매되는 등 고가를 형성하고 있지만, 한국에선 9만 9,000 원에 출시한다고 한다. 그리고 시중에선 정가보다 싸게 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이날 티피링크는 상당히 큰 규모로 행사를 개최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현재 한국 시장에는 값싼 저가형 공유기들이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신기술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이 불만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신 무선 통신 기술과 고성능 칩셋을 탑재한 티피링크의 신제품에 한국 소비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티피링크의 한국 시장 공략에는 몇 가지 난점도 없지 않다. 세계 시장 1위의 기업이라고는 하지만 한국 시장 진출이 너무 늦은 것도 사실이며, 중국 업체에 가지는 한국 소비자들의 편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티피링크 관계자는 "OEM에 주력하는 다수 경쟁사와 달리 티피링크는 퀄컴, 브로드컴과 같은 유수의 업체와 협력관계를 맺고 자체적인 기술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강점"이라며, "한국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때까지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참고로 티피링크는 중국시장에선 24시간, 365일 운영하는 고객지원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한국에는 이 정도의 사후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진 않지만, 2년의 무상 A/S 기간을 지원하며, 향후 고객 수가 늘어난다면 중국과 대등한 수준의 지원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