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똑" 두드리면 열리는 LG G프로2
최신 스마트폰이 등장할 시기가 또 다시 찾아왔다. 선수는 LG전자가 쳤다. LG전자는 13일 여의도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올해 상반기 주력 스마트폰 'LG G프로2'를 공개했다. G프로2는지난해 하반기 발매된 LG G2를 패블릿(5~6인치 대형 스마트폰)으로 바꾼 스마트폰이다. 외형, 성능, 기능 모든 면에서 G2와 유사하다.
"똑똑" 화면을 두드리면 열린다
G프로2의 핵심 기능은 새로운 보안 기능 '노크 코드'다. 노크 코드는 화면을 두번 두드려 스마트폰을 깨우는 '노크 온'을 한층 발전시킨 기능이다. 노크 코드를 설정하면 화면을 정해둔 순서로 두드리기 전까지 화면 잠금이 풀리지 않는다. 암호, 패턴 잠금, 지문 인식처럼 스마트폰 속 내용을 지키는 보안 기능인 셈이다.
화면이 꺼져 있어도 화면을 순서대로 두드리면 화면이 켜지고 화면 잠금이 풀린다. 전원 버튼을 누른 후(1단계) 암호를 입력해야 했던(2단계) 기존 방식을 하나로 합쳤다. 때문에 보안성을 유지하면서 편리하게 화면을 켜고 끌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대한민국 스마트폰 사용자는 5분 40초에 한 번씩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 보고 있다"며, "스마트폰 화면을 편리하게 켜면서 보안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했고, 그 결과 노크 코드를 고안해낼 수 있었다"고 자신했다.
노크 코드의 입력 패턴은 2자리에서 8자리까지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설정할 수 있다. 이 때 경우의 수는 8만 가지에 이른다. 안전함이 패턴 잠금 못지 않다.
화질과 카메라에 주목
G프로2는 화질과 카메라도 한층 발전했다. 크기 5.9인치, 해상도 풀HD(1,920x1,080), 선명도 373ppi의 광시야각 IPS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제품 크기는 전작 '옵티머스G 프로'와 유사하지만, 화면 크기는 0.4인치 늘어났다. 때문에 전체 제품 크기에서 화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77%에 이른다. 타사의 스마트폰은 제품 크기에서 화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65~70% 내외다.
이처럼 제품 크기를 유지하면서 화면 크기를 향상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제로 이너 베젤(Zero Inner Bezel)' 기술에 있다. 스마트폰 화면 외곽을 살펴보면 살짝 검은 테두리가 존재한다. 이 부분이 바로 스마트폰 화면을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이너 베젤이다. 기존 LG전자 스마트폰은 이 부분이 상당히 두꺼워 화면을 꺼놓으면 실제 화면 크기보다 화면이 더 커보이는 착시효과를 일으켰다. 사용자들은 이 현상을 비꼬는 의미에서 '구라 베젤'이라고 칭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구라 베젤은 없다. G프로2의 이너 베젤은 1mm보다도 얇은 0.4mm에 불과하다. 현장에서 하얀색 모델을 가져다 놓고 유심히 쳐다봤지만 이너 베젤을 느끼지 못했다.
화면의 선명함과 밝기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흠잡을 데가 없다. 현존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라고 평가할 만하다. LG전자 관계자는 "G프로2의 디스플레이는 경쟁사와 달리 RGB 픽셀 방식을 채택해 더욱 선명하다"고 강조했다. 펜타일 픽셀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4, 갤럭시노트3를 겨냥한 발언이다.
카메라 기능도 인상적이다. 후면 1,300만 화소 전면 21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후면 카메라에는 'OIS 플러스(Optical image stabilization, 광학손떨림 보정)'라는 최신 손떨림 보정 기능이 추가됐다. 이 기능은 카메라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도 사진의 흔들림을 보정해, 어두운 곳에서 촬영하거나 수전증이 심한 사용자가 사진을 찍어도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동영상 촬영 기능도 강화했다. 기존 LG전자 스마트폰은 풀HD 해상도 동영상만 촬영할 수 있었지만, G프로2는 UHD(3,840x2,160) 해상도 동영상도 촬영할 수 있다. 해상도를 HD급으로 낮추면 120프레임의 매우 부드러운 영상도 촬영할 수 있다.
촬영 관련 기능도 여럿 품고있다. 20장의 사진을 연속으로 촬영해 동영상처럼 보여주는 '버스트샷', 초점 위치를 다르게 잡은 사진을 여러장 촬영해 초점이 빗나가는 현상을 방지하는 '매직 포커스', 전면 LCD 화면을 조명으로 사용해 밝고 화사한 셀카를 촬영할 수 있는 'LCD 플래시 전면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
화질과 카메라 뿐만 아니라 음질도 향상시켰다. 출력 1W의 외장 스테레오 스피커를 채택해(국내 스마트폰 가운데 최대 출력이다) 헤드폰을 연결하지 않아도 크고 실감나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G 시리즈의 특징인 무손실 압축 음원(24bit 192kHz FLAC) 재생 기능도 건재하다.
UI 발전도 눈에 띄어
사용자 환경(UI)도 5.9인치 대화면에 걸맞게 발전시켰다. 화면을 상하 2개로 나눠 2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듀얼 브라우저' 기능과 전체 화면 크기를 한손으로 조작할 수 있을 만큼 작게 줄여주는 '미니 뷰' 기능을 추가했다. 특히 듀얼 브라우저는 사용법도 쉽고 간단해 인상적이었다. 하나의 앱을 실행한 상태로 취소 버튼을 1초 이상 누르고 있으면 두 번째로 실행할 앱 목록이 나타난다. 여기서 앱을 고르면 두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기존 LG 스마트폰은 두 앱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동영상(DMB 포함) 앱이어야 했지만, 듀얼 브라우저는 앱의 종류에 관계 없이 모두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한 '콘텐츠 잠금' 기능도 추가됐다. 사용자가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사진, 동영상 등을 선택한 후 잠궈두면 다른 사람은 비밀번호를 입력하기 전까지 해당 파일을 열람할 수 없다. 잠궈둔 파일은 검색으로도 찾을 수 없다. G2에 탑재돼 호평받은 '게스트 모드'도 건재하다.
디자인과 성능은 G2와 대동소이
G프로2의 디자인은 G2에서 크기만 늘려놓은 것처럼 생겼다. G2의 특징인 '후면 전원, 음량 조절 버튼'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사용자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후면 버튼은 사용자의 손가락 움직임을 고려한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이라며, "한 번 접해보면 누구라도 빠져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성능 역시 G2와 유사하다. 퀄컴 스냅드래곤800 쿼드코어 프로세서(2.26GHz), 3GB 메모리, 32GB 저장공간, 마이크로SD 카드 슬롯, 3,200mAh 용량의 탈착식 배터리, 블루투스4.0, TDMB 등을 채택했다. 제품 무게는 172g이며, 색상은 하얀색, 검은색, 회색 등 세 가지다. 아쉽게도 USB 3.0은 지원하지 않는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4 '킷캣'이다.
버튼 배치도 외장 버튼을 채택했던 옵티머스G 프로와 달리 G2처럼 온스크린 버튼(화면 속 버튼)을 채택했다. G2와 패밀리 룩을 완성하기 위해서다. 메뉴, 홈, 취소, 멀티태스킹 버튼 배치는 G2처럼 사용자 취향에 맞춰 변경할 수 있다.
2월 말 이동통신 3사를 통해 국내 출시되며, 광대역 LTE와 LTE-A를 지원한다. 출고가는 아직 미정이다.
LG전자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답, G프로2
G프로2는 현재 LG전자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답이다. 구글이 전담하는 운영체제, 다른 곳과 별 다를 게 없는 UI 등과 달리 화질, 카메라, 배터리는 LG전자가 직접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 계열사 덕분이다. 때문에 LG전자는 자신있는 부분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카메라 성능을 크게 개선하고, 화질을 강조했다. LG G플렉스 때와는 달리 배터리를 강조하진 않았지만, 3,200mAh의 착탈식 배터리는 분명 눈여겨 볼 만하다.
노크 코드도 흥미롭다. 생체인식(지문, 홍채)을 활용해 스마트폰 보안을 강화하려는 경쟁사에 새로운 UI로 대응했다. (유용함과 별개로) 참신한 아이디어인 것만은 분명하다. 화질과 카메라 그리고 노크 코드를 사용자에게 얼마나 알릴 수 있을까. 여기에 G프로2의 성패와 LG전자 모바일 사업부의 미래가 달려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