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IT이슈(1.27-2.2) - 갤S5, 24일에 만나요
1. 레노버, 모토로라 인수로 스마트폰 3위에 오르다
구글조차 모토로라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나? 지난 29일(현지 시각) 레노버가 구글로부터 모토로라를 한화 약 3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29억 1,000만 달러(한화 약 3조 1,000억 원). 모토로라의 높았던 위상을 생각하면 눈물 날만큼 저렴하다. 구글이 팔지 않은 특허의 가치와 홈 사업부 매각 금액을 더하면 구글의 손해는 조금 줄어들지만, 그래도 이는 구글이 모토로라를 사들였던 125억 달러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활용하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모토로라를 인수한 후 '모토X' 등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했으나 시장 반응은 냉혹했다. 구글과 모토로라의 텃밭인 미국에서조차 판매량은 겨우 50만 대에 그친 것이 그 증거. 그나마 국내 알뜰폰 시장에도 얼굴을 내비친 보급형 스마트폰 '모토G'만 조금의 박수를 받았을 뿐.
아무래도 구글은 모토로라를 키우기보단 삼성전자, LG전자, 에이수스(ASUS) 등과 넥서스 시리즈 등 레퍼런스(기준) 제품을 내놓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느꼈나 보다. 이들은 이미 많은 것을 일궈놓아 실패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다만, 구글은 모토로라의 특허 1만 7,000여 건은 매각하지 않고 챙겨 앞으로의 특허 싸움에도 대비했다.
모토로라를 사들임으로써 세계 PC 업계 1위인 레노버는 전세계 스마트폰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사실 레노버는 국내 시장에선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이지만, 세계 PC 판매량 1위인 중국 기업이다. 사업 수완도 좋은 편이라 IBM으로부터 '씽크패드'를 인수한 후 잘 키워가고 있고, 분기마다 1억 달러 이상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레노버가 이번 모토로라 인수로 가져오는 것은 경영권, 지분, 생산 시설 등이다. 구글이 보유하는 모토로라의 특허는 라이선스 방식으로 이용할 예정이다.
다만, 재미있게도 시장 전문가들은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사들인 것이 바보 같은 실수라고 생각한 듯싶다.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한 직후 홍콩 주식 시장에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월스트리트저널 켄 휘 제프리 분석가는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올바른 선택이었으나, 앞으로 수년간 레노버의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레노버는 모토로라 인수 때문에 앞으로 판매량을 두 배로 늘려야 수지를 맞출 수 있다"고 밝혔다.
2. 삼성, 구글과 상호 특허 계약
삼성전자와 구글, HW제왕과 SW제왕이 안드로이드 부흥을 위해 손을 잡았다. 지난 27일, 양사는 상호 특허 계약을 맺어 각자가 보유한 특허를 모두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상호 특허 계약은 자회사까지 포함하므로 양사가 활용할 수 있는 특허는 엄청나게 확대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구글이 레노버에 넘기지 않은 모토로라의 특허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상호 특허 계약 체결로 애플은 골치 아픈 두 기업의 협공을 맞닥뜨리게 됐다.
3. 삼성, 에릭슨과도 상호 특허 계약
어제의 적군이 오늘의 아군이 되기도 하나? 삼성전자와 에릭슨을 보면 그런 것 같다. 1년 2개월여간 특허권 소송을 벌이던 양사는 지난 27일(현지 시각) 소송을 취하하고 상호 특허 계약을 맺었다. 에릭슨은 이번 상호 특허 계약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42억 크로나(한화 약 7,061억 원), 순이익이 33억 크로나(5,548억 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4. KT, 본격적인 '황창규'식 경영 시작
황창규 회장이 드디어 KT의 수장 자리에 앉았다. 지난 27일,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된 것. '황의 법칙'으로 저명한 황창규 회장은 전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바 있다. KT는 황창규 회장이 삼성전자의 혁신과 활력을 KT에 불어넣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경영 철학을 황창규 회장이 이어받았는지 KT에서 대대적인 개편의 조짐이 보인다. 황창규 회장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며 재무실장에 삼성전자 출신 임원을 임명했다.
5. 삼성, 갤S5 언팩 행사 초대장 발송
모아보니 삼성전자 관련 소식이 풍년이다. 삼성전자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에 대한 추측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지난 4일 자사 제품의 언팩 행사를 연다는 초청장을 배포했다. 지난 2009년부터 삼성전자는 언팩 행사를 통해 갤럭시S 시리즈, 갤럭시노트 시리즈, 갤럭시 기어 등 전략 제품을 공개해 왔다.
삼성전자가 공개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모두가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번 언팩 행사의 주인공이 갤럭시S5라는 것 말이다. 초청장 어디에도 '갤럭시'라는 말은 없지만 'UNPACKED 5'라는 문구에서 갤럭시S5를 유추할 수 있다. 거기다 이제 갤럭시S5가 나올만한 때가 되지 않았는가.
이번 초청장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모바일 기술 전시회 'MWC 2014'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오는 24일 언팩 행사를 연다. MWC같은 대형 행사와 비슷한 시기와 장소에서 언팩 행사를 따로 열면 대형 행사를 찾은 취재진과 관람객들의 관심을 자사 제품으로 온전히 끌어올 수 있다. 갤럭시S5에 홍채나 지문 인식 기능이 들어있을지 기대된다.
6. LG 휴대폰 4분기 적자
LG전자의 우울한 소식이다. G2, G프로, 뷰3 등 전략 스마트폰이 지난 4분기 꽤 선전했음에도 LG전자MC 사업본부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3분기에 이은 연이은 적자다. 가장 큰 요인으로 과다한 마케팅 비용 투입이 꼽혔다.
LG전자는 MC 사업본부가 매출 3조 5,915억 원, 영업손실 434억 원을 냈다고 지난 1월 27일 밝혔다. 그나마 3분기보다 매출은 18% 늘고 적자는 46% 줄었지만 그래도 적자는 적자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G프로2를 출시하고, 하반기 G3를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한편, 가뜩이나 상황이 좋지 못한 LG전자는 삼성전자, 애플뿐 아니라 레노보라는 강력한 적수까지 상대하게 됐다. 삼성전자가 업계 3위를 차지하려면 좀 더 노력해야겠다.
7. 리니지 복제 사태, 결국 22일로 시간을 되돌리다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서 게임 화폐와 아이템 복제 버그가 생겨 논란이 일었다. '현질(현금 결제)'한 사람은 울고, 모르고 복제를 놓친 사람은 안타까웠을 사태였다. 지난 1월 28일, 엔씨소프트는 게임 서버 중 하나인 오크 서버에서 복제 버그가 발생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리니지 관련 커뮤니티에 따르면, 이번 복제 사태는 지난 1월 4일 처음 발생했고 23일부터 많은 이용자가 복제에 나섰다. '특수 창고'에 아이템을 넣으면 지연 현상이 일어나면서 해당 아이템의 복제품이 생겼다. 아이템을 판매하려고 '판매' 버튼을 눌러도 아이템은 그대로 있고 게임 화폐만 늘었다.
지난 1월 27일이 되어서야 엔씨소프트는 이번 사태를 파악했고 28일이 되어서야 진화에 나섰다. 복제된 것으로 파악되는 화폐와 아이템을 원상 복구시키던 중 몇몇 이용자가 복제한 화폐와 아이템으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벌어들였다는 주장도 관련 게시판에서 제기되었다.
결국 엔씨소프트는 복제 시도가 급격하게 증가하기 이전인 22일로 오크 서버의 게임 정보를 되돌리기로(백서버) 결정했다. 이로써 오크 서버의 모든 게임 정보는 지난 1월 22일 3시 기준으로 복구됐다. 복제 사태는 이로써 일단락되겠지만, 결국 23일 이후 복제와 관계 없이 좋은 성과를 낸 이용자들은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