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20만 원 이하 중고폰 고르기, 도와주세요!

김영우 pengo@itdonga.com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특정 독자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 주에는 중고 스마트폰의 선택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는 '98droid02'님의 질문입니다. 모두들 최신폰만 찾는 와중인데 참으로 알뜰한 분이시네요. 보내주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IT동아의 기사를 애독중인 사람입니다.

얼마 전까지 갤럭시노트2(KT)를 쓰다가 그만 택시에서 분실해서 새 폰을 장만하려고 합니다. 산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너무 속상하네요. 다른 통신로 번호이동을 할까 생각도 해봤는데 위약금 문제도 있고 해서 그냥 중고 공기계를 구해서 유심만 꽂아 쓰려고요.

그런데 사실 제가 폰의 사양 같은 거 잘 모릅니다. 근데 다들 많이 쓰는 갤럭시나 아이폰 중에 중고 싼 게 있으면 사려고 했는데 이 물건들이 중고가격이 너무 세네요. 그렇다고 다른 회사 거 쓰려고 해도 성능에 문제가 있을 거 같아서 손이 잘 안가네요. 추천해주실 만한 쓸만한 중고폰이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웬만한 앱은 버벅거림 없이 돌릴 수 있으면서 20만원 이하로 살 수 있는 중고폰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 공짜로 최신폰 주면서 위약금까지 다 대납해준다는 전화도 많이 오는데 그냥 그런 거 타도 괜찮을까요? 도움을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IT동아 김영우 기자입니다.

일단 귀중한 폰의 분실에 애도를 표합니다. 특히 택시에서 잃어버렸다면 되찾을 가망이 거의 없습니다. 전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상당수 택시기사들이 그런 분실폰을 업자들에게 팔아서 부수익을 챙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SKT나 KT용 단말기라면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도 무리 없이 주파수가 호환되기 때문에 수출 업자들이 선호하는 물건이기도 하고요. 경찰이나 통신사에 분실 신고는 해야 하겠습니다만, 너무 큰 기대는 안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선 새 폰이 필요 하실 텐데 비용 지출을 최소화 하시고자 한다면 중고 공기계를 저렴하게 구해서 쓰시는 게 좋은 생각입니다. 물론 번호이동을 해서 새로 구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러자면 가입비도 내야하고 약정도 새로 맺어야하는데다 기존 단말기의 남은 할부금도 지원을 못 받으니까요.

그리고 '최신폰 공짜'나 '위약금 대납' 같은 문구에는 그냥 신경을 끊으시는 게 좋아요. 솔직히 세상에 공짜란 없습니다. 저런 조건을 내세우는 텔레마케터들은 대부분 매우 긴 약정기간에 출고가에 육박하는 비싼 할부원금이 매겨진다는 것을 숨기기 마련입니다.

만약 저런 전화를 받으면 할부원금과 약정기간이 얼마나 되는 지나 꼭 물어보세요. 십중팔구는 대답을 잘 안 해주려 하다가 아마 '약정기간 36개월에 할부원금은 90만원인데 이런 건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고객님'이라고 할 거에요. 그럴 때는 그냥 '수고하세요 바이바이' 라고 대답해 주시면 됩니다.

아무튼 중고폰을 구하시려 한다면 일단 어디서 파는지부터 알아야겠죠?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http://cafe.naver.com/joonggonara/) 같은 중고품 거래 전문 카페, 혹은 뽐뿌(http://www.ppomppu.co.kr/) 같은 쇼핑정보공유 커뮤니티, 그도 아니라면 세티즌(http://www.cetizen.com) 같은 휴대전화 정보 사이트에서 중고폰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어지간한 중고폰은 위와 같은 곳에서 다 구할 수 있다고 보시면 되지요.

그렇다면 다음은 어떤 모델을 사야 하는지가 관건이겠죠? 요즘 많이 쓰는 대부분의 앱을 무리 없이 구동하려면 일단 사양이 너무 떨어지면 곤란할 것 같네요. 프로세서라면 쿼드코어급이면 더할 나위 없겠고 최소한 듀얼코어급은 되어야 하겠네요. 메모리(램)는 되도록 2GB 이상, 최소 1GB를 갖춘 모델을 고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최근 출시되는 앱, 특히 게임 앱들은 HD급 이상의 디스플레이에서 최적의 화면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화면 해상도 1,280 x 720 이상을 지원하는 중고폰을 구하시는 것이 좋겠네요. '이런 고사양 단말기의 중고품을 싸게 구할 수 있냐?'라고 되물으실지도 모르겠는데, 요즘 워낙 제품 교체 주기가 짧아져서 의외로 이런 제품의 물량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신모드의 경우는 3G 모델은 당연히 구매 목록에서 제외하셔야 하고, LTE 지원 모델을 고르셔야 하겠죠? 그 중에서도 고속 통신이 가능한 광대역 LTE까지 지원하는 모델이라면 금상첨화고요. 참고로 KT의 경우는 모든 LTE 모델이 광대역을 지원합니다만, SKT는 2012년 중순 이후에 나온 모델들(갤럭시S3, 베가R3 등)이 광대역을 지원합니다. LG유플러스는 LTE-A 서비스 실시 이전에 나온 대부분의 기존 LTE단말기가 광대역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보시면 되고요. 이 점은 그냥 참고만 하십시오.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LTE 서비스 실시 초기, 즉 2011년 중순~2012년 초 사이에 출시된 LTE 단말기의 중고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3G에서 LTE로의 과도기에 나온 제품들이죠, 이런 1세대 LTE 단말기들은 대부분 LTE모뎀과 프로세서를 별도의 칩으로 탑재하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상당히 심합니다. 이 점 역시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위와 같은 사항을 인지하셨다면 싸면서 최신폰 못잖은 좋은 중고폰을 고르실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질문자님과 같이 내부 사양을 전혀 보실 줄 모르시는 분이라면 위와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구체적인 모델명을 가르쳐 드리는 것이 좋겠네요. 특정 회사의 특정 모델을 추천하는 것이 약간 맘에 걸리긴 하지만 이해해 주세요. 20만 원 이하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중고 스마트폰 중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추천할만한 제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팬택 베가R3

베가R3
베가R3

2012년 중순에 출시된 제품입니다. 중고시세는 10만 원대 중반에 형성되어있지요. 하지만 시세에 비해 사양은 최고급입니다.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2GB의 메모리, 여기에 5.3인치의 HD급 디스플레이까지 갖추고 있으니까요. 배터리 용량도 2,600mAh로 넉넉한 편입니다. 판매량도 상당했기 때문에 중고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참고로 화이트와 블랙, 두 가지 컬러가 있는데, 화이트 모델이 블랙 모델보다 두께가 약간 더 두껍습니다. 이 때문에 화이트 모델은 일부 폰케이스가 잘 맞지 않으니 유의하세요.

LG전자 옵티머스G

LG전자 옵티머스G
LG전자 옵티머스G

베가 R3와 마찬가지로 2012년 9월에 나온 제품이지요. 이른바 '회장님폰'으로 불리기도 한 모델입니다. 중고 시세는 10만 원대 중~후반 사이입니다. 당시 LG전자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다고 평가 받기도 한 제품이라 최근 팔리는 스마트폰 못잖은 좋은 사양을 갖췄습니다.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2GB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고요, 화면 크기도 4.7인치로 비교적 아담하고 제품 두께도 8.45mm로 얇은 것이 매력입니다. 약간 맘에 걸리는 점이라면 배터리가 본체 내장형이라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네요. 외부 활동이 많은 분이라면 구매 전에 좀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LG전자 옵티머스뷰2

LG전자 옵티머스뷰2
LG전자 옵티머스뷰2

2012년 9월에 출시되었습니다. 넓은 화면을 좋아하시는 분에게 추천할만한 모델입니다. 화면 크기는 일단 5인치지만, 화면의 가로세로비율이 정사각형에 가까운 4:3이라 체감적인 화면 크기는 6인치급 스마트폰에 맞먹습니다. 프로세서는 듀얼코어급으로 평범하지만 메모리가 2GB로 넉넉해서 어지간한 앱은 버벅임 없이 구동됩니다. 전작인 옵티머스뷰에 비해 배터리 효율이 크게 향상된 점도 장점이고요. 중고 시세는 10만 원대 중반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4:3 화면비가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이지만, 사용자에 따라 거부감을 느낄 수 있으니 구매 전에 꼭 제품의 디자인을 자세히 확인하세요. 한 번 만져 볼 기회가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삼성전자 갤럭시S2 HD LTE

삼성전자 갤럭시S2 HD LTE
삼성전자 갤럭시S2 HD LTE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초기형 LTE폰 중에는 문제가 있는 제품이 제법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나마 그 중에서도 그나마 2011년 10월에 출시된 갤럭시S2 HD LTE는 제법 양호한 모델이었죠. 배터리 용량을 보강해서 다른 초기형 LTE폰과 차별화를 했고, HD급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어서 지금 봐도 '화면발'이 나쁘지 않습니다. 듀얼코어급 프로세서에 1GB 메모리를 갖추고 있어 지금 기준에서 그다지 고사양은 아닙니다만, 삼성폰 치고는 비교적 저렴한 10만 원 남짓에 중고를 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참고로 이름이 비슷한 '갤럭시S2 LTE'와는 전혀 다른 모델입니다.

KT테크 테이크LTE

KT테크 테이크LTE
KT테크 테이크LTE

지금은 사업을 접은 KT테크에서 2012년 6월에 출시한 제품입니다. 철수한 회사의 물건을 추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 제품은 좀 예외로 두고 싶네요. 그다지 많이 팔린 제품은 아니지만 제품의 전반적인 완성도는 상당히 높습니다.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1GB 메모리를 갖추고 있는데, 여느 초기형 LTE폰과 달리 4세대 퀄컴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어 체감 성능이 좋습니다. HD급 디스플레이도 탑재하고 있으며, 젤리빈 운영체제로 업데이트도 제공하고요. 무엇보다 중고가격이 매우 쌉니다! 불과 5만 원 남짓에 구할 수 있지요. ‘가성비’를 무엇보다 중시한다면 고려해 볼만한 제품입니다. 다만 카메라 화질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고 제조사의 향후 지원을 그다지 기대할 수 없는 점을 기억해 두세요.

그 외에 참고할 점

이 외에도 저렴한 중고 시세에 비해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는 제품이라면 LG전자의 옵티머스LTE2나 팬택의 베가S5, 삼성전자의 갤럭시 R스타일 같은 제품도 있습니다. 다만 옵티머스LTE2나 베가S5의 경우는 일부 제품의 오류가 보고된바 있으며(나중에 업데이트로 고쳐졌다고는 합니다만...), 갤럭시 R스타일은 최적화가 잘 된 편이지만 사양에 비하면 시세가 살짝 높은 편이라 '강추'까지는 아닙니다.

그리고 삼성이나 애플 제품은 출시 시기나 사양에 비해 중고 시세가 제법 높게 형성되어 있는 편입니다. 출고가가 비슷한 타사 제품에 비해 중고 시세가 떨어지는 속도도 느리지요. 아무래도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이니까요. 반대로 LG전자나 팬택의 제품은 시세 대비 고사양의 중고품을 구할 수 있지요. 사실 2012년 중후반 이후에 나온 스마트폰들은 품질이 상향 평준화 되어서 어떤 브랜드 제품이라도 ‘몹쓸 물건’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중고폰을 구매하실 때는 해당 물건이 정상 해지된 제품인지도 꼭 판매자에게 확인하도록 하세요. 정상 해지가 되지 않은 제품이라도 새로 유심을 꽂아 사용할 수는 있지만, 단말기의 명의를 새로운 사용자에게 온전하게 옮기는 일반기변(확정기변이라고도 합니다)이 되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사항들을 참고하시어 만족스러운 중고폰 구매를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김영우 기자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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