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 개인 트레이너를 표방한다" 핏비트 출시
2013년 1월 22일, 웨어러블 기기 전문 기업 핏비트(fitbit)가 국내 출시를 시작했다. 핏비트처럼 전세계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이미 검증 과정을 거친 기업의 본격적인 국내 공략은 이번이 처음이다. 핏비트가 밝힌 북미 웨어러블 헬스/피트니스 기기 시장 점유율은 77%. 상당한 수치다. 기자간담회 준비와 규모 등을 살펴볼 때, 국내 시장 공략에 기울이는 노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글쎄. 이미 선보인 나이키 퓨얼밴드, 아디다스 마이코치, 조본 업, 미스핏 샤인 등 기존 웨어러블 피트니스 기기 제조사는 조금 더 긴장해야 하지 않을까.
핏비트의 강점은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대한 이해다. 사실 웨어러블 기기는 상당히 많은 것을 포괄한다. 구글 글라스와 같은 스마트 안경을 포함해 스마트 시계, 손목형 피트니스 밴드 등 모든 것을 웨어러블 기기라고 칭한다. 때문에 집중할 수 있는 한가지 분야를 정하고, 해당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먼저 쌓아야 한다. 그게 첫번째다.
오늘 핏비트가 국내 시장에 선보인 제품은 총 5가지다. 손목에 착용하는 밴드 형태의 핏비트 플렉스(flex)와 핏비트 포스(force)를 비롯해 옷, 벨트 등에 착용할 수 있는 핏비트 원(one), 핏비트 집(zip)이 있다. 나머지 1가지 제품은 체중계 핏비트 아리아(aria)다. 체중뿐만 아니라 체지방률, 체질량지수(BMI) 등을 측정할 수 있으며, 다른 핏비트 제품 처럼 전용 앱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즉, 헬스와 피트니스에 집중하고 그에 맞는 웨어러블 기기 및 앱세서리(앱+액세서리)를 선보이겠다는 것이 핏비트의 주요 전략이다.
핏비트는 "하나의 제품이 모두에게 적합할 수 없다"는 철학을 내세운다. 사용자 각각의 욕구와 선호에 맞춘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선보인다. 특히, iOS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함께 지원한다. 기존 웨어러블 기기 대부분은 iOS를 우선했다. 전세계 시장 특히,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서다. 안드로이드는 워낙 스마트폰, 태블릿PC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각각의 기기에 맞춰 최적화하는 과정이 번거롭다. 핏비트의 iOS, 안드로이드 동시 지원은 분명 큰 강점이다.
핏비트 우디 스칼(Woody Scal) 최고수익책임자(CRO)는 "핏비트의 전제품은 삼성전자 갤럭시S4와 S3, 갤럭시노트2와 노트3, 노트10.1을 비롯해 LG G2, HTC 원, 모토로라 드로이드, 모토X, 넥서스 4, 5, 7 등 최신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를 포함해 총 17종의 안드로이드 기기를 지원한다.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등도 당연히 지원한다"라며, "핏비트 전용 앱은 작년 12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헬스/피트니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앞으로도 앱 업데이트 및 지원 기기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웨어러블 피트니스 기기 입문자를 위한 핏비트 집과 원
핏비트 집과 원은 웨어러블 기기를 처음 사용하는 입문자용 기기다. 클립형 웨어러블 기기로 옷이나 속옷, 벨트 등에 걸어서 사용할 수 있다. 핏비트 집은 하루 동안 걸음 수, 이동 거리, 칼로리 소모량 등을 측정한다. 활동량에 따라 작은 LCD 화면 속 표정이 변한다. 찡그리고 있으면 좀 더 뛰고, 웃고 있으면 잘 했다는 표현이다. 블루투스 4.0로 연결해 모바일 기기로 모든 정보를 동기화할 수 있다.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교체용 배터리를 사용하며, 생활 방수 기능도 지원한다. 제품은 라임, 차콜, 마젠타, 블루 등 총 4가지 색상으로 출시하며 제품 가격은 7만 9,000원이다.
핏비트 원은 핏비트 집에 조금 기능을 더 추가한 제품이다. 마찬가지로 클립형 제품이며, 용도와 기능 등은 거의 유사하다. 다만 핏비트 원은 표정으로 활동량을 표시하지만, 핏비트 집은 화면 속에 꽃 아이콘이 점점 자라나 활동량을 표시한다. 수면 시간과 수면 효율도 측정한다. 배터리는 충전식이며, 완충 시 7~1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블랙, 버건디 색상으로 선보이며 제품 가격은 13만 9,000원이다.
손목 밴드형 기기, 핏비트 플렉스와 포스
핏비트 플렉스와 핏비트 포스는 기존 손목 밴드형 웨어러블 기기와 거의 같은 디자인이다. 기능은 앞서 언급한 두 제품과 거의 같다. 아니, 몇몇 기능이나 성능이 더 높다. 핏비트 플렉스는 활동량 측정을 비롯해 수면 시간, 수면의 효율, 수면 도중 깨어난 횟수와 시간, 뒤척인 횟수 등을 모두 체크한다. 또한, 아침에는 진동으로 깨워준다. 제품 위에 있는 5개의 LED 불빛으로 설정한 활동량 목표의 달성률도 표시한다. 제품은 블랙, 슬레이트 색상으로 출시하며, 탈부착할 수 밴드로 색상을 바꿀 수도 있다. 배터리는 충전식이며, 완충 시 5~7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제품 가격은 13만 9,000원이다. 핏비트는 국내 출시를 기념해 라인 또는 오렌지 밴드를 추가로 구성한 한정 제품도 선보인다.
핏비트 포스는 오늘 선보인 웨어러블 기기 중 가장 높은 성능과 지능을 지원하는 제품이다. 사용자가 얼마나 걷고, 얼마나 많은 계단을 오르고 내렸으며, 얼마나 칼로리를 소모했는지 등을 체크한다. 수면 상태도 마찬가지로 체크한다. 또한, 제품에 OLED를 탑재해 실시간으로 측정한 정보를 표시하며, 추후 사용자 스마트폰에 걸려 온 발신번호를 표시하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제품은 블랙과 슬레이트 두 가지 색상으로 선보인다. 배터리는 충전식으로, 완충 시 7~1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국내 출시는 2월 예정이며, 가격은 17만 9,000원이다.
와이파이 스마트 체중계, 핏비트 아리아
핏비트 아리아는 체중, 체지방률, 체질량지수 등을 측성할 수 있으며, 해당 데이터를 앱과 연동해 장기적인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른바 앱세서리다. 손목형 밴드나 스마트 시계, 스마트 안경 등이 시장에 등장하기 전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먼저 주목 받은 제품이 앱세서리다. 핏비트 아리아는 블랙과 화이트로 선보이며, 배터리는 교체식으로 4~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제품 가격은 17만 9,000원이다.
웨어러블 기기, 습관을 바꾸는 트레이너
이날, 행사장에는 스포츠트레이너 아놀드 홍과 배우 최여진이 함께했다. 웨어러블 기기의 2가지 특징을 대변하는 이들이라 하겠다. 아놀드 홍은 헬스/피트니스의 기능을, 최여진은 패션에 대해 주로 견해를 밝혔다. 적절했다. 업계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모바일 시대 다음 먹거리를 원하지만, 빠른 변화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아직 낯선 제품이기 때문. 일종의 스타 마케팅인 셈이다.
먼저 아놀드 홍은 "핏비트를 사용하면서 목적을 정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기다리면서 하루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제자리에서 뜀뛰기도 하게 되더라. 다이어트에도 도움된다. 목표 체중을 설정하면, 얼마나 뛰어야 하는지, 칼로리 소모를 얼마나 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 준다"라며, "오늘 핏비트를 확인하니 어제 자면서 총 48번을 뒤척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면 상태까지 체크해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도움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최여진은 "제품이 스타일리시하다. 오피스룩, 캐주얼 등 어떤 패션에도 잘 어울린다. 잠을 자고 있을 때 착용해도 느낌이 나쁘지 않다. 생활 방수도 되며, 운동하다가 땀을 흘려도 문제가 없다"라며, "다양한 색상의 밴드를 바꿀 수 있어, 개성을 표현하는 아이템으로 사용해도 좋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핏비트를 저렴한 개인 트레니어라고 생각한다(웃음). 자꾸 체크하면서 음식과 운동을 조절하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현대 생활에서 운동은 중요한 생활 습관 중 하나다. 북미는 비만을 커다란 사회 문제로 인식하며, 자신의 건강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단 북미 시장만이 아니다. 국내에도 비만으로 식습관을 바꾸거나, 매일 운동을 병행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핏비트 같은 웨어러블 피트니스 기기가 필요한 이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