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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4에 뭐 들고 나왔어요? - 삼성전자

강일용

세계 최대의 가전박람회 CES 2014에 삼성전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 두 단어로 정리할 수 있겠다. '초고해상도'와 '미래 가정의 모습'이다. 풀HD(1,920x1,080)의 4배에 이르는 해상도의 UHD(3,840x2,160) TV와 풀HD를 능가하는 2K급 태블릿PC가 초고해상도라면, 집 안의 모든 가전을 손짓, 목소리, 스마트폰 등으로 제어하는 기술이 미래 가정의 모습에 해당한다. 올해 삼성전자가 사용자들에게 선보일 제품을 정리했다.

CES 2014 삼성전자

크기 별로 다양하게, UHD TV 원년 노린다

그야말로 융단 폭격이다. 삼성전자는 CES 2014에서 55, 65, 85, 105, 110인치 등 총 5종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UHD TV를 전시했다. 종류도 다양하다. 55, 65인치는 UHD TV 보급을 위한 중급 모델이다. 가격은 400만~600만 원 선이다. 같은 크기의 풀HD TV보다 2~3배 비싸지만, 화면의 선명함이 4배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이다.

CES 2014 삼성전자

85, 110인치는 외곽에 철제 프레임을 둘러 마치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고급 모델이다. 가격도 놀랍다. 85인치 TV는 2,400만 원 선이고, 110인치 TV는 1억 6,000만 원에 이른다. 고급 외제차에 버금간다.

110인치 TV는 왜 이리 비싼 걸까. TV에 내장되는 LCD 패널은 공장에서 그 크기 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공장에서 막 생산된 하나의 대형 패널을 여러 개로 나눠서 쓰는 형태다. 때문에 TV의 크기는 아무렇게나 정하는 게 아니라, 대형 패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쪼갤 수 있는 크기와 형태로 정해진다. 문제는 현재 가동 중인 8세대 공장에선 2,200x2,500mm 패널을 생산한다는 점이다. 여기에선 110인치 TV용 패널을 하나만 뽑아낼 수 있다. 생산공정 하나를 통째로 점유하고 있다보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105인치 TV는 조금 특이한 제품이다. 일반 적으로 사용되는 16:9 비율이 아니라 21:9 비율을 채택해 시네마스코프 비율의 영화를 꽉 찬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 크기도 큰 데다, 가로로 길다보니 화면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 아닌가 걱정이다. 여기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은 휘어진(커브드) 화면이다. 삼성전자의 105인치 UHD TV는 화면 곡률이 4000R이라 현존 커브드 TV 가운데 가장 많이 휘어 있다. LG전자의 105인치 커브드 UHD TV(6000R)보다 곡률이 높다.

흥미로운 제품도 함께 소개했다. 85인치 벤더블(Bendable) UHD TV다. 벤더블 TV란 리모콘을 활용해 사용자가 화면이 휘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이다. TV를 혼자 볼 때는 화면을 휘어서 보고, 다같이 볼 때는 평평하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커브드 TV가 화면을 보는 위치에 따라 안 보이는 장소가 존재한다는 단점을 해결한 획기적인 제품이다.

CES 2014 삼성전자

현재 UHD TV 방송 규격은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입력 방식도 HDMI 1.4에서 HDMI 2.0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다. 지금 UHD TV를 구매하면 추후 확정될 UHD TV 방송 표준과 HDMI 2.0에 대응하지 못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것 아닌지 걱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볼루션 키트'라는 대응책을 내놨다. 에볼루션 키트는 스마트TV 기능과 TV 입력 단자를 외부로 빼놓은 장치다. 에볼루션 키트를 업데이트하거나 교체하면 향후 확정될 UHD TV 방송 표준에 대응할 수 있다. 또, 이번에 공개한 UHD TV의 에볼루션 키트는 모두 HDMI 2.0을 채택해 UHD 해상도, 60프레임 입력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소개된 UHD TV는 모두 LED 패널이다. AMOLED를 채택한 제품은 없다. 콘셉트에 머무르는 제품 대신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만 강조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갤럭시노트 프로, 풀HD를 넘어서다

신형 태블릿PC도 대거 선보였다. '갤럭시노트 프로 12.2', '갤럭시탭 프로 12.2', '갤럭시탭 프로 10.1', '갤럭시탭 프로 8.4'가 그 주역이다. 세 제품 모두 얼마 전 국내에 출시된 '갤럭시노트 10.1(2014)'와 하드웨어 사양은 붕어빵이다. 엑시노스 5 옥타(와이파이 모델) 옥타코어 프로세서 또는 퀄컴 스냅드래곤800 쿼드코어 프로세서(LTE 모델), 2/3GB 메모리, 안드로이드 4.4 킷캣 등을 품고 있다. 화면 크기와 배터리 용량 그리고 디지타이저 'S펜' 유무 만이 차이 날 뿐이다.

갤럭시노트 프로 12.2는 크기 12.2인치, 해상도 WQXGA(2,560x1,600), 선명도 247 PPI의 광시야각 PLS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가운데 최초로 크기 10인치를 초과했다. 가끔 황당무계할 정도로 거대한 태블릿PC가 시장에 등장했지만, 주류 태블릿PC 제조사에서 이처럼 큼지막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처음이다. '노트' 제품군인 만큼 S펜도 함께 제공한다. 배터리 용량도 9,500mAh에 이른다. 현존 태블릿PC 가운데 최대 용량이다.

CES 2014 삼성전자

갤럭시탭 프로 12.2, 갤럭시탭 프로 10.1, 갤럭시탭 프로 8.4는 다양한 크기의 태블릿PC를 제공해 모든 사용자의 취향을 만족시킨다는 삼성전자 전략의 핵심이다. 세 제품 모두 WQXGA 해상도를 갖췄다. 탭 제품인 만큼 S펜은 제공하지 않지만, 가격은 노트 제품군보다 다소 저렴하게 책정될 전망이다.

네 제품 모두 고해상도 화면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매거진UX'라는 신형 홈 화면을 탑재한다. 뉴스, 날씨, 이메일, SNS 등 태블릿PC의 기능 가운데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한군데 모아둔 사용자 환경이다. 또, '한컴오피스 for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기본 내장한 것도 주목할 점이다. 이를 활용해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한글 문서를 작성/편집할 수 있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하면 노트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문서 작성/편집 앱을 기본 제공하는 이유는 경쟁자 아이패드 에어와 윈도8.1 태블릿PC가 아이워크와 MS 오피스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자가 문서 작성/편집 앱을 공짜로 제공하는 데 손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는 게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CES 2014 삼성전자

또한 네 제품 모두 프로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데, 현재로선 2K급 고해상도를 갖춘 제품에 프로를 붙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얼마 전 국내에 출시된 갤럭시노트 10.1(2014)는 갤럭시노트 프로 10.1로 이름을 변경할 전망. 삼성전자의 태블릿PC 라인업은 일반 태블릿PC '탭', 디지타이저 S펜을 함께 제공하는 '노트', 2K 이상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프로' 라인업으로 나눠지게 됐다.

갤럭시 프로 성능 표

미래의 가정, 안전하고 편리해야

삼성전자 윤부근 대표이사는 CES 2014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생활이 점점 복잡해지고 도시화, 노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미래 가정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미래 가정은 ▲외부 환경과 유해 물질로부터 안전하게 가족들을 보호하고 ▲개방형 공간이면서 업무와 학업 그리고 건강관리가 가능한 복합공간이어야 하며 ▲사람들을 이해해 맞춤형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이러한 미래 가정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으로 모든 기기가 인터넷을 통해 서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를 꼽았다. 또,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전자부품과 가전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만큼 사물인터넷을 실현하는 데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삼성전자 미국법인 팀 백스터(Tim Baxter) 부사장은 "2014년은 사물인터넷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삼성 스마트홈 기술을 통해 사물인터넷과 미래 가정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스마트홈

'삼성 스마트홈'은 스마트폰, 태블릿PC, TV, 냉장고, 에어콘, 세탁기, 카메라, 로봇청소기 등 삼성전자의 모든 가전제품을 인터넷을 통해 하나로 묶어주는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집에 도착하기 앞서 스마트폰으로 집 안의 에어컨, 조명 등을 조작할 수 있고, TV를 보다가 "굿나잇(Good Night)"이라고 말하면 TV, 에어콘, 조명 등이 함께 종료된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을 연동시키기 위한 연결 표준규격 SHP(Smart Home Protocol)을 개발하고, 이를 다른 업체에도 공개할 계획이다.

집안에서만 연동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BMW, TREK과 파트너십을 맺고 갤럭시노트, 갤럭시기어 등을 활용해 BMW i3 전기자동차와 TREK 커넥티드 자전거를 제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갤럭시기어를 활용하면 사용자들은 i3의 충전 현황, 도어 개폐 현황, 운행 기록 등 차량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차량 온도 조절과 네비게이션 입력도 가능하다.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기어를 커넥티드 자전거에 연결하면, 속도, 심박수, 이동거리 등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제품이 인터넷과 센서를 통해 서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CES 2014 삼성전자

최고급 미러리스NX30 선봬

삼성전자는 CES 2014에서 최고급 미러리스 카메라 'NX30'과 고급 줌렌즈 '16-50mm F2-2.8S'를 공개했다. 지난해 조직 개편으로 삼성전자 카메라 사업부가 모바일 사업부에 포함된 이후 최초로 등장한 제품이다. 예전에 공개된 갤럭시NX, 함께 공개된 갤럭시카메라2와 달리 모바일 관련 기능을 배제한 순수 미러리스 카메라다.

CES 2014 삼성전자

NX30의 사양은 최신 제품답게 매우 뛰어나다. APS-C 타입 2000만 화소 센서, 최대 1/8000 셔터스피드, 확장감도 25,600, 풀HD 해상도 60프레임 동영상 촬영 지원, 180도 회전하는 3인치 AMOLED 디스플레이, 90도 각도로 세울 수 있는 틸트형 전자 뷰파인더 등 현존 미러리스 카메라 가운데 손꼽힐만한 사양을 갖췄다.

함께 공개된 16-50mm F2-2.8S 줌렌즈도 눈에 띈다. 단초점 렌즈가 아닌 줌렌즈임에도 매우 밝은 조리개값이 인상적이다. 외곽 화질만 뒷받침된다면, 현존 최고의 줌렌즈라고 평가받을 만하다. 이와 함께 화각 제어 기능을 본체로 넘긴 16-50mm F3.5-5.6파워줌렌즈도 함께 공개했다. NX30에 이 파워줌렌즈를 연결하면 화각을 본체에서 제어할 수 있다. 피사체와 배경을 확대(줌)하고 싶다면 렌즈의 경통을 돌리는 대신 본체의 확대 버튼을 누르면 된다는 뜻. 소니처럼 화각 조절을 렌즈 대신 본체에서 제어하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제작하기 위한 초석이다.

CES 2014 삼성전자

LTE 통신을 통해 사진을 곧바로 SNS, 블로그, 이메일 등에 전송할 수 있는 커넥티드 카메라 '갤럭시 카메라2'도 함께 공개했다. 1,600만 화소 센서, 21배 줌렌즈, 엑시노스4 쿼드코어 프로세서, LTE 통신 기능 등 성능 면에선 전작과 유사하지만, 메모리를 2GB로 확대하고 배터리 용량을 늘려 멀티태스킹 기능과 부족한 배터리 사용시간을 개선했다. 가격도 상당히 저렴해질 전망이다.

이밖에 삼성은 60배 줌, 35배 줌, 21배 줌을 할 수 있는 하이엔드 카메라도 함께 공개했다.

보급형 울트라북 공개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아티브북9 플러스라는 고급 울트라북을 공개했다. 3,200x1,800에 달하는 초고해상도로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높은 가격이 아쉽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해상도를 풀HD로 낮춘 대신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한 보급형 울트라북 '아티브북9 2014 모델'을 CES 2014에서 공개했다.

아티브북9 2014 모델의 성능은 화면 해상도를 제외하면 아티브북9 플러스와 유사하다. 4세대 인텔 코어 i 프로세서(하스웰), 인텔 HD4400 그래픽 프로세서, 8GB 메모리, SSD 저장장치(용량 선택 가능), 윈도8 운영체제 등을 품고 있다. 화면 크기는 15.6인치로 다소 큰 편이지만, 무게는 1.85kg에 불과하다. 휴대성 높은 대형 노트북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CES 2014 삼성전자

또, 하스웰 프로세서를 내장한 일체형PC '아티브원7 2014 모델'도 함께 공개했다. 이 제품은 크기 24인치 해상도 풀HD의 터치스크린을 내장했고,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를 탑재한 모델과 외장 그래픽 프로세서를 탑재한 모델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형태도 일체형PC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모니터와 매우 유사하다. HDMI, RF 단자를 탑재해 비디오게임기, 셋톱박스 등을 연결할 수 있고, TV 신호 입력도 받을 수 있다.

이젠 1000L 냉장고 시대

워낙 IT 제품만 공개돼 IT박람회로 착각하는 사용자도 있지만, CES는 원래 가전박람회다. 삼성전자는 가전박람회의 본분을 잊지 않고 다양한 주방가전을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세계최대용량의 가정용 냉장고 '쉐프컬렉션 냉장고'다. 쉐프컬렉션 냉장고는 저장공간 1000L(34 Cu.ft)를 제공해 수많은 육류와 생선을 보존할 수 있고, 식자재를 요리하기 가장 좋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쉐프 시크릿 존 기능도 추가했다. 또, 플래티늄 브러쉬 스테인레스(Platinum Brushed Stainless, 백금색 빗살무늬 강철합금) 재질을 채택해 고급스러워 보인다.

'쉐프 콜렉션 오븐/전자레인지'도 함께 소개했다. 오븐 내부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기능과 쿠키, 빵, 파이 등을 구울 때 풍미를 더하고 모양을 아름답게 유지해주는 프로 베이크 기능을 추가했다. 이밖에 하단에 설치된 노즐에서 강한 수압의 물을 분사한 후, 이를 움직이는 반사판에 맞춰 워터스크린을 생성하는 워터월(Water wall) 기술을 채택한 '쉐프 콜렉션 식기세척기'도 공개했다. 워터월은 구석 진 곳을 씻지 못하는 기존 식기세척기의 단점을 해결한 기술이다.

CES 2014 삼성전자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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