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진정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방법, LG전자 '톤플러스 HBS-800'
스마트폰은 사용자에게 스마트(smart)한 기능을 제공하는 전화기지만, 정작 사용자가 스마트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그 본연의 의미가 퇴색된다. 이를 테면, 일상에 유용한 앱(애플리케이션)이나 부가기능은 고사하고, 전화 걸고 받기, 문자(또는 메신저) 보내고 받기, 조금 나아가 인터넷 검색 정도만 사용한다면 전혀 스마트하지 못하다.
다만 이러한 극히 소극적인 사용 패턴에도 나름대로의 스마트한 활용 방법은 존재한다. 앱이 아닌 액세서리를 통해서다. 이제부터 LG전자 블루투스 헤드셋 '톤플러스(TONE PLUS)' HBS-800(이하 HBS-800)을 스마트폰과 함께 사용하면서, 블루투스 기술이 헤드셋(이어폰) 기본 기능을 넘어 소극적 스마트폰 사용자를 얼마나 스마트하게 만들어 주는지 보여줄 것이다.
블루투스 헤드셋,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하다
흔히 블루투스 헤드셋이라 하면 한쪽 귀에 걸어 전화 받을 때 주로 사용하는 핸즈프리 셋을 떠올린다. 이전까지는 그랬다. 이후로 블루투스
액세서리가 점차 다양해지면서 전화 통화는 물론 양쪽 귀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이어폰형 헤드셋이 인기를 얻었다. 최근 출시된 HBS-800은
블루투스 헤드셋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우선 디자인을 꼽을 수 있다. 목에 거는 넥밴드 형태이고 몸의 곡선에 맞게 약간 구부러져 있어 착용 시 편안함이 있다. 이전 모델(HBS-730)에서 약간 더 날씬하고 매끄럽게 바뀌었다. 헤드셋이라기 보다 영락 없는 패션 액세서리다. 세계 디자인 어워드인 '레드닷(red dot) 2013' 수상 제품이기도 하다. 캐주얼이든 정장이든 무난하게 어울릴 만한 디자인이며, 자신의 코디에 따라 색상을 선택하면 된다.
무게는 약 30g 내외로 대단히 가볍다. 하루 종일 목에 걸고 있어도 있는 듯 없는 듯 편안하다. 귀에 꽂는 부분(이어셋)은 이어셋 홈 부분에 자석으로 착 붙일 수 있어 관리가 용이하다. 자력이 그리 세진 않지만 한번 붙으면 어지간해서는 잘 안 떨어진다.
본체 주위에는 여러 버튼과 스위치가 붙어 있는데 복잡할 건 없고, 각각 통화 버튼, 재생/멈춤 버튼, 볼륨 조절 버튼, 다음/이전 곡 선택 버튼, 전원 On/Off 스위치, ANC(소음제거, 이후 내용 참고) On/Off 스위치 등이다. 아울러 선뜻 눈에 띄진 않지만 통화 버튼 아래 쪽에 마이크 구멍도 있다.
충전은 스마트폰 공용(아이폰 제외) 마이크로USB(5핀) 케이블로 가능하다. 한번 완전 충전하면 하루 24시간은 못 되더라도 반나절은 꼬박 들을 수 있다(공식 사양표에 따르면 음악재생/통화시간 최대 10시간, 통화 대기시간 최대 500시간이다). 참고로 배터리 잔량은 전원을 켤 때 음성으로 '배터리가 충분합니다/보통입니다/부족합니다'로 알려 준다.
사용하다 혹 부러지거나 끊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작정하고 박살내겠다는 의도만 없으면, 가방이나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우겨 넣어도 휘어지거나 부러지지 않는다. 가볍고 유연한 소재의 형상기억합금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무선 연결과 음질의 간극을 좁히다
디자인 외에 블루투스 헤드셋(이어폰)에 대한 고정관념인 '음질 저하'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모습도 눈 여겨 볼 만하다. 블루투스
헤드셋으로는 이례적으로 세계적인 음향 시스템 전문 브랜드인 'JBL'이 음질 튜닝에 참여했다(JBL에 대해서는 인터넷 검색하면 금세 알 수
있다). 그러니 JBL이라는 브랜드 하나만으로도 음질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이와 함께 HBS-800에는 고급 이어폰에 주로 적용되는 이른 바 '노이즈캔슬링(Noise-canceling)', 즉 주변소음 제거기술도 탑재됐다. 'ANC(Ambient Noise Cancellation)'이라는 소음제거기술인데, 본체 안쪽에 있는 ANC 버튼으로 켜면(On) 내장 마이크로 주변 소음 파형을 측정해 그 반대 파형을 발생함으로써 주변 소음을 상쇄시키는 원리다. 실내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지만, 외부에서는 어느 정도 소음 차단 효과는 있는 듯하다. 이에 따라 운전할 때 사용하면 위험할 수 있으니 금해야 하겠다.
음질과 관련해서 하나 더. 블루투스 기기의 음질 개선을 위한 'apt-x' 코덱도 지원한다. 단 블루투스 기기 외에 스마트폰 등에서도 이 코덱을 지원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애플 아이폰은 아직 apt-x 코덱을 지원하지 않는다. 알아둘 점은 apt-x 코덱을 지원한다 해서 음질이 확연하게 좋아지는 건 아니고, 블루투스로도 유선 연결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음질을 들려준다는 것이다. 이제는 고급 블루투스 헤드폰/이어폰이라면 apt-x 코덱은 기본으로 지원해야 하는 분위기다.
종합해 볼 때 HBS-800은 기존 블루투스 헤드셋/이어폰의 태생적 음질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무선 연결의 편리함과 만족스러운 음질이라는 두 마리 '말(갑오년이다)'을 잡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 않다.
진정한 '스마트'는 여기에 있었다
블루투스는 스마트폰 이전 일반 휴대폰(피처폰)과 노트북 등에서도 진작에 지원했지만 활용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이나
동영상을 즐기는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블루투스는 다양한 액세서리(특히 음향기기)에 접목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블루투스를 통해
무선으로 헤드폰/이어폰을 연결하면 생각보다 편리한 점이 많다. 특히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HBS-800은 직접 체험해 보지 않으면 절대
공감할 수 없는 '스마트'함이 있다.
HBS-800 연결 방법
HBS-800을 비롯해 모든 블루투스 기기는 처음 한번 연결 설정을 완료하면, 이후부터는 각 기기의 블루투스를 켜는 순간 자동으로 연결된다.
우선 HBS-800의 전원을 켜고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설정 화면에서 'LG HBS800'을 찾아 터치해 연결하면 된다. 연결되면
HBS-800에서 '기기 결되었습니다'라는 음성이 출력된다. 스마트폰이나 HBS-800의 블루투스 또는 전원을 끄면 자동으로 연결 해제된다.
아울러 HBS-800은 최대 2대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도 있다(다만 2대 기기를 동시에 사용할 일은 그다지 많지 않을 듯하다).
이전 모델인 HBS-730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선이 없다'는 것은 기대 이상의 편함과 자유로움을 선사한다. HBS-800으로 무선의 자유로움을 다시 겪으니 이제는 자연스레 '음질'보다는 '편리함'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무선은 요즘 같은 겨울에 더욱 유리하다. 다운자켓 같은 두툼한 겉옷을 입었을 때 선으로 인한 걸림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이 많은 전철/버스 안이라면 더욱 그렇다. HBS-800 만으로도 재생/멈춤, 볼륨 조절, 이전/다음 곡 선택 등이 가능하니, 굳이 스마트폰을 주섬주섬 꺼내지 않고도 된다.
운동할 때 유리한 건 더 이상 언급할 필요 없겠다. 걷기나 달리기 같은 유산소운동은 물론이고, 특히 요가 같이 공간 이동이 없는 운동을 할 때는 스마트폰을 지니고 있을 필요가 없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테스트한 바 10m 반경에서는 무리 없이 작동한다). 무선의 진정한 강점을 이 같은 자유로움에서 찾을 수 있다.
사무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업무 상 전화 통화가 많은 본 리뷰어에게 HBS-800과 같은 블루투스 무선 헤드셋은 양 손의 자유로움을 넘어 업무 패턴의 변화까지 가져다 준다. 목에 걸고 있다 전화가 오면 한쪽 이어폰만 귀에 꽂고 편안하게 통화한다. 키보드 타이핑도 간단한 필기도 가능하니 편리하다. 잠시 편집 회의를 할 때도 스마트폰을 책상에 두고 와도 전화를 받을 수 있으니 그 역시 유용하다(전화가 오면 HBS-800도 진동이 발생한다).
여기에 HBS-800은 '스마트 헤드셋'으로서 유용한 기능 한가지를 더 제공한다. 문자메시지(SMS)나 톡 메시지(카카오톡 등) 등이 수신되면 이를 자동으로 읽어주는 이른 바 TTS(Test-to-Speech) 기능이다. 즉 음악을 듣던 중 문자나 톡이 오면 발신자와 내용을 또박또박 읽어 주는데, 기계음 치고는 상당히 부드럽고 매끄럽다. 누가 어떤 내용으로 보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운전할 때 사용하면 스마트폰을 조작할 필요 없으니 안전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관련 앱(애플리케이션, BT Reader+)을 깔아야 하며, 이를 통해 읽기 속도와 소리, SNS 선택 설정을 할 수 있다. 현재는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페이스북, 왓츠앱(WhatsApp), 위쳇(WeChat) 등을 지원한다. 다만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사용이 빈번한 경우라면 음악을 듣는데 지장이 있을 수 있으니 적절히 사용해야겠다.
아울러 전화 수신 시 발신자 정보도 읽어 주면 더 유용하겠는데, 다음 제품에서 지원하길 기대해 본다.
이외에도 HBS-800은 스마트폰과 8m 이상 거리가 떨어지면 진동으로 이를 알려 주니 스마트폰 분실도 나름 예방할 수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우리 곁에 있다 – 블루투스 헤드셋, HBS800
지난해부터 스마트워치다 스마트안경이다 몸에 입고 차는 기기인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가 차세대 기술 트렌드로 널리
퍼지고 있다. 이들 기기는 사람 몸에 찰싹 붙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일상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무언가 거창하고 대단하게
들리지만, 사실 웨어러블 디바이스라는 게 별 게 아니다. HBS-800과 같은 액세서리가 이미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첨단 IT기술이 아니라 한들 사용자의 일상을 좀더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기기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스마치워치나 스마트안경은 딱히 필요 없을지 모르나 HBS-800은 2014년 새해와 함께 해 볼만 하다. 가격은 12만 원대다(참고로
며칠 후면 설날이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