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수스, 3단 변신+듀얼OS 노트북 선보였다
PC를 좀 다룬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에이수스(ASUS)라면 데스크탑 PC용 메인보드(주기판) 제조사의 인상이 강하지만 사실 요즘 에이수스는 이보다는 노트북 제조사로 평가 받고 싶어하는 것 같다. 실제로 성과도 거두고 있다. 최근 3년간 에이수스는 국내 시장에서 연 평균 40%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일반 소비자용 노트북 시장에서 세계 3위를 달성했다고 한다.
이런 에이수스가 요즘 '변신'이라는 컨셉에 몰두하고 있다. 노트북과 태블릿PC의 형태를 오가며 변형하는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바로 그것. 성과가 나쁘지 않았는지 지속적으로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신제품을 추가하고 있다. 이번에는 노트북과 태블릿PC 뿐 아니라 데스크탑으로도 변신하는 제품도 내놓았다. 5일,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에이수스코리아의 2013년 하반기 신제품 발표회에서 그 모습을 확인했다.
2 in 1 넘어 '3 in 1'을 지향하는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
이날 행사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소개된 에이수스의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Transformer Book Trio)'는 평소엔 윈도8 기반의 노트북으로 쓰다가 화면과 키보드 부분을 분리하면 화면 부분은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로 변신한다. 그리고 남은 키보드 부분은 외부 모니터와 연결하면 윈도8 기반 데스크탑 PC로 쓸 수 있다.
기존의 변형 제품은 노트북과 태블릿PC 모드만 오가기 때문에 '2 in 1'으로 칭했으나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의 경우 데스크탑 모드까지 지원하므로 이를 '3 in 1' 제품으로 불러야 한다고 에이수스는 강조했다.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이렇게 다양한 기능을 중시하면서도 컴퓨팅 성능 면에서도 소홀함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인텔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것이 눈에 띄는데, 안드로이드를 구동하는 화면 부분에는 아톰 Z3740 쿼드코어 프로세서. 윈도8을 구동하는 키보드 부분에는 코어 i7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어 상당한 수준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철 수세미로 긁어도 '멀쩡' 젠북 UX301
울트라북 제품인 ‘젠북 UX301’도 소개되었다. 4세대 인텔 코어(하스웰) 기반의 프로세서에 인텔 아이리스 그래픽을 탑재해 성능을 강화한 이 제품은 풀HD급을 능가하는 2,560 x 1,440 해상도의 WQHD급 화질을 갖춘 13.3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춘 것이 눈에 띈다.
그 외에 젠북 UX301의 특징이라면 상판 부분에 긁힘에 강한 코닝사의 고릴라 글래스3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날 제품을 소개한 에이수스코리아 측의 발표에 따르면 철 수세미나 버니어 캘리퍼스로 긁더라도 흠집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내구성을 발휘한다고 한다.
2 in 1과 게이밍 노트북 신제품도 눈길
기존 트랜스포머 북의 특징을 이어받은 2 in 1(노트북 + 태블릿) 제품의 신작도 물론 소개되었다. 이날 발표된 '트랜스포머 북 T100'은 베이트레일-T 기반의 인텔 아톰 Z3740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이다. 10인치의 IPS 터치스크린을 부분을 분리해 원도8.1 기반 태블릿PC로 쓸 수 있으며 제품 전체의 무게가 1.07kg으로 가볍고 최대 11시간 지속 가능한 배터리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게임 매니아들을 위한 고성능 노트북인 'ROG G750'도 소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4세대 코어 i7 프로세서와 지포스 GTX 700 시리즈 그래픽(그래픽 메모리 최대 GRDDR5 4GB)을 탑재한 이 제품은 대부분이 최신 게임들을 풀HD급 해상도로 구동할 수 있으며 SSD와 HDD를 동시 탑재한 듀얼 드라이브 구조도 지원한다. 그 외에 USB 3.0의 두 배에 달하는 대역폭(데이터가 자나가는 통로)을 발휘하는 썬더볼트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점도 눈에 띄는 점이다.
인텔 기반 풀HD 안드로이드 태블릿, ‘미모패드 FHD 10’도 발표
태블릿PC 역시 신제품이 공개되었다. 이번에 소개된 제품은 에이수스의 주력 태블릿PC인 미모패드(MeMO Pad) 시리즈의 최신작인 '미모패드 FHD 10'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10인치 크기에 풀HD급 해상도를 지원하는 화면을 갖춘 안드로이드 태블릿PC이다.
화면 외에 이 제품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프로세서다. 기존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주로 ARM 계열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었으나 미모패드 FHD 10은 인텔의 아톰 Z2560 듀얼코어 1.6GHz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다. 덕분에 ARM 계열 프로세서를 탑재한 기존 제품에 비해 2~4배 우수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에이수스측의 설명이다. 그리고 기존의 인텔 프로세서는 전력 소모 면에서 ARM 계열 프로세서에 비해 불리했지만, 신형 아톰은 이 점이 개선되어 미모패드 FHD 10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시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에이수스는 강조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이날 행사에서 발표된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의 가장 큰 특징은 물론 노트북과 태블릿PC, 데스크탑을 오가는 변형구조지만 이에 못지 않게 주목할 점은 또 한가지 있다, 바로 윈도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동시에 탑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완전히 다른 두 운영체제를 하나의 기기에 넣는 것 그다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도 2개의 운영체제를 탑재한 ‘아티브Q’의 출시를 준비하다가 취소한 바 있다. 하나의 프로세서 내에서 윈도와 안드로이드를 동시에 구동하는 형식이었는데, 이런 방식이 성능 효율이 좋지 않고 타사의 특허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출시가 취소된 것이 아닌가 관계자들은 짐작하고 있다.
다만, 에이수스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의 경우, 2개의 프로세서를 탑재, 윈도는 키보드 부분의 코어 i7으로, 안드로이드는 화면 부분의 아톰으로 구동하는 식으로 듀얼OS를 구현했다. 이렇게 하면 하나의 본체에 2개의 PC가 공존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상당히 원활한 구동이 가능하다. 다만, 이렇게 하자면 제품의 가격이 비싸 질 수 밖에 없다. 많이 팔려고 나온 제품이라기보단 회사의 기술력을 알리기 위한 제품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날 행사에서 주목할 점은 소개된 제품들이 하나같이 인텔의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인텔 프로세서는 윈도 전용이라는 선입견을 불식시키려는 듯,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나 미모패드 FHD 10와 같은 안드로이드 탑재 기기에서도 인텔 프로세서가 좋은 성능과 배터리 효율을 낸다는 것을 에이수스코리아 관계자들은 강조했다. 행사장 한 편에는 인텔코리아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해 이번 에이수스 신제품에 대한 인텔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