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 베이트레일, 아이패드 에어 뛰어 넘는다"

강일용 zero@itdonga.com

"물론 아이패드 에어는 뛰어난 제품이다. 하지만 우리 베이트레일 태블릿PC가 더 뛰어나다"

인텔이 ARM 모바일 프로세서 위주로 돌아가는 태블릿PC 시장 재편을 위해 도전장을 던졌다. 도전장의 이름은 아톰 베이트레일(Bay Trail), 22나노 3D 게이트 공정으로 제작된 64비트 모바일 프로세서다.

인텔코리아는 4일 여의도 사옥에서 베이트레일을 탑재한 태블릿PC를 공개하고, 그 성능과 특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베이트레일을 알리기 위해 방문한 인텔 멧 던포드 매니저는 베이트레일의 성능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존 아톰 클로버트레일 프로세서는 물론 애플 A7, 퀄컴 스냅드래곤800 프로세서를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베이트레일
베이트레일

베이트레일은 프로세서의 기본인 아키텍처부터 새롭게 설계한 제품이다. 22나노 3D 게이트 공정과 실버몬트 아키텍처를 적용했다. 때문에 아톰 클로버트레일과 비교해 성능은 3배 향상된 반면 전력소모량은 고스란히 유지했다. 실버몬트 아키텍처는 태블릿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서버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기 위해 다양한 신기능을 추가했다. 개별 코어가 별도로 움직이는 비동기식 코어를 채택했고, 새로운 보안 및 가상화 기술을 추가했다.

그렇다면 베이트레일은 현존 스마트폰, 태블릿PC와 비교해 얼마나 뛰어난 성능을 갖췄을까. 인텔 아톰 베이트레일 Z3770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태블릿PC는 안투투 벤치마크를 기준으로 36,360점을 달성했다. 퀄컴 스냅드래곤800을 탑재한 갤럭시노트3보다 약 2,500점 높다. 갤럭시노트3가 현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성능이 뛰어난 점을 감안하면 모든 안드로이드 제품군을 압도한 셈이다.

베이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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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출시된 애플 아이패드 에어와 비교하면 어떨까. 아이패드 에어는 ARM의 최신 아키텍처 ARMv8을 적용한 64비트 모바일 프로세서 애플 A7을 탑재했다. 애플 A7은 현존 모바일 프로세서 가운데 가장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일단 앞에서 설명한 Z3770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으로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앱) 기크벤치3을 실행해봤다. 그 결과 싱글 965, 쿼드 3,074점을 얻을 수 있었다. 아이패드 에어로 기크벤치3을 실행하면 싱글 1,465 듀얼 2643점이 나온다. 정리하자면, 개별 코어의 성능은 A7보다 떨어지지만 4개의 코어를 모두 사용하는 전체 성적은 A7보다 뛰어나다. 쿼드코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와 앱만 갖추면 베이트레일 태블릿PC가 아이패드 에어의 성능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모바일 프로세서의 핵심은 적은 전력 소모량이다. 베이트레일의 전력 소모량은 SDP(일반적인 환경에서 측정한 전력 소모량) 기준 2W에 불과하다. 타 ARM 모바일 프로세서와 대등한 수치다. 인텔 관계자는 "베이트레일을 탑재한 태블릿PC의 배터리 사용시간은 8~12시간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트레일의 또 다른 특징은 그래픽 프로세서 강화다. 기존 아톰 프로세서는 이매지네이션의 파워VR 모바일 그래픽 프로세서를 사용했다. 아이폰, 아이패드와 같았다는 뜻. 하지만 베이트레일은 인텔이 직접 설계한 데스크톱 그래픽 프로세서 '인텔 HD 그래픽스'를 채택했다. 칩셋 설계를 편리하게 하고, 그래픽 드라이버 지원 등 유지, 보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 모바일 그래픽 프로세서에서 데스크톱용 그래픽 프로세서로 교체된 만큼 성능도 향상됐다. 예전에는 10프레임 내외로 실행되던 3D 그래픽 게임이 30프레임으로 실행된다. 그래픽 성능이 3~5배 가까이 향상된 셈이다.

예전에는 그래픽 출력을 풀HD까지만 지원했다. 하지만 인텔 HD 그래픽스는 QHD(2,560X1,440) 해상도 출력을 지원한다. 아이패드 에어를 능가하는 고해상도 태블릿PC를 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서 던포드 매니저는 QHD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베이트레일 레퍼런스 태블릿PC를 시연하기도 했다. 윈도8.1과 안드로이드가 2K 이상의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만큼 QHD해상도의 윈도, 안드로이드 태블릿PC가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외부 모니터 출력은 UHD(3,840X2,160)까지 지원한다.

또, 던포드 매니저는 동영상 재생능력을 강조했다. 인텔 HD 그래픽스에 내장된 HW 동영상 가속 기능을 활용하면, H.264 코덱으로 제작된 4K 해상도 동영상을 쾌적하게 실행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시중에 존재하는 거의 대부분의 동영상을 이상 없이 실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향후 HEVC(H.265) 코덱 표준이 확정되면 이를 지원하는 업데이트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던포드 매니저는 인텔 HD 그래픽스의 성능에 유독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는데, 이는 그가 인텔 HD 그래픽스 제작에 참여한 엔지니어 중 한명이기 때문.

인텔 아톰 베이트레일은 총 6개 모델로 구성되며(쿼드코어4, 듀얼코어2), 이를 탑재한 태블릿PC는 올해 연말부터 속속 등장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LG전자, HP, 레노버, 델, 에이수스 등 주요 PC제작사가 베이트레일 태블릿PC의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베이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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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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