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용 CPU, 이젠 효율성 승부, 인텔 제온 E5 v2 출시
일반인이 '컴퓨터'라고 한다면 데스크탑이나 노트북과 같은 윈도 운영체제 기반의 일반 PC를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특히 요즘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컴퓨터가 대중화된데다 운영체제 역시 리눅스, 맥OS, iOS, 안드로이드 등 다양해졌다.
그리고 이런 여러 플랫폼의 컴퓨터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고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연동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다양한 컴퓨터의 중심에 있는 서버가 바로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컴퓨터보다 훨씬 높은 성능을 요구하므로 프로세서 역시 특별한 것을 쓴다. 인텔의 제온(Xeon)이 대표적인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다.
9일, 인텔코리아는 신형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인 '제온 E5-2600 v2' 시리즈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제품의 특징을 소개하는 한편, 데이터센터 시장에 임하는 인텔의 향후 전략을 밝혔다.
효율성과 호환성 높은 슈퍼컴퓨터가 각광
이날 행사의 시작을 알린 인텔 본사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담당자인 고든 그레이리시(Gordon Graylish) 부사장은 "빅데이터, 클라우드의 활용 범위는 점차 넓어지고 있으나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 그리고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일명 슈퍼컴퓨터)를 이용하는 대기업은 의외로 비율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차세대 데이터센터는 효율성과 활용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과거의 슈퍼컴퓨터는 표준에서 벗어난 독자규격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인텔 프로세서 기반의 표준 규격 슈퍼컴퓨터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1997년에는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중 3%만이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그 비중이 80%에 달하고 있다며, 프로세서뿐 아니라 저장장치나 네트워크, 소프트웨어의 솔루션에 표준 규격을 도입하는 것이 비용 및 작업 시간 절감에 큰 도움을 준다고 언급했다.
12개 코어, 30MB 캐시의 제온 E5-2600 v2 프로세서
이어 단상에 오른 인텔코리아 이희성 사장은 현재 "국내에 111개의 데이터센터가 있으며 이들의 총 전력 사용량은 26억KWh에 달한다"고 언급하며 “이것이 바로 제온 E5의 후속모델인 제온 E5 v2가 등장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인텔의 신형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인 제온 E5-2600 v2 시리즈는 기존제품 대비 에너지 효율성이 최대 45% 증가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 외에도 최대 12개의 코어(core, 프로세서의 핵심 회로)와 30MB의 캐시(cache, 자주 쓰는 데이터를 저장해 처리 속도를 높이는 임시 저장공간)를 탑재하고 있어 최대 50%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제온 E5-2600 v2는 기존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전반적인 IT생태계와 호환되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이희성 사장은 제온 E5-2600 v2 프로세서는 인텔의 SSD 및 10기가비트 네트워크 솔루션과 조합하면 최적의 성능을 낸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텔이 단순한 프로세서 제조사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라는 것을 부각하고자 하는 의도다.
이희성 사장은 그 외에도 이미 제온 E5-2600 v2 기반의 데이터센터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네이버의 경우, 제온 E5-2600 v2 서버 도입 이후 기존에 비해 50% 정도 더 많은 검색서비스를 처리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티맥스소프트의 경우, 자사에서 서비스하는 기업용 솔루션인 제우스(JEUS)에 제온 E5-2600 v2를 도입해 거의 2개 가량의 성능향상을 얻을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이날 인텔은 제온 E5-2600 v2을 소개하며 성능보다는 '효율성'을 한층 더 강조했다. 최소한의 전력 및 관리인력, 그리고 관리 시간을 투입한 상태에서도 만족할만한 성능을 낸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 여름은 ‘전력대란’이라고 할 정도로 전력 수급이 불안정하여 저전력 데이터센터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들이 많았는데, 이들에게 강하게 어필하고자 하는 인텔의 의도가 드러난다.
그리고 최근 인텔은 일반 PC용 프로세서인 4세대 코어를 출시하며 새로운 아키텍처(기본설계)인 ‘하스웰’을 도입했다. 하지만 오늘 발표된 제온 E5-2600 v2는 기존의 3세대 코어에 적용된 아이비브릿지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그 이유에 대해 인텔코리아측은 "기업용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의 경우, 빠르게 신기술을 도입하기보단 이미 검증된 기존 기술을 개량하여 적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언급했다. 성능 못지 않게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업들의 성향을 고려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