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마지막 '밀봉 입찰', 본 경기는 단 한판
결국은 밀봉 입찰이다. 지난 2013년 8월 19일부터 시작한 주파수 경매는 예상대로 KT대 반 KT(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쟁 양상으로 시작했다. 경매 시작 초반 KT는 자사가 원하는 1.8GHz 인접 대역을 포함한 밴드 랜2의 D2 블록에 줄곧 입찰했으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 인접 대역이 없는 밴드 플랜1에 입찰했다. 하지만, 중후반으로 접어들면서 KT 대 반 KT 조합은 아군도, 적도 없는 양상을 보였다. SK텔레콤이 밴드 플랜2 C1 블록에 입찰하면서 KT 인접 대역을 포함한 밴드 플랜2로 무게가 쏠렸기 때문이다(아래 표 참고).
본격적인 상황 변화는 28일부터다. 밴드 플랜1에 아무도 경매 입찰하지 않고 이틀 연속 밴드 플랜2에 승자 수가 2로 바뀐 것. KT는 줄곧 밴드 플랜2 D2 블록에 입찰한 것이 유력하므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밴드 플랜2로 옮겨 온 것을 뜻한다. 즉,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반 KT 구도를 깨고 C2 블록에서 서로 경쟁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KT, 1.8GHz 인접 대역 가져간다?
KT가 주파수 경매의 핵심 화두였던 KT 인접 대역 D2 블록을 가져갈 확률이 높아졌다. 즉, KT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1.8GHz 대역 20MHz 폭에 D2블록 15MHz 폭을 더해 35MHz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경쟁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LTE-A 서비스에 대응할 체제를 갖춘 셈. 사용자가 단말기를 교체할 필요도 없다. 현재 LTE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면, 최대 100Mbps에 달하는 내려받기 전송속도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KT는 늦어도 10월부터 광대역 LTE 서비스를 서울 및 수도권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 광대역 LTE 서비스 제지 목적으로 D2 블록에 입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D2 블록은 15MHz 폭에 불과하다. 입찰에 성공한다 해도 추후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타 블록에 비해 너무 낮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C2 블록 경쟁
일단,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C2 블록에서 경쟁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금력에서는 SK텔레콤이 앞선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이 C2 블록을 가져가게 되면, 6개월 내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1.8GHz 대역 20MHz 폭을 반납해야 한다. 하지만, C2 블록은 35MHz 폭이기 때문에 KT와 마찬가지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즉, 1.8GHz 대역에서 광대역 LTE 서비스와, CA 기술을 이용해 LTE-A 서비스를 함께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주파수를 옮기는 과정에서 LTE-A 서비스의 일부 차질이 예상된다.
다소 자금력이 (SK텔레콤 보다) 약한 LG유플러스가 C2 블록 경쟁에 나선 이유도 명확하다. 1.8GHz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통사가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이다. 그만큼 단말기를 쉽게 확보할 수 있으며, 같은 주파수를 사용하는 다른 나라와 로밍 서비스 등을 쉽게 할 수 있다. 아직 LG유플러스는 1.8GHz 대역이 없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C2 블록을 확보, 이전에 확보한 2.1GHz 보다 1.8GHz에 투자를 우선시할 수 있다.
2.6GHz 블록, 의외의 변수로 등장할 수도
밴드 플랜1과 밴드 플랜2에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는 2.6GHz 대역 각 40MHz 폭의 A, B 블록이 의외의 변수로 등장할 수도 있다. 현재 이동통신 3사 모두 1.8GHz 대역에 입찰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아직 최저 가격으로 남아 있는 2.6GHz에 입찰할 수도 있다. 이 가능성은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모두에 열려 있다.
2.6GHz는 최근 들어 전세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LTE 주파수 대역이다. 사실 전세계적으로 700MHz, 800MHz, 1.8GHz 주파수 대역은 이미 2G, 3G 등으로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LTE로 서비스할 수 있는 여유 대역폭이 많지 않다. 이에 유럽 등지에서 2.6GHz를 LTE 서비스 대역으로 많이 할당하고 있으며, 중국도 TD-LTE로 2.6GHz 대역에 80MHz 폭을 할당하고 있다. 미래부가 이번 주파수 할당 경매 이후 내년까지 추가 할당 계획이 없다고 사전에 밝힌 바, 미래를 보고 2.6GHz에 입찰할 수 있다.
다만, 2.6GHz는 할당 받더라도 바로 LTE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기지국 설치 등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 더구나 2.6GHz는 현재 무선랜(와이파이)으로 사용하고 있는 2.4GHz와 혼/간섭 가능성이 일어날 수도 있다. 전국 수십 만개에 달하는 무선공유기 및 AP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