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구글, 거짓말 들통나 잇따라 망신살
삼성전자,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사의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소비자를 기만하다가 들통났다. 실제로 피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해외 소비자들은 상당히 괘씸하게 여기고 있다.
갤럭시S4에 탑재된 '엑시노스5 옥타(Exyno5410)'의 성능이 특정 애플리케이션(앱)에서만 강화된다고 아난드텍, 벤처비트 등 외신이 보도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벤처비트는 "엑시노스5 옥타에 내장된 그래픽 프로세서 이매지네이션 '파워VR SGX544'의 성능은 발열, 전력소모 등의 문제 때문에 480MHz로 제한돼 있는데, 쿼드란트, 안투투, GL 등 스마트폰의 성능을 측정하는 유명 벤치마크 앱을 실행하면 532MHz로 오버클록된다"며, "때문에 갤럭시S4로 벤치마크 앱을 실행하면 실제 사용할 때보다 성능이 높게 표시된다"고 밝혔다. 또, "이는 갤럭시S4의 성능을 경쟁사의 제품보다 더 뛰어나게 보이려고 삼성전자가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실은 해외 개발자 모임인 Beyond3D의 한 회원이 갤럭시S4 내부에서 쿼드란트, 안투투, GL 벤치마크를 실행할 때만 활성화돼 그래픽 프로세서 성능 제한을 푸는 프로그래밍 코드(이른바 벤치마크 부스터)를 발견하면서 불거졌다. 벤치마크 앱 별로 클럭속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은 해외에선 지난 6월 아난드텍이 발견했고, 국내 IT 커뮤니티 사용자와 블로거들은 이보다 먼저인 지난 5월 발견했지만, 단순 버그이겠거니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갔다.
또, 아난드텍은 이 같은 현상을 그래픽 프로세서뿐만 아니라 프로세서에서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구글 "일본에선 넥서스7이 아이패드보다 더 잘팔려", IDC "?"
지난 24일 구글이 넥서스7 2세대를 공개하면서 넥서스7 1세대는 일본에서 아이패드보다 더 잘 팔리는 제품이라고 소개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IT매체 슬래시기어는 IDC의 자료를 인용해 일본에서 넥서스7 1세대가 아이패드보다 더 잘 팔렸다는 구글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IDC의 집계에 따르면 일본 넥서스7 판매량은 35만 대, 아이패드 판매량은 77만 대로 아이패드가 2배 더 많이 판매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촌극이 일어난 걸까. 넥서스7 판매량이 아이패드 판매량보다 많다는 자료의 출처는 일본의 시장조사기관 BCN이다. BCN의 이 같은 발표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고, 구글이 이를 인용한 것.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BCN이 어떤 곳인지 구글이 미리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BCN은 일본의 온/오프라인 상점과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중계상 BCN랭킹을 운영하는 회사다. 우리나라로 치면 다나와다. BCN의 집계 자체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 전국 온/오프라인 상점의 POS의 매출 데이터를 수집해 정확한 통계를 낸다.
하지만 BCN의 발표는 KDDI, 소프트뱅크 등 일본 이동통신사에서 판매되는 아이패드의 수치를 통계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BCN과 무관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온/오프라인 양판점에서 판매된 수치만 보면 넥서스7이 아이패드를 능가하지만, 이동통신사와 애플 스토어에서 판매된 수치까지 포함하면 아이패드의 판매량이 넥서스7 판매량보다 훨씬 많다. 이것이 잘못된 발표의 원인이다. 따지고 보면 구글이 잘못한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 책임은 피해갈 수 없다.
두 사건 모두 소비자에게 실제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업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누가 해당 기업의 발표, 홍보를 믿을지 의문이다. 특히 두 기업은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IT기업이기에 더욱 아쉽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기업의 움직임이 절실한 시점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