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마트 기기를 더 똑똑하게, '뱀부 스타일러스 펜 듀오'
최근 '갤럭시노트2', '갤럭시노트8.0'처럼 펜이 장착된 스마트 기기가 각광받고 있다. 펜을 이용하면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 자료 편집 등 각종 생산적인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것보다 작업 속도가 빠르고 편한 것도 장점이다. 넥서스7, 엑스페리아 태블릿 Z, 아이패드 등 펜이 없는 태블릿PC 사용자라면, 한 번쯤은 펜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펜이 장착된 기기를 새로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펜만 사서 쓸 수는 없을까?
물론 가능하다. 시중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호환되는 '터치펜'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품 종류가 너무나 다양하다는 것이다. 여러 터치펜 중 어떤 제품을 선택할지 결정하기 어렵다면 와콤 제품은 어떨까. 와콤은 디지털 펜 태블릿 분야에서 25년간 기술력을 자랑해 온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협력해 'S펜'을 만든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와콤 터치펜 중에서도 '뱀부 스타일러스 펜 듀오(와콤 뱀부 스타일러스펜 CS-110 듀오)'는 고무 펜촉과 잉크 펜촉이 하나로 결합된 다목적 펜이다. 고무 펜촉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 사용할 수 있으며, 잉크 펜촉은 종이에 쓸 수 있다. 두 가지 기능을 한 번에 갖추어 업무용으로 적합하다.
시크한 디자인, 이 정도는 되야 '패션의 완성'
뱀부 스타일러스 펜 듀오의 생김새는 일반 펜과 비슷하다. 디자인은 깔끔하고 무난하며, 검정색과 은색이 조화돼 세련미를 강조했다. 정장 차림에도 잘 어울린다.
다만, 제품 색상은 1가지뿐이다. 와콤에서 터치펜 기능만 갖춘 제품인 '뱀부 스타일러스 펜 솔로'는 검정, 흰색, 연두, 파랑, 분홍 등으로 색상이 다양한데, 뱀부 스타일러스 펜 듀오도 여러가지 색상으로 나왔다면 선택의 폭이 더욱 넓었을 것 같다.
무게는 20g으로 묵직한 편이다. 펜이 지나치게 가벼우면 잡는 느낌이 좋지 않은데, 이 제품은 적당히 무게가 나가 마음에 들었다. 촉감은 매끈하며 손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지문도 남지 않는다. 두께는 일반 펜과 비슷하다.
펜 뚜껑도 유용하다. 우선 펜 뚜껑이 잉크 펜촉과 고무 펜촉에 모두 꼭 맞는다. 평소에는 잉크 펜촉에 뚜껑을 끼워두었다가, 종이에 필기할 때는 펜 뚜껑을 고무 펜촉에 끼워두면 되겠다. 뚜껑이 양쪽에 다 맞으니 뚜껑을 잃어버릴 염려가 적다. 또한, 펜 뚜껑에 클립이 있어서 와이셔츠 주머니에 끼울 수도 있다. 펜촉 주변에 고무가 둘러 있어 뚜껑이 잘 빠지지 않으니, 펜이 떨어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구름을 그리듯' 부드러운 터치감
이제 본격적으로 펜 기능을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스마트 기기에서 터치 용도로 쓸 수 있는 고무 펜촉 부분을 사용해 봤다. '옵티머스G 프로', '갤럭시노트2', '아이패드', '갤럭시노트8.0', '바이오 듀오 13' 등 스마트폰, 태블릿PC, 터치형 노트북에서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됐다. '내가 사용하는 제품에서 지원되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은 덜어도 되겠다. 다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화면에 보호 필름을 붙였을 경우, 터치가 잘 인식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참고하자.
다양한 기기를 지원하는 만큼 폭넓게 사용할 수 있겠다. 흔히 '터치펜은 태블릿PC 사용자가 쓰는 것'이라는 인식이 짙은데, 굳이 쓰임새를 한정 지을 필요가 없다고 본다. 최근에는 소니 바이오 듀오 13처럼 터치형 노트북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으며, 옵티머스G 프로, 베가 넘버 6 등 화면이 크지만 펜이 없는 제품도 많다. 더구나 이런 제품을 2개 이상 사용하는 이들도 많다. 본 리뷰어는 갤럭시노트2 사용자인데 S펜이 다른 제품에서 작동하지 않아 아쉬움을 느껴왔다. 하지만 뱀부 스타일러스 펜 듀오는 여러 제품에도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었다.
터치하는 느낌은 매우 부드러웠다. 이전에도 다른 터치펜을 사용해 본 적이 있지만, 펜 촉감이 확연히 달랐다. 매끄러우면서도 가볍고, 부드럽지만 정확하고 빠르게 터치할 수 있었다. 또한 사람마다 펜을 기울이는 각도가 다 다를 텐데, 웬만큼 느슨하게 기울여도 정확하게 인식돼 쓰기 편리했다. 글씨를 쓸 때도 끊김 없이 잘 써졌다. (직접 써보면 확실히 알 수 있을 텐데, 기사에서 촉감을 전달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
또 다른 장점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사용 시, 메뉴와 취소 버튼도 인식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갤럭시노트2 S펜은 화면 터치는 지원하지만, 메뉴와 취소 버튼을 인식하지는 못한다. 때문에 해당 버튼을 누를 때면 손가락을 이용해야 해서 약간 번거로웠다. 반면 뱀부 스타일러스 펜 듀오는 모든 버튼을 펜으로 작동할 수 있어 편리했다. 아이패드로 실험해보니 홈버튼도 눌렸다.
터치 기능도 정교했다. 예를 들어 전자책을 읽을 때 원하는 부분만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었다. 보통 전자책에서 밑줄을 그으려고 원하는 부분을 선택할 때, 띄어쓰기 단위로 블록지정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제품을 사용했을 때는 그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인터넷 이용 시 화면을 크게 보고 싶을 때도 문제없다. 하지만 화면에서 원하는 부분을 두 번 톡톡 치면, 해당 부분 화면이 확대된다. 다시 두 번 톡톡 치면 원래대로 돌아간다. 손가락 두 개로 화면을 늘여보지 않아도 된다.
다소 아쉬운 점은 펜촉이 뭉툭하다 보니, 글씨를 작게 쓸 때는 자음 'ㅂ', 'ㅊ', 'ㅎ'처럼 획수가 많은 글자를 쓸 때는 좀 더 신경을 써야 했다. 그림을 그릴 때도 작고 섬세한 부분을 깔끔하게 작업하기가 쉽지 않았다. 펜촉이 더 얇았다면 좋았을 듯하다.
이 외에도 제품을 오래 사용해서 고무 펜촉이 무뎌졌다면 고무심을 교체할 수 있다. 제품 구성에 교체용 고무심과 볼펜심이 하나씩 들어 있다.
한편, 종이에 사용하는 잉크 펜촉 부분도 만족스러웠다. 처음에는 일반 펜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지만, 고급 펜을 사용하는 것처럼 필기감이 매우 부드러웠다. 글씨도 적당한 굵기로 쓸 수 있다. 또한 글씨를 작성하고 바로 문질러 보았더니 번지거나 찍히는 현상이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잉크 펜촉 부분도 교체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업무를 하다 보면 일반 펜과 터치 펜을 동시에 이용할 때가 많은데, 한 제품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본 리뷰어는 메모 애플리케이션 '에버노트'를 종종 사용한다. 에버노트 사용자라면 일반 노트에 필기한 내용을 사진에 찍어 에버노트에 저장하는 일이 많다. 그래서 종이에 필기할 때는 잉크 펜촉으로 쓰고, 이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사진을 찍은 뒤 에버노트에 저장했다. 이어 에버노트로 업무를 할 때는 터치 펜촉 부분을 이용했다.
스마트 기기를 자주 이용하는 학생, 직장인이라면 뱀부 스타일러스 펜 듀오로 더욱 간편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겠다. 또한 넥서스7, 엘리트패드 등 기존에 펜이 없는 안드로이드 태블릿PC나 아이패드, 최신 터치형 노트북 등 펜이 없는 스마트 기기를 보유한 사람이라면 하나쯤 장만해도 좋겠다. 개인적으로 리뷰를 위해 사용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쓰고 싶은 제품이다.
제품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4만 3,000원이다. 제품 활용도나 완성도에 비하면 비싼 가격은 아니라고 본다. 선물용으로도 적합하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