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출산, 임플란트, 응급치료... 사람 살리는 3D"
눈 앞에 잡힐 듯한 3D 영화는 물론, 실제 상황과 동일한 환경까지 제공하는 3D 가상 체험, 실제 제품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3D 프린터까지 3D에 대한 이야기가 연일 끊이지 않는다. 사실 3D가 화두로 떠오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자동차, 항공, 제품 설계 등 산업에 3D를 활용한 지 오래다. 또, 3D는 이제 산업뿐 아니라 우리 생활 곳곳에 파고들었다. 이제 어떤 분야에서든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IT기술로 자리잡았다.
최근 의료/건강 분야에서 3D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눈에 띄는 발전을 이룩했다. 3D 가상 프로그램을 출산, 금연치료, 응급조치 교육 등에 활용하고 있고, 3D 프린터로 의족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또한 치아교정이나 임플란트 치료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3D 활용이 의료 분야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는 뜻.
3D로 준비하는 출산
얼마 전 3D와 태아를 접목해 연출한 의학 다큐멘터리가 큰 주목을 받았다. 출산 관련 콘텐츠도 3D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뜻. 10개월 임신 기간 동안 산모 혹은 태아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진통이 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등 예비 엄마들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궁금증을 3D 솔루션으로 해결하고 있다.
다쏘시스템 '본투비얼라이브(BornToBeAlive)'는 실제 의료진의 교육과 조언을 바탕으로 실감나는 3D 경험을 제공하는 3D 경험 솔루션이다. 이를 활용해 출산 예정일에 대비해 가상 분만실에 방문하여 관련 장비를 미리 숙지하고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또, 몸동작을 연습하는 등 실제와 같은 3D 환경 속에서 미리 익숙해 지도록 돕는다. 실시간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착상과 출산 전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도 있다. 지난 해 12월 프랑스 산부인과 전문 국립 대학(Collège National des Gynécologues Obstétriciens Français) 의료진들이 산모들을 대상으로 실험해본 결과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받는 임플란트 치료의 숨은 비밀
치과 치료 역시 3D가 각광받는 분야다. 임플란트 시술의 경우 일단 본인의 치아와 가장 가깝게 만들기 위해 3D CT(컴퓨터 단층 촬영) 사진을 찍는다. 그 다음 3D프린터, 캐드캠 등으로 본인 치아와 같은 모양의 인공치아를 재현한 지주대를 만든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임플란트 시술을 진행한다.
3D 기술을 활용해 시술할 경우, 자연치아와 가장 유사한 모양으로 임플란트를 만들어 심을 수 있고 시술 시간도 3D 기술을 활용하지 않을 때보다 1/3로 단축된다.
3D 가상현실로 금연 유도
많은 흡연자가 금연에 도전하지만, 실제로 성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새해에 하는 금연 결심도 금방 무너지기 일쑤다. 금연 껌 등 각종 보조제의 도움을 받아도 금연은 쉽지 않다. 이런 흡연자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서울 보라매병원은 3D를 활용한 가상현실 금연치료법을 지난 1월 도입했다. 성공률은 약 70%. 매우 높은수치다. 보라매병원의 3D 가상현실 금연치료 프로그램은 세 단계로 약 30분 동안 진행된다.
1단계로 3분 동안 마음을 안정시키는 '수족관 영상'을 본다. 2단계로 20분 동안 3D 입체영상과 음향시스템으로 만든 '흡연 위험 상황'을 경험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3분간 수족관 영상을 시청한다. 이 때 손가락에 센서를 장착해 단계별로 근육긴장도, 맥박, 피부전도도 같은 생체 반응을 측정한다.
가상현실의 배경은 보라매병원 중독치료센터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결과를 토대로 만들었다. 일단 흡연자가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를 느끼도록 술집 환경을 배치했다. 술집 벽에 붙어 있는 광고 포스터, 테이블에 올려놓은 재떨이 하나까지도 흡연 욕구를 자극하도록 꾸몄다. 담배를 집요하게 권하는 아바타도 담배 연기를 실감나게 내뿜으며 유혹한다. 가상현실 금연치료 프로그램은 흡연 욕구가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 갑자기 끝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자극(흡연 욕구)에 익숙해진 환자는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욕구를 점점 참을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금연을 유도한다.
나의 응급조치 실력은? 3D로 묻고 교육받아
공공 의료 분야에도 3D를 활용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한해 수 십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심장마비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응급조치 교육에 3D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테잉 얼라이브(Staying Alive)라는 이 프로젝트는 사용자들의 응급조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할 수 있는 도구다.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으로 친구와 함께 연습할 수도 있다. 중환자의학 교수인 알렉산더 미뇽 박사는 "스테잉 얼라이브는 실제 심장마비 환자에게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주는 최초의 의료 솔루션"이라고 밝혔다.
3D 솔루션 전문기업 다쏘시스템 관계자는 "3D 기술은 영화, TV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며, "항공, 자동차, 조선, 건축, 의학, 패션 등 우리 삶의 전 영역에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