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것만큼 만족스런 중고 DSLR/미러리스 구매 요령
남들 다 찍는다는 DSLR, 나도 한 번 도전해 보련다. 그런데 어쩌지. 몇 백 만원을 호가하는 새 제품을 구매하기에는 여간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DSLR은 한 번 사면 더 좋은 카메라에 욕심이 생겨 또 다시 구매충동을 불러일으킨다는데. 이를 감당할 만큼 주머니 상황은 좋지가 않다.
이런 이들이라면 대개 중고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온라인 오픈 마켓이나 커뮤니티 등에서 중고 제품 매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남대문이나 용산 등에는 이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오프라인 매장도 즐비하다. 하지만 카메라 고수들은 말한다. 어설픈 상식만 가지고 찾아가 구매하다가는 바가지 쓰기 딱 십상이라고. 이럴 바에는 차라리 새 제품을 사는 것이 낫다는 이들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중고 DSLR이나 미러리스 제품을 구매하기 망설였다면 이제 걱정할 일 없다. 똑똑하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여기에 있으니, 이제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발품'에 필요한 체력과 부지런함만 있으면 된다.
Step 1. 자신에게 맞는 제품 선택하기
구매 방법을 알기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매하는 이유와 목적을 잘 설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 두 푼 하는 제품이 아닌데다가, 한 번 구매하면 비교적 오랜 기간 사용하기 때문이다.
제품은 적게는 몇 십만 원대 제품부터 몇 백만 원대를 호가하는 등 다양한 종류가 출시됐는데, 사용자의 수준이나 사용범위를 고려해 신중하게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제조사나 제품 군, 제품 사양 등을 꼼꼼히 비교해 결정한다.
Step 2. 시세 알아보기
자신에게 적합한 제품을 결정했다면, 제품의 가격대를 알아봐야 한다. 먼저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가격을 검색해 현재 해당 제품의 시세를 살펴본다. 중고제품 전문 쇼핑몰이나 커뮤니티, 오픈마켓 등을 위주로 가격 검색에 나선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 보다는 직접 만져보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만 추후 문제가 생기는 일을 방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통한 가격 검색을 마쳤다면 이번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둘러보며 다시 한 번 가격을 알아볼 차례다. 가격을 물어볼 때는 제품명을 명확하게 이야기해 혼란이 없도록 해야 한다. 만약 자신이 온라인에서 알아본 가격보다 비싸다거나, 판매자가 다른 제품을 권유하면 주저 없이 다른 곳으로 발을 옮기면 된다.
만약 온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찾지 못해, 온라인에서 찾은 제품을 만져보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대부분 온라인 판매업자는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면 방문하기 전 여러가지 이유로 전화하는 일이 필요하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지 여부를 묻고, (카드 또는 현금)결제방식에 따른 가격, 할부수수료가 추가 과금 되는가 등의 문의도 이뤄져야 한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했을 경우 온라인 상의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품이 없는데도 마치 있는 것처럼 꾸며내 매장으로 오게끔 유도한 후 다른 제품을 강매하는 등의 부정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Step 3. 정식 수입 제품인가 살펴보기
만약 적당한 가격의 제품을 발견했다면 이제 한층 더 자세히 살펴볼 차례다. 그 첫 번째는 정품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다. 말 그대로 정품은 캐논이나 니콘 등의 정식 수입절차를 거쳐 국내 판매/유통이 이뤄지는 제품을 의미한다. 반대로 일본 내수 제품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점 제외) 정품과 크게 차이가 없지만 정식 세관이나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은 제품을 뜻한다.
성능이나 외관에 차이가 없는데다가 가격도 정품보다 더 저렴한데 굳이 정품을 살 이유가 있을까 하고 고민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구매할 때나 사용할 때는 체감할 수 없지만 제품 고장으로 수리할 때는 이에 대한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캐논은 정품 제품을 A/S하고 있지만, 내수는 (A/S비용의 30%) 할증금액이 추가로 과금된다. 심지어 니콘의 경우 정품은 A/S하고 있지만, 내수는 아예 A/S를 지원하고 있지 않다.
정품과 내수를 구분하려면 패키지 내부에 제품 보증서가 첨부됐는지, 또는 제품 박스에 정품 스티커가 부착돼 있는 여부를 살펴본다. 이외에도 제품의 바디나 렌즈 몸체에 시리얼넘버가 각인돼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Step 4. 제품 컨디션 체크하기
제품의 외관을 살펴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전 사용자가 제품을 어떻게 사용했느냐에 따라 제품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오르기 때문이다. DSLR이나 미러리스는 '언제 샀느냐' 보다 '어떻게 관리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제품의 고무 그립이 손상됐다거나, 버튼이 제대로 눌러지지 않는 등 훼손여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자. 이외에도 LCD 덮개에 상처가 나지는 않았는지, 이미지 센서 부분에 먼지가 많이 붙어있지는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이외에도 배터리 수명을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배터리 수명을 체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니콘의 경우 바디에서 배터리 성능을 체크해 볼 수 있다. 열화도를 체크해 배터리 상태나 수명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열화도는 0이 정상이지만, 숫자가 높으면 높아질수록 수명이 다해간다고 보면 된다. 또한, 현재 배터리 잔량을 확인한 후 연속으로 몇 십 장을 촬영해 보며 배터리 잔량 변화를 관찰하는 것도 방법이다.
Step 5. 제품 연식과 컷 수 확인하기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발품 팔다 보면 외관만 봐도 대략 연식을 짐작할 수 있겠다. 무조건 외관이 깨끗하다고 좋은 것은 아니니, 연식 대비 얼마나 깨끗한지 살펴보도록 하자. 연식은 대부분 제품의 구매시기와도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만약 제품의 제조일자가 2008년 식이라면, 이전 사용자는 이 제품을 2008년에 구매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뭐든 꼼꼼히 살펴보고 신중하게 구매해야 하지만, 중고 DSLR을 구매하는 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가 컷 수 확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컷 수는 카메라 내부의 셔터박스 상태를 짐작할 수 있는 방법 중 한가지다. 카메라 내부에는 셔터박스라는 부품이 있는데, 이는 사진 한 컷을 촬영할 때마다 영향을 받는 소모품이다. 이렇다 보니 오래 사용하면 교체해줘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컷 수는 제품 자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제품도 있다. 이럴 경우 별도의 프로그램을 활용해 컷 수를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니콘은 '오판다(OPANDA IEXIF 2)'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촬영 컷 수를 확인할 수 있다. 'Total Number of Shutter Releases for Camera'이라는 항목에 나타난 숫자가 곧 컷 수를 의미한다.
위의 내용 외에도 그 밖의 추가 구성품을 살뜰히 챙겨보는 일도 필요하다. 기본 세트 외에도 삼각대나 메모리카드, 청소도구, 가방, 파우치 등의 액세서리를 제공하는지 여부를 비교하는 것도 합리적 소비를 돕는 부분이다. 중고 DSLR을 구매하는 데 필요한 것은 '부지런함'이다. 틈 날 때마다 가격 정보를 살펴보고 발품 파는 것만이 좋은 제품을 구매하는 핵심 사항일 것이다.
글 / IT동아 양호연(yhy420@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