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을 위한 '저작권' 상식백서 - 하
지난 기사 '네티즌을 위한 '저작권' 상식백서 – 상(http://it.donga.com/14604/)'에서 저작권의 의미와, 이를 지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하지만 저작권법을 잘 지키려 해도 여간 혼란스러운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2부에서는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거나 헷갈릴 만한 내용 몇 가지를 골라 소개한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네티즌이라면 꼭 알아두도록 하자.
적법과 위법 사이
내 돈 주고 산 음악, 블로그에 올리면 '위법'
자신이 구매한 MP3파일의 음원을 개인 블로그에 스트리밍 방식으로 업로드 한다고 가정하자.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걸까. 대가를 지급했기 때문에 개인 블로그에 업로드 하거나, 다른 이들이 내려받을 수 없는 스트리밍 방식으로 게시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명확하게 말하자면 이는 위법행위다.
MP3파일을 구매한 것은 저작권을 갖는 것이 아닌, 감상하는 데 따른 과정이다. 또한 해당 음원을 비영리적 목적에서 개인적으로 이용한다는 조건이 따라붙는다. 이렇다 보니 '전송 행위'를 할 수 있는 전송권을 갖지는 못한다. 오직 저작자만 이를 허용할 수 있다.
아무리 개인 블로그라고 해도, 인터넷 공간은 인적 결합관계가 없는 불특정 다수인의 자유로운 접근이 허락돼 있어 사적인 공간으로 보지 않는다. 만약 구매한 MP3파일을 블로그에 게재하고 싶다면? 저작권자인 작사/작곡가와 실연자(가수), 음반제작자의 허락을 구해야 한다!
내려받은 불법 영화는 '적법', 그런데…
P2P 사이트에서 영화를 내려받았다고 해도 위법행위가 아니다. 그런데 왜 P2P 사이트에서 영화를 내려받았던 이들이 소송 당하거나, 지난 2004년 소리바다 사건이 일어났던 걸까. 답은 위의 MP3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바로 전송권 때문이다.
현행법상 인터넷에서 타인의 저작물을 내려받아 비영리적 목적에서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사적복제'로 인정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 물론 해당 영화가 불법 저작물이라고 할지라도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P2P 사이트에서 콘텐츠를 내려받는 과정에서 '공유폴더'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전송된다는 점이다. 대부분 P2P 사이트에는 공유폴더가 설정돼 있어,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내려받도록 하고 있다.
이를 잘 모르고 있는 P2P 사이트 이용자는 '혼자만 내려받았다'는 생각을 하며 안심하겠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가급적 근절하는 것이 좋겠다.
쇼핑몰 운영자라도 구매자 후기 복제는 '위법'
2년 전 온라인 쇼핑몰에 작성했던 상품후기가 내 동의 없이 다른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면? 이는 충분히 쇼핑몰 운영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다. 물론, 상품후기나 댓글이 저작자의 독창적 표현으로 작성됐다는 점을 전제했을 경우다. 몇몇 단어의 조합으로 이뤄진 개성/특징없는 글이 아닌 작성자의 개성있는 문체와 독창적 표현이 포함돼있다면 저작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상품평'과 같이 작성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과 후기를 함께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저작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한결 크다. 아무리 쇼핑몰 운영자나 판매자라고 해도 작성자의 이용허락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글을 복제해 다른 곳에 게재하는 행위는 위법이다.
글 / IT동아 양호연(yhy420@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