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가 통신비를 깎아준다고? 어떻게? - 1부 알뜰폰
가계통신비 부담이 정말 줄어들 수 있을까?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 지출 15만 5,252원(지난 3분기 기준). LTE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통신비 부담이 너무 커졌다. 이동통신 3사(이하 이통 3사)가 텔레파시 잘 통하는 '한 마음'인지라, 저렴한 요금제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5월 14일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국민의 통신비를 아껴줄 이동통신 시장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동통신서비스, 단말기 경쟁 활성화 및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방안'이 그것. 이대로만 이루어지면 휴대폰 요금이 '확' 줄 것 같은 좋은 내용이 많다. 소비자는 이 내용을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제대로 정책이 잘 시행되는지 날카롭게 지켜볼 수 있지 않겠는가?
알뜰폰, 이제 정말 '알뜰'해진다!
이름부터 정말 저렴할 것 같은 느낌의 '알뜰폰(MVNO)'.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알뜰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컸다. '말만 알뜰폰이지, 따져보면 그렇게 싸지도 않고, 이통 3사에 비해 제한된 서비스도 많다'는 게 그 이유.
알뜰폰이 저렴하지 '못한' 이유
알뜰폰 관계자는 억울함을 토로한다. 알뜰폰은 이통 3사의 통신망을 빌려 사용하는데, 그 빌리는 비용인 '도매대가'가 저렴하지 않으니 당연히 통신 비용을 많이 낮출 수가 없다는 것. 빌린 만큼 대금을 내므로 요즘 이통 3사가 난리인 '(데이터/음성) 무제한 요금제'도 출시하기가 어렵다. 알뜰폰 사업자로선 시작부터 불리한 게임이다.
거기다 이통 3사가 알뜰폰이 쓸 수 있도록 열어준 부가 서비스, 다시 말해 '도매제공 의무서비스'도 무척 제한적인 편이다.
도매대가 인하/도매제공 의무서비스 확대
미래부는 올해부터 도매대가를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말한 빌리는 비용을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음성은 1분당 54.5원에서 42.3원으로 22% 인하, 데이터는 1MB당 21.6원에서 11.2원으로 48% 인하한다. 대량 구매 할인의 기준도 2,250만 분에서 1,000만 분으로 낮췄다. 알뜰폰 사업자로선 빌리는 비용이 낮아지므로 요금제를 더 저렴하게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도매제공 의무서비스를 확대해 알뜰폰의 부가서비스도 늘린다. 미래부는 의무서비스에 'LTE 서비스(LTE 요금제가 없는 알뜰폰이 의외로 많다)', '컬러링', 'MMS' 등을 포함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알뜰폰 사업자가 망내외 음성통화 무제한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알뜰폰 이용자도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를 쓸 수 있게 될까? 문제의 핵심은 그 서비스의 도매대가일 것이다. 이통 3사가 비싼 가격에 이를 제공한다면 '알뜰폰'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라 해도 현 이통 3사의 무제한 요금제와 가격이 비슷할 수밖에 없다.
알뜰폰, 이제 우체국에서 사세요!
설마 설마 했던 '우체국폰'이 정말 나오나 보다. 미래부 산하의 우정사업본부가 알뜰폰 시장에 뛰어든다. 노인 등 알뜰폰에 가입하기 어려운 소비자를 위해 전국 2,800여 개의 우체국 유통 채널을 이용하겠다는 것.
지난 4월 말, 이 소식이 들리자 이통 3사가 '시장 경제에 어긋난다'며 강력히 반대한 바 있다. 어찌 됐건 우체국에서 알뜰폰을 판매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권이 늘어 좋은 것이다. 현재 알뜰폰은 홈쇼핑, 인터넷, (얼마 없는) 대리점 등에서 판매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우체국에서 알뜰폰을 판매하면, 누구나 우체국을 방문해 휴대폰과 요금제를 쉽게 알아보고 가입할 수 있다. 우체국폰과 이통 3사의 휴대폰 중 무엇을 선택할지, 그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다.
미래부가 통신비를 깎아준다고? 어떻게? - 2부 요금제 http://it.donga.com/14448/
미래부가 통신비를 깎아준다고? 어떻게? - 3부 보조금 http://it.donga.com/14449/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