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서평] 아마존을 성공으로 이끈 비밀, '제프 베조스'
원 클릭 (One Click)
저자: 리처드 브랜트
옮긴이: 안진환
출판사: 자음과모음
출간일: 2012년 6월 25일
'한 번의 클릭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물건을 사게 만들겠다'
아마존닷컴(이하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조스(이하 베조스)가 한 말이다. 제프 베조스의 말처럼, '원 클릭(One Click)'은 아마존이 미국에서 특허를 낸 결제 시스템의 명칭으로, 사용자의 결제 정보를 저장했다가 클릭 한 번으로 구매를 성사시키는 시스템이다. 애플은 지난 2000년 아마존에 사용비를 내고 아이팟터치에 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1996년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음반, DVD, 가전, 의류 등을 판매하는 복합 쇼핑몰로 진화했다.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출시하고, 태블릿PC '킨들파이어'까지 내놓으면서 애플과 미디어 플랫폼을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인터넷 서버로 데이터 저장, 네트워크, 콘텐츠 사용 등 IT 관련 서비스를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우주 탐사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때문에 아마존이 어떤 기업인지 한마디로 단정짓기가 어렵다. 이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저자는 베조스라는 인물에 집중해 아마존닷컴 서비스와 킨들 시리즈가 덜 보급된 한국의 독자에게, 해외 IT 생태계에서 이미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아마존을 소개한다. 한국인에게 베조스는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에 비해 유명세는 덜하지만, 인터넷 쇼핑 체계를 중심으로 세계 IT 지도를 재편한 인물로 스티브 잡스 사후 그의 자리를 대신할 인물로 떠오르기도 했다.
베조스는 처음 아마존 사무실을 열었을 때 문짝을 개조해 책상으로 사용했을 만큼 비용에 인색한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심지어 프로그래머에게 월급 인상분 대신 중고 나이키 운동화를 주거나, 고객 상담 메일 1,000건당 현금 보너스 200달러를 내걸기도 했다. 그는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공격적인 경영자이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살인적인 업무량을 요구했고, 틈만 나면 부하 직원의 면전에 손을 내젓고 화를 냈다.
이렇게 보면 그는 인색하고 신경질적인 경영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저자는 베조스가 아마존을 성공으로 이끈 비밀을 '고객을 우선으로 생각하기',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때까지 끊임없이 창조하기', '장기적 시각으로 바라보기', '늘 처음처럼의 마인드 갖기' 등 네 가지로 분석해 좋은 경영인의 본보기로 제시했다.
그런데 아마존은 국내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언급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인터넷 서점이라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아마존과 전자책 단말기 킨들이 국내 책을 서비스하고 있지 않아 국내 사용자들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국내 사용자들이 영어 원서를 구입하기 위해 아마존을 사용하긴 한다). 반면, 아마존의 영향력은 전자책이 생활화된 해외에서 발휘된다. 베스트셀러와 신간 위주로만 전자책을 서비스하는 국내 인터넷 서점과 달리 아마존은 시집부터 전공책까지 넓은 분야의 전자책을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국내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아마존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이겨낼 국내 인터넷 서점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읽고 싶은 책을 검색해 장바구니에 넣고 카드 정보를 입력한 후 책을 구입하는 프로세스는 이젠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됐다. 아마존은 너무나 익숙한 이 프로세스를 만든 기업이나 다름없다. 물론 최초의 인터넷 서점도, 최초의 인터넷 쇼핑몰도 아니지만, 아마존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원하는 물건을 검색하고 구매하고 배송받는 하나의 과정을 정착시켰다. 이것이 약 20년 전 이야기니 당시엔 '혁신'이라 불릴 만했다.
현재 아마존은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로 디지털 미디어 컨텐츠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업과 개인에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을 올리고 있다. 킨들과 클라우드 컴퓨팅은 IT기업으로서 아마존이 역량과 미래 전략을 펼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분야다. 아쉽게도 이 책은 이런 부분을 짧게만 다루고 있어 아쉽다.
베조스의 인생이 담겨있지만, 리처드 브랜트라는 저널리스트가 쓴 책이라 자서전보단 아마존 성공기로보는 것이 낫겠다. 제프 베조스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엔 충분하다. 아마존보다 베조스의 성장과정에 대한 분량이 많아 조금은 지루하지만,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겐 그의 성장과정 자체가 하나의 지침이 될 것이다.
리처드 브랜트 저 원 클릭은 리디북스에서 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글 / IT동아 윤리연(yoolii@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