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와 페이스북을 하나로, 페이스북 홈
페이스북이 모바일 시장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페이스북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페이스북 홈(Facebook Home)'이 바로 그것이다.
페이스북은 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멘로파크 본사에서 퀄컴 폴 제이콥스 CEO, HTC 피터 초우 CEO 등 300여 명의 관계자와 취재진이 참여한 가운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페이스북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UX(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 페이스북 홈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CEO는 "우리는 휴대전화, 운영체제 대신 그 어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보다 강력한 UX를 개발했다"며, "페이스북 홈은 앱의 일종이지만 그 어떤 앱보다 강력한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북 홈은 앱을 실행해야 볼 수 있던 친구들의 소식을 스마트폰 첫 화면에서 바로 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페이스북 뉴스피드(News feed)에 올라오는 친구들의 소식을 항상 스마트폰 첫 화면에 보여주는 '커버피드(Cover feed)', 페이스북 메신저를 보다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챗 헤드(Chat head)' 등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페이스북 홈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UI(사용자 환경, User Interface) 역시 페이스북 친화적으로 변한다. 마크 저커버그는 "사용자들은 스마트폰 이용시간의 25%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 소비하고 있다"며, "페이스북 홈은 이처럼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사람중심의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오는 12일부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페이스북 홈을 내려받을 수 있다(미국 기준)"며, "국내에선 미국 출시 후 수주 내에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초기에는 삼성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갤럭시S4(예정), HTC 원X, 원(예정) 등 5종의 스마트폰만 지원할 계획이며, 추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4.0(아이스크림 샌드위치), 4.1(젤리빈)을 탑재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지원 대상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홈을 적용한 HTC의 스마트폰 '퍼스트(First)'를 함께 공개했다. 퍼스트는 4.3인치 HD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 400 듀얼코어 프로세서, 1GB 메모리 등을 탑재하고, LTE 통신을 지원하는 보급형 스마트폰이다. 가격은 2년 약정 기준 99.99달러다.
페이스북 홈, 런처가 아닌 플랫폼
많은 사용자가 페이스북 홈의 소식에 의문을 보내고 있다. "대체 런처와 다른 게 뭐지?" 런처(Launcher)란 스마트폰 UI를 바꾸는 앱이다. 아이콘, 위젯의 배열과 디자인을 사용자 취향에 맞게 고칠 수 있다.
페이스북 홈 역시 런처와 기본 기능은 유사하다. 스마트폰 UI를 페이스북과 유사하게 바꾼다. 다만 런처 앱보다 더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일단 페이스북의 다양한 서비스를 한층 쉽게 접할 수 있게 된다. 페이스북은 친구의 소식을 확인할 수 있는 뉴스피드뿐만 아니라 무료 통화, 무료 메시지 전송, 이메일 등 스마트폰 플랫폼 사업자로서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인앱(In-App) 서비스에도 한층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페이스북은 카카오톡처럼 특정 앱을 친구에게 홍보하는 기능을 지원한다(정확히 말하자면 이쪽이 원조다). 기존에는 웹 브라우저 상의 페이스북에서만 가능한 기능이나, 페이스북 홈을 설치하면 페이스북 홈을 설치한 친구에게도 특정 앱을 알릴 수 있게 된다.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페이스북에 가입한 만큼 그 파장이 국내의 '카카오톡 게임하기' 못지 않을 전망이다.
페이스북 홈은 페이스북이 웹(Web)에서 벗어나 그 동안 부진했던 모바일 시장에 집중하기 위한 첨병이다. 단순히 런처 앱이 아닌, 각종 페이스북 서비스의 영향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플랫폼 사업이다. 국내에도 1,100만 명(2012년 12월 기준)에 이르는 페이스북 가입자가 있는 만큼, 카카오톡 플랫폼이 꽉 잡고 있는 국내 모바일 시장이 페이스북 홈의 영향을 피해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