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5.1채널 VOD 영화 즐기는 시대 열렸다

김영우 pengo@itdonga.com

'손 안의 PC'라 불리던 스마트폰이 이제는 '손 안의 홈씨어터'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영화를 감상하는 사용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용 VOD 업체에서 HD급 고화질의 영화를 서비스하는 등, 관련 멀티미디어 기술도 점차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화질이 좋더라도 음향이 빈약하다면 아무래도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요즘 모바일기기 이용자들은 고급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구매하는 등, 한층 향상된 음질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다만, 아무리 고급 이어폰을 쓰더라도 콘텐츠 원본에 수록된 음향 데이터의 품질이 떨어진다면 청각적인 만족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이런 와중에 세계 최대의 음향기술 업체인 돌비 래버러토리(이하 돌비)가 국내 최대 규모의 모바일 앱 스토어인 T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SK플래닛과 손을 잡았다. T스토어에서 서비스중인 VOD영화에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술을 적용, 한층 향상된 음질은 물론, 웅장한 입체음향을 즐기게 한다는 것이다. 4일, 돌비의 한국 지사인 돌비코리아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향후 사업전략을 소개했다.

돌비 디지털 플러스로 성능과 대역폭의 한계 극복

이날 행사의 시작을 알린 돌비코리아의 김재현 대표는 "돌비는 오감의 증진을 위한 과학적 진보를 추구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모바일 환경에서도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멀티미디어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기기는 제품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그만큼 멀티미디어 성능을 높이는데 불리하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영화 감상의 경우, 대역폭(데이터가 전송되는 통로)의 한계가 있어 고품질의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데 문제가 있으며, 콘텐츠마다 볼륨 크기가 들쑥날쑥 하는 등, 품질도 균일하지 않다. 때문에 모바일기기로 인터넷에 접속해 고품질의 영화를 즐기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어렵다.

하지만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술을 적용하면 좁은 대역폭으로 고음질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또한 2채널의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5.1채널의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어 위와 같은 문제가 해결된다고 김재현 지사장은 밝혔다.

기존 2채널 VOD도 5.1채널로 즐길 수 있어

뒤이어 단상에 오른 SK플래닛의 진주용 매니저는 이제부터 T스토어에 돌비 디지털 플러스 코덱을 적용한 VOD 영화가 다수 등록될 것이며, 이를 이용해 5.1채널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는 영화 재생용 앱이 T스토어에 포함되었다고 밝혔다.

아직 T스토어에 등록된 5.1채널 음향의 영화는 일부에 불과하지만 점차 수를 늘려갈 예정이며, 기존에 등록된 2채널 스테레오 음향 기반의 영화를 즐길 때도 새로운 재생 앱의 가상 5.1채널 확장 기능을 통해 한층 향상된 음향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진주용 매니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4월 현재 T스토어의 5.1채널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단말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3, LG전자의 옵티머스G 프로를 비롯한 6종에 불과하지만 장차 대부분의 단말기로 대상을 확대될 예정이다. 그리고 5.1채널 음향이 수록되었다 하여 기존 VOD보다 콘텐츠 가격이 비싸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이날 행사장의 한 켠에선 스마트폰(갤럭시S3)을 이용해 이날 발표된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반 VOD 영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시연대가 마련되었다. 현재 T스토어에 등록된 5.1채널 영화는 007 스카이폴, 타워, 박수건달 등 아직은 몇 개에 불과했지만 감상을 해보니 확실히 음향의 품질은 우수했으며, 일반적인 2채널 이어폰으로도 제법 입체감 있는 5.1채널의 음향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새롭게 5.1채널 가상 음향 기술이 추가된 T스토어용 VOD 플레이어 앱 덕분에 돌비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기존 VOD를 감상할 때도 입체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본래 2채널 스테레오 방식으로 수록된 음향을 후처리해 가상 5.1채널로 확장한 것이라 진짜 5.1채널 음향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만족도는 낮은 편이다. 그래도 이런 기능이 추가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득이다.

돌비코리아 및 SK플래닛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반 VOD 영화는 이론적으로는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향후에는 SK텔레콤 단말기 사용자뿐 아니라 KT나 LG유플러스의 단말기를 쓰는 이용자들도 T스토어에서 5.1채널의 VOD를 감상할 수 있도록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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