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서평] 페이스북이 그냥 성공한 게 아니야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 학년으로 올라가자마자 너나 할 것 없이 하는 말이 있었다. "싸이월드 일촌 맺자." 이 말이 언제 유행했는지도 가물거릴 정도로 이제 이 말을 하면 촌스러운 시대가 됐다. '페이스북' 때문이다. 한 때, 초등학생부터 직장인까지 거느리던 싸이월드가 페이스북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멸망'이라는 안타까운 소리를 듣게 됐다. 이렇듯 인터넷 보급률 1위라는 말이 무색하게 우리나라는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 하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을 꼬집는 책이 있다. '소셜네트워크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이다. 이 책의 저자 노승헌은 IT기술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미국 SNS기업들의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 SNS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페이스북 등장 이후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IT서비스 중 하나가 SNS다. 사람들은 SNS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일상을 공유한다. 하지만 SNS를 이러한 용도로 활발히 사용하면서도 막상 SNS를 만들고 SNS 생태계의 첫 주자로 발을 뗀 창업자들의 이야기에는 별 관심이 없다. 저자는 이들의 창업 및 성장 뒷이야기를 묶어 소개한다. 트위터, 포스퀘어, 링크드인 등 이름만 말해도 다 아는 글로벌 SNS기업들의 배경, 성장 과정, 성공 요소 등은 단순 기삿거리로만 다루기에는 부족하다. 저자는 그들의 창업 배경과 창업 과정을 책에 생생하게 담았다.
기업의 성공은 혁신적인 아이디어, 열정, 무수한 실패를 극복하는 의지 등에서 비롯된다. 이는 비단 미국 SNS기업들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당연한 것'이다. 이에 저자는 성공의 이유를 엔젤 투자자와 선순환 구조에서 찾았다. 그들의 사회(또는 배경)가 그들에게 성공할 발판을 만들어줬다는 말이다.
엔젤 투자자들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단기적인 이익을 바라지 않고, 그들이 사업을 탄탄하게 이끌 수 있도록 돕는 이들을 말한다. 도움을 받은 창업자들은 실리콘밸리의 선순환 구조를 따라 자신들이 받은 '사회적 DNA(사회적 경험)'을 자신들과 비슷한 길을 걸어올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저자는 이 사회적 DNA가 이들 기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이는 사회적으로 큰 파급력을 가질 뿐 아니라 투자자들에게 투자 이상의 이익을 가져다 준다.
반면, 우리나라는 '빨리빨리' 문화로 단기적인 이익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크다. 재능있는 인재들이 자신의 능력을 펼치기도 전에 사회는 그들을 실패한 기업가로 만들어버린다. 저자는 이러한 풍토를 고치기 위해 글로벌 SNS기업들이 검증한 선순환 구조로 창업자가 어떻게 육성됐고, 창업을 어떻게 성공으로 이끌었으며, 생각을 실현하는 데 몰입할 수 있었던 요소는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위에 언급한 여러 SNS처럼 나만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펼쳐 파급력을 지닌 기술로 발전시키고 싶다면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미국의 성공한 SNS기업들이 어떠한 아이디어로 기술력을 만들어냈는지, 어떠한 철학으로 사업을 이끌어갔는지 재미있고 적절한 사례를 곁들여 설명해 읽기에 어렵지 않다.
새로 창업을 시작하려는 젊은이들을 위해 그들에 대한 인식 자체가 변화하는 것은 물론 엔젤 투자자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여, 우리나라 태생의 글로벌 SNS뿐 아니라 실리콘밸리와 같은 활기찬 사업구조가 존재하는 IT강국이 되었으면 한다.
노승헌 저 '소셜네트워크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은 리디북스에서 1만 1,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글 / IT동아 윤리연(yoolii@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