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NO, 직접 써봤다 1부 - "개통 어렵지 않네"

필자는 의심이 많은 편이다. 만약 누군가 제품을 싸게 판다고 하면 '어디 하자가 있는 게 아닐까', 공짜로 준다고 하면 '무슨 검은 속내가 있지는 않을까' 눈을 가늘게 뜨고 의심부터 한다. 요즘같이 험악한(?) 세상에 필자처럼 의심병에 걸린 사람이 한둘은 아닐 것이다.

MVNO(알뜰폰)에 대한 생각도 그랬다. 아무리 이동통신 3사와 같은 망을 쓴다지만 과연 품질이 같을까? 주위에 쓰고 있는 사람이 없으니 물어볼 수도 없고, 인터넷을 검색해봐도 정보는 한정적이다. 그러다 보니 MVNO를 쓰는 것이 '큰 모험'처럼 느껴졌다.

이런 의심을 날려버릴 최고의 방법은 '직접 써보는 것'이다. 정말 통화 품질이 만족스러운지, 무료 와이파이는 잘 연결되는지, 데이터는 잘 터지는지 등. 그래서 개통해봤다. 직접 MVNO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체험해보고 이를 솔직하게 기사로 풀어낼 예정이다. 이번 기사는 총 3편 중 첫 번째 내용으로, '개통기'를 다룬다.

MVNO?

MVNO를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는 이동통신 3사(이하 이통 3사)의 망을 빌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CJ헬로비전, 에넥스텔레콤, SK텔링크 등이 대표적이다. 통신망을 빌려 쓰므로 비교적 요금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국내 MVNO는 20여 개 정도며, 각양각색의 요금제와 부가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있다.

필자는 CJ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에서 스마트폰을 개통했다. 평소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터라 헬로모바일의 '헬로LTE CGV요금제'에 무척 끌렸기 때문(CGV요금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에서 하겠다). 이외에도 헬로모바일은 매달 1만 원어치의 빵 교환권을 주는 뚜레쥬르 요금제, 영화와 미국 드라마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캐치온 요금제 등 다양한 요금제를 준비했다. 보통 MVNO라 하면 '무조건 싼 요금제'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헬로모바일은 신선한 요금제들을 제공하고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헬로모바일 홈페이지(http://www.cjhello.com/mv_Client/rate/rate_01_01_list.asp)에서 확인하자.

어떻게 가입하지?

가입처는 홈쇼핑, 온/오프라인 판매점, 공식 홈페이지, 개통센터 등 다양하다. 자신이 편한 방법을 택해 문의하면 된다.

(1) 홈쇼핑
헬로모바일은 홈쇼핑에서 휴대폰과 요금제를 약정으로 묶어 판매하고 있다.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휴대폰은 대체로 중장년층이 구매하므로, 비교적 저렴한 요금제의 보급형 휴대폰(삼성전자 갤럭시에이스+, LG전자 옵티머스L9 등)들을 홈쇼핑에서 판매한다. 매주 2~3회 정도 판매를 실시하며, 주중에는 주로 늦은 저녁에, 주말에는 이른 아침에 방송한다.

(2) 온/오프라인 판매점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오프라인 판매점도 있다. 현재 헬로모바일 매장은 서울 은평구, 부산, 대구, 순천, 영주 등에 있다. 사실 대리점 수는 이통 3사에 비하자면 턱없이 부족하다. 헬로모바일 관계자는 "지역밀착형 사업자로서의 강점을 살려, 기존 케이블 유통망을 거점으로 헬로모바일 유통망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일반 판매점에서 헬로모바일 상품을 함께 취급한다.

온라인 판매점에서 가입을 신청할 수도 있다. 뽐뿌 등 IT커뮤니티나 온라인 카페에 헬로모바일의 판매글이 종종 올라온다. 잘 살펴보면 저렴한 요금으로 개통해주는 곳도 있으니 참고하자.

(3) 헬로모바일 공식 홈페이지
헬로모바일 공식 홈페이지(www.cjhello.com)에서 원하는 스마트폰, 요금제, 약정 등을 골라 구매하는 방식이다. 다만, 일부 기종은 홈페이지에서 판매하지 않고(다른 방식으로 판매), 몇몇 기종은 번호이동 가입자만 받고 있으니 알아 둘 것. 헬로모바일 측에 따르면 신원이 불분명한 사람이 휴대폰을 범죄 등에 악용하거나(대포폰 등), 신용 불량자 등이 개통해 요금을 연체하는 것 등을 막기 위함이라고 한다. 따라서 신규로 가입하고 싶다면 홈페이지에 상담 문의를 남기거나, 바로 고객행복센터(1688-0022)로 전화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는 이 방식을 사용했다.

(4) 개통센터
개통센터(1688-0022)에 전화해 개통하는 방법도 있다. 공식 홈페이지는 신규 가입이 제한적이지만, 개통센터를 통하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 등 홈페이지에서 택할 수 없는 스마트폰도 신규로 가입할 수 있다(물론 번호이동도 가능). 다만, 신용카드로 본인 인증과 자동이체를 신청한 경우에만 할 수 있다(신용카드가 실명 인증을 대체). 앞서 말했듯이 실사용자인지를 가리기 위해 신규 가입은 조건이 조금 까다롭다. 본인 확인 등이 끝나면 단말기와 유심 등을 택배로 보내준다. 개통센터 전화번호는 1688-0022지만 스팸으로 오인할까봐 걸려오는 전화번호는 02-2600-1003이라는 것도 알아두자.

(5) CJ오클락, G마켓 등 오픈마켓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헬로모바일 휴대폰을 개통할 수도 있다. 현재(2013년 3월 기준) G마켓과 손잡고 'CJ헬로모바일 굿요금제'를 LTE, 3G 버전으로 내놓았다. 3G 버전인 '3G단말기용 굿요금제'에 가입하는 사람에게 G마켓 1만 원 상품권을 선물로 주는 등 특화된 서비스도 제공한다.

필자는 개통센터로 전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온라인 판매점에서 구매하는 편이 더 저렴하지만, 공식적인 방법이 나아 보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팬택 베가넘버6 풀HD(이하 베가넘버6)로, 요금제는 '헬로LTE CGV65'를 택했다. 이 요금제의 기본료는 6만 5,000원에(부가세 별도) 매달 음성통화 350분, 문자 350건, 데이터 6GB를 제공한다. 올레 와이파이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일부 저렴한 요금제는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통화, 문자, 데이터 제공량과 기본요금 등은 KT의 LTE-650요금제와 같다. 다른 점은 여기에 CGV 영화 예매권 2장을 준다는 것(헬로LTE CGV37부터 CGV55 요금제까지 1장 제공).

드디어 택배가 왔다! 이제 써보자!

가입을 신청한 지 이틀 만에 택배가 왔다. 보통 별다른 일이 없다면 택배는 2~3일 안에 도착할 것이다. 두근대는 마음으로 택배 상자를 열었다. 베가넘버6 상자와 유심, 간단한 설명서 등이 들어있었다.

이제 휴대폰에 유심을 꽂을 차례다. 유심 넣는 법은 설명서의 그림을 보고 차근차근 따라 하면 아주 쉽다. 필자의 휴대폰은 미리 개통돼 도착했으므로 유심을 바로 꽂았더니 알아서 인식했지만, 미리 개통된 것이 아니라면 유심 등록 과정이 필요하다. 이 부분도 설명서에 나와 있으므로 겁먹지 말고 따라 하면 금방 해결할 수 있다.

휴대폰 전원을 켜니 바로 유심을 인식했다. 곧이어 가입 내역을 알려주는 장문의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읽어서 손해 볼 것 없으니 개통의 기쁨을 음미하며 읽어보자. 요금제에 딸린 CGV 영화 티켓 쿠폰들도 연이어 도착했다. 곧 영화를 보러 갈 생각에 마음이 설렜다.

헬로모바일이 KT 망을 빌려 사용하므로 베가넘버6도 KT용 제품이다. 그래서 ‘올레’ 마크가 여기저기서 보인다. 상자부터 제품 뒷면, 시작 화면과 네트워크 이름까지. 내가 헬로모바일을 쓰고 있는 건지, KT를 쓰고 있는 건지 가끔 헷갈린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말하기 전까진 필자가 헬로모바일을 쓰는지 모를 것이다. 심지어 올레마켓, 올레뮤직, 올레WiFi접속 등 KT전용 애플리케이션도 기본 탑재돼 있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MVNO에 가입해 스마트폰을 개통했다. 별로 어렵지 않았다. 신청한 지 며칠도 안 돼 스마트폰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다음 2부 기사는 일상에서 실제 사용하며 느낀 바를 가감 없이 전하는 ‘사용기’ 차례다. 기본적인 통화 및 문자 서비스 품질, 4G 데이터 사용 속도, 무료 와이파이 접속 상태 등 전반적인 이동전화 서비스 품질을 KT와 비교해 소개할 예정이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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