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등록하면 왜 선물을 준다지?
액세서리부터 해외 여행까지.
기업은 저마다 '제품 등록'을 유도하려고 구매자가 혹할 법한 사은품을 내걸고 있다. 하지만 왜? 대체 왜. 누군가는 귀찮은 제품 등록을 하라고 왜 선물까지 주는지 아리송할 것이다.
제품 등록이란, 구매한 제품의 시리얼 번호(제품의 주민등록번호 같은 것으로, 제품마다 모두 다르다)와 구매자 정보를 공식 홈페이지 등에 등록하는 것이다. 이는 쉽게 말해 "이 제품은 내가 몇 월 며칠에 샀다"는 것을 알리는 것과 같다. 누구에게? 기업에게. 그런데 기업은 왜 그것을 왜 알고 싶어할까?
제품 등록을 유도하는 이유
기업이 제품 등록을 유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A/S 기간 때문이다. 제품이 얼마나 팔렸나, 어떤 성별과 연령대의 사람이 이 제품을 샀나 등의 정보도 제품 등록으로 알 수 있겠지만, 실제 기업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A/S 기간 산정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당연한 A/S 기간이지만, 기업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A/S 기간이란 결국 '돈이 나갈 수 있는' 기간이다.
A/S 기간은 판매 일자를 기준으로 정한다. 기업과 제품마다 다르지만, 구매자가 제품을 산 날로부터 2년간 무상 A/S를 제공하는 식이다. 그런데 제품이 언제 누구에게 팔렸는지 기업이 일일이 알기가 어렵다. 제품 등록을 받지 않으면 A/S 기간을 책정하기 곤란한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악용하는 소비자도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일부러 제품을 등록하지 않고 있다가 A/S 기간을 넘겨 제품이 고장 나면, 그제야 등록한 후 무상 수리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 경우 기업들은 무척 난감할 수밖에. 그래서 기업들은 제품을 등록하면 케이스나 기프티콘 등 다양한 선물을 주면서 (구매한 날짜에) 제품을 등록하도록 유혹한다.
아예 이런 '꼼수'를 미리 차단하는 기업도 있다. 예를 들어 제품의 제조일로부터 일정 기간(애플은 1년 3개월)이 지났는데도 제품을 등록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해당 제품의 A/S 기간을 만료한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기업이 이와 같은 정책을 펴고 있다(꼼수 부릴 생각은 하지 말자).
제품 등록, 하는 게 더 낫다
사실, 사용자는 정품 등록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DSLR 카메라처럼 고가 장비일 경우 더욱 그렇다. 일부 제조사는 기한 내에 정품 등록 시 무상 A/S 기간을 1년 더 늘려주며, 사용자가 제품을 잃어버렸을 때 등록한 시리얼 번호로 분실 신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신고한다고 잃어버린 제품을 반드시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 하는 것보다 찾을 확률은 훨씬 높다. 실제 카메라 관련 커뮤니티에 절도범이 범행 1년 후 훔친 카메라의 A/S를 받으러 갔다가 분실 신고 덕에 덜미가 잡힌 사례도 올라와 있다.
언뜻 A/S 기간을 늘리기 위해 제품 등록을 미루는 게 나아 보인다.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면 나중에 억울한 일 만드는 것보다 사은품 줄 때 제품을 등록하는 것이 여러모로 더 이득이다. 미루지 말고 제품을 등록하기를 추천한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