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발전, 이젠 '입는다'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등 모바일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 모바일 기기(스마트폰, 태블릿PC 등)가 이제는 '입는 PC' 시대로 발전할 모양새다. 지난 2월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애플이 곡면 유리를 적용한 스마트 시계를 개발하고 있다. 이 스마트 시계는 iOS를 탑재해, 스마트폰 또는 MP3 등의 기능을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 워치(iWatch)'라는 구체적인 제품명도 등장했다.

뒤를 이어 삼성전자도 손목시계 형태의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란 관측이 이어졌다. 지난 2월 12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전문 블로그 삼모바일에 따르면, 삼성전자 3월 내 스마트폰 '갤럭시S4'를 비롯해 '갤럭시S4 미니', '갤럭시워치' 등을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 제품 모두 공식 자료는 아니지만, 추정 스크린샷 등이 유출되며 많은 이의 관심을 끌었다.

시간을 좀더 뒤로 돌려보자. 지난 2012년 6월, 구글은 '구글 I/O 컨퍼런스'에서 '구글 글라스'라는 스마트 안경을 선보였다. 구글 글라스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스마트 기기로 사람이 '들고' 다니는 기기가 아니라 '착용'하는 기기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른바 '입는 PC'다.

이전에도 비슷한 기기가 소개된 적이 있긴 하다. 다만, 구글 글라스는 '구글'이라는 글로벌 기업이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기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구글은 2013년 내 1,500달러(약 158만 원)짜리 '익스플로러 에디션'이라는 시제품을 개발자들에게 배송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월 21일(현지시간),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 글라스를 실제 착용하고 뉴욕 지하철에 등장한 적도 있다.

스마트 기기의 진화, 입는 PC

아이워치와 갤럭시워치. 그리고 구글 글라스.

이처럼 착용하는 형태의 스마트 기기 즉, 입는 PC는 스마트폰의 발전과 함께 차세대 제품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PC 시대, 스마트폰 시대 다음은 입는 PC 시대라고 예측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지금의 스마트 기기는 최소한 들고 다녀야 한다. 주머니 속, 가방 속 등 어딘가 넣거나 손에 쥐고 다녀야 한다. 하지만, 시계처럼 손목에 차거나 안경처럼 쓰고 다닌다면? 모자나 옷처럼 입을 수 있다면? 당연히 입는 PC가 지금의 스마트 기기보다 더 편리하다.

입는 PC는 사용할 때와 사용하지 않을 때 구분도 없다. 언제나 사용자와 함께한다. 구글 글라스는 사용자의 시선을 언제나 따라다닌다. 그리고 필요한 정보를 사용자의 시선 위 구석에 살짝 덧입혀 보여준다. 서점에서 책을 골라 손에 쥐고 바라보면, 그 책의 저자와 내용 등 관련된 정보를 보여준다. 버스를 기다리며 이정표를 보면, 곧 도착하는 버스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어디 이뿐이랴. 해당 물건에 대한 정보, 대중교통에 대한 정보는 극히 일부분이다. GPS를 이용한 지도 정보, 집에서 요리할 때 인터넷에서 불러온 레시피 등. 스마트폰 속 정보를 그대로 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난 2월 20일(현지시간), 구글이 유투브를 통해 공개한 2분 가량의 구글 글라스 동영상을 살펴보자. 해당 동영상에는 구글 글라스를 착용한 뒤 열기구, 패러글라이딩, 롤러코스터 등을 타는 모습이 담겨있다. 사용자는 눈 앞에 펼쳐진 작은 화면을 손을 이용한 제스처 동작으로 제어하거나 음성으로 조작한다. 꼭 필요한 정보만 담아내 크게 불편하지 않다. 구글은 "구글 글라스로 미래를 만들어갈 지원자를 찾고 있다. 지금은 초기 단계이지만 앞으로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아이워치와 갤럭시워치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최근 애플이 "올해 안에 아이워치 관련 소식을 전할 것"이라며, 특허 등록 등 몇몇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사실 여부는 좀더 기다려봐야겠다.

다만, 전문가들은 입는 PC를 실제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난관이 있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것이 배터리 문제. 아무리 좋은 기기라도 사용시간이 짧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특히, 배터리는 제품의 크기와 무게 등에 큰 영향을 끼친다. 물리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배터리 용량이 늘어날수록 제품이 커지고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입는 PC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패션 취향도 무시할 수 없다. 하다못해 스마트폰, 노트북 등 기존 IT 기기도 디자인이 중요한 시대다. 사용자 입맛에 맞는 제품 디자인도 필수다. 24시간 IT 기기에 노출되며 발생할 수 있는 사생활 침해도 무시할 수 없다.

이처럼 아직 입는 PC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2%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혹시 또 아는가.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선보인 뒤, '스마트 혁명'이라 말할 정도로 그 변화는 빠르게 일어났다.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말까지 있지만, 다가올 미래는 스마트폰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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