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3] 인텔이 스마트폰 시장에 내민 출사표 '아톰'

이상우 lswoo@itdonga.com

지난 26일, 인텔이 세계 최대의 모바일 전시회 'MWC 2013'에서 모바일 기기를 위한 듀얼코어 프로세서 인텔 아톰(Atom) Z2580, Z2560, Z2520(코드명 클로버트레일 플러스)를 선보였다.

인텔이 이번에 공개한 '클로버트레일 플러스'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의 이른바 '스마트 기기'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다. 인텔은 주로 PC용 프로세서를 만드는 회사지만, 한편으론 스마트 기기용 모바일 프로세서도 꾸준히 연구해 왔다. 비록 출시를 하진 않았지만, 지난 2010년에는 LG전자를 통해 아톰 Z600시리즈(코드명 무어스타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소개한 바 있고, 지난해 4월에는 한층 더 개선된 아톰 Z2400시리즈(코드명 메드필드)를 레노버의 스마트폰에 제공한 바 있다(국내 미출시). 그리고 올해 CES 2013에서 클로버트레일 플러스를 탑재한 '레노버 아이디어폰 K900'을 공개하면서 스마트 기기용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에 이른다.

사실 과거 인텔이 내놓은 스마트 기기용 모바일 프로세서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미지근했다. ARM 기반 모바일 프로세서보다 성능은 뛰어났지만, 전력효율이 낮아 배터리만으로 오랜시간 사용할 수 없었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호환성도 떨어져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제대로 실행할 수 없는 경우가 잦았다. 아무리 스마트폰의 성능이 뛰어나다고 해도 배터리 전력 소모가 심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이번 클로버트레일 플러스만큼은 조금 다르다. 전력효율을 개선했고, 안드로이드 앱도 대부분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4.2(젤리빈)도 제대로 지원한다. 이것 만이 전부는 아니다. 인텔은 아톰 프로세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일단 공정을 22나노로 개선한 제품을 준비 중이다(코드명 메리필드). 32나노 공정으로 만든 클로버트레일 플러스보다 더 빠른 동작속도와 더 높은 전력효율을 자랑한다. 또한 현재 인텔이 연구중인 아톰 프로세서는 14나노 공정으로 제작(2014년 출시 예정)한다고 하니. 더 작아지고 더 강해질 전망이다.

인텔, ARM의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 패권을 노리다

스마트 기기용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은 영국의 스마트폰 설계사 ARM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 앞서 말한 전력효율과 호환성 때문이다. PC용 프로세서 시장의 제왕 인텔도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선 맥을 못추는 상황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이 성장하면서 PC출하량은 줄어들고 있다. '윈텔(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와 인텔의 합성어)'의 아성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하에서 인텔이 한층 발전한 아톰 프로세서를 내세워 스마트 기기용 프로세서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일단 성능은 합격이다. 하이퍼스레딩(Hyper Threading, 하나의 코어를 두 개로 인식시켜 성능을 높이는 기술)을 활용해 듀얼코어임에도 쿼드코어와 유사한 성능을 낸다. 공정 세밀화로 전력 효율도 ARM의 모바일 프로세서와 비슷한 수준까지 낮췄다(약 1.7W, 참고로 ARM 모바일 프로세서는 1.5~2W다).

에이수스, 레노버, ZTE 등 나름 스마트폰 관련 노하우를 갖춘 회사들이 클로버트레일 플러스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의 반격은 이제 시작이다. 인텔의 모바일 시장 출사표 클로버트레일 플러스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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