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찾아보기 참 힘들어~"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10만 원 미만의 저가형 휴대폰(알뜰폰)을 살 수 있게 된 건 지난해 11월부터다(세븐일레븐 '2nd' 판매). 그리고 현재(2013년 2월 기준) 알뜰폰은 편의점뿐만 아니라 슈퍼마켓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알뜰폰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찾기 어렵다. 판매 점포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를 살펴보면 알뜰폰 판매 점포나 구매 정보 등의 문의는 많지만, 이에 대한 명쾌한 답변은 거의 없다. 알뜰폰을 판매하고 있는 편의점 홈페이지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안내하는 곳도 있지만, 하지 않는 곳도 있다.
기자가 직접 서울시 중구 명동과 남창동(남대문시장) 일대 편의점을 찾았다. 총 편의점 15곳을 방문했는데, 그 중 알뜰폰을 판매하고 있는 점포는 단 4곳뿐이었다. 만약 무작정 알뜰폰을 찾아 나섰다가는 허탕치기 십상이겠다. 기자처럼 힘들게 '발품 팔' 상황을 피하려면, 판매 점포와 구매 정보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나서야 한다.
편의점 알뜰폰, 뭐가 있나?
편의점 3사(GS25, 세븐일레븐, CU)에서 판매하는 알뜰폰은 일반 휴대폰에서 스마트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새 제품도 있지만, 고장 나서 수리한 제품이나 진열했던 제품 등도 판매한다.
GS25는 일반폰 팬택 '캔유', LG전자 '프리스타일', SKY '웨딩폰'과 스마트폰 아이리버 '바닐라', 삼성전자 '갤럭시U' 등을 판매한다. 일반폰은 모두 3만 5,000원이며, 바닐라는 5만 5,000원, 갤럭시U는 7만 원이다.
세븐일레븐은 일반폰 3종과 스마트폰 4종 등을 판매한다. 일반폰 프리피아 '2nd', LG전자 '아이스크림', 팬택 '쏘쏘', 스카이 '웹파이' 등과, 스마트폰 아이리버 '바닐라', LG전자 '옵티머스시크'와 '옵티머스마하' 등이다. 2nd는 8만 4,900원, 아이스크림과 쏘쏘는 2만 5,000원, 웹파이는 5만 5,000원, 옵티머스시크와 옵티머스마하는 7만 원이다.
CU에서 판매하는 알뜰폰은 모두 중고 제품이다. CU는 '리하트폰(Re-heart)'으로 통칭하는데, 중고 제품을 선별해 세척, 코팅, 기기검수 과정 등을 거쳐 재상품화했기 때문이다. 제품은 LG전자 '옵티머스시크'와 아이리버 '바닐라' 등 총 70여 가지인데, 점포마다 판매하는 제품이 다를 수 있으니 주의하자. 가격은 모두 2만 9,800원이다
판매 점포, 수도권에 '옹기종기'
모든 편의점에서 알뜰폰을 구매할 수는 없다. 편의점 3사 중에서도 미리 등록된 특정 판매 점포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때문에 알뜰폰을 구매하려면 미리 판매 점포를 확인한 후 방문해야 한다. 현재 GS25는 전국 251곳에서 알뜰폰을 판매하고 있으며, 세븐일레븐과 CU는 서울/인천 등 수도권에서만 시범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24곳(2nd는 전국 판매), CU는 127곳이다. (GS25를 제외하면)사실상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알뜰폰을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
알뜰폰 판매 점포 선정 기준은 편의점마다 다르다. GS25는 본사에서 알뜰폰 수요가 많을 것 같은 점포를 선정해 지정한다. 결국, 매출이 높고 유동인구가 많은 점포만 알뜰폰을 판매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세븐일레븐과 CU는 '발주 시스템'으로 판매점포를 지정한다. 발주 시스템은 알뜰폰 판매를 희망하는 점주가 자발적으로 '판매하겠다'고 본사에 요청하는 제도다. 현재 두 편의점은 일부 점포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있지만, 점차 판매 점포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매장관리 '어수선', 판매만 하면 끝?
알뜰폰 판매 점포를 일부 점포로 제한하다 보니 관리도 제각각이다. 대개 알뜰폰 판매 점포는 건물 외관에 판매 점포임을 알리는 포스터를 부착하지만, 부착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또한, 판매 점포 대부분이 알뜰폰을 계산대 근처에 전시했지만, 아예 전시하지 않는 곳도 눈에 띄었다. 실제 (판매 점포로 등록된) 전시하지 않은 판매 점포를 찾아 알뜰폰을 구매하겠다고 말하니, 그 때서야 "구매하려는 제품명을 알려주면 재고가 있는지 확인 후 내주겠다"고 말했다.
막상 제품을 전시해도 제품을 구매하는 데 그다지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디자인, 크기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견본품이 없어 제품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제품 사양 등 자세한 정보를 알 길이 없다.
본사가 판매 점포 직원에게 제품 설명서를 지급하기는 한다. 하지만 그 정보량은 매우 적고 전문 판매원이 아니다 보니 자세한 내용을 안내받기 어렵다. 판매 직원 대부분도 "우리는 판매만 하는 처지다 보니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며, "제품을 보여주거나 자세한 정보 등을 알려주는 것은 판매 점포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알뜰폰 구매자 이 모 씨(26세, 강남구)는 "외국처럼 편의점에서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어 반가워했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판매 초기 단계인 만큼 소비자 의견을 듣고 반영해 판매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양호연(yhy420@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