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 원짜리 TV는 어때? "음… 끝내줘"
85인치 크기의 초고화질 UHD TV(해상도 3,840x2,160)를 코앞에서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삼성전자의 85인치 UHD TV '85S9'을 직접 체험해봤다.
삼성전자는 19일 서초사옥에서 2013년형 스마트TV를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 발표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제품은 정가 4,000만 원에 이르는 85인치 UHD TV 85S9이다. 삼성전자는 85S9을 위한 전용 전시공간을 설치하고 관계자가 직접 제품을 설명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렸다.
85S9이 다른 80인치 이상 제품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디자인이다. TV 외곽에 정사각형의 철제 프레임을 덧대었다. 기존 TV 형태를 탈피해 마치 액자 속 명화 같은 느낌을 준다. 삼성전자는 이를 타임리스 갤러리 디자인(Timeless Gallery Design)이라고 이름 붙였다.
철제 프레임은 단순히 지지대 역할만 하지 않는다. 프레임 속에는 스피커가 숨어있다. 본체 뒷면의 우퍼와 함께 2.1채널 사운드를 실감나게 들려준다. 프레임 상단에는 사용자의 동작을 인식하기 위한 센서가 달려있다.
크기와 화질도 놀랍다. 높이만 1M를 넘는다. 거의 사람 어깨에 육박하는 높이다. 길이도 길다. 양팔을 옆으로 뻗어도 끝에서 끝까지 닿지 않는다. UHD TV의 화질을 접한 취재진들 모두 화질에 감탄성을 토했다. 삼성전자는 UHD 화질을 홍보하고자 UHD 콘텐츠를 끊임없이 재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독자적인 영상처리엔진을 탑재해 HD(1,280x720), 풀HD(1,920x1,080) 영상도 UHD 영상처럼 표현한다”고 자신했다. 현재 시장의 주류가 HD(지상파, 케이블TV), 풀HD(블루레이 디스크)인 점을 겨냥한 발언이다.
믿을 수 없겠지만 무게만 60Kg 가까이 나가는 이 제품도 벽에 붙일 수 있다. 물론 일반 TV, 모니터를 벽에 걸 때 사용하는 표준규격 '베사 마운트 홀'을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체 연구결과 베사 마운트 홀로 벽에 안전하게 걸 수 있는 최대 크기는 75인치"라며, "85S9을 벽에 걸기 위해 전용 벽걸이를 고안해냈다"고 밝혔다.
고급스러운 제품답게 케이블 연결도 신경 썼다. 일반 TV는 제품 뒷면에 HDMI, 컴포넌트, VGA 등 신호를 받기 위한 다양한 단자가 있지만, 85S9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단지 선만 두 개 있을 뿐이다. 하나는 전원 케이블이고, 다른 하나는 '원 커넥트(One Connect)'에 연결하기 위한 케이블이다. 원 커넥트는 거추장스러운 단자를 TV 뒷면에서 별도로 빼낸 기기다. 사용자가 85S9에 홈시어터, PC, 비디오 게임기를 연결하고 싶다면, 원 커넥트에 연결하면 된다. TV 뒷면에 선이 주렁주렁 연결된 광경과 작별이라는 것.
스마트TV로써 기능도 충실하다. 삼성전자의 2013년형 스마트TV의 가장 큰 특징인 동작, 음성인식 기능을 내장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손동작, 음성만으로도 채널을 바꾸고, 인터넷을 실행하는 등 TV의 여러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해가 지나면 TV가 구형이 되는 문제도 해결했다. 85S9은 제품 뒷면에 스마트TV의 성능 및 운영체제를 최신 스마트TV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해주는 '에볼루션 키트'를 장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TV용 애플리케이션이나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각종 스마트TV용 콘텐츠를 한층 빠르게 즐길 수 있다.
단점도 몇 가지 눈에 띈다. 가장 큰 문제는 4,000만 원에 이르는 비싼 가격이다. 경쟁사의 84인치 UHD TV보다 1,500만 원 가까이 비싸다. 크기 1인치와 삼성이라는 브랜드 때문에 사용자들이 선뜻 1,500만 원을 더 지불할지 조금 의문이다. 이에 삼성전자 윤부근 CE부문 사장은 "가격이 비싸고 안 비싸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이 가격을 소비자들이 선뜻 지불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여부"라고 밝혔다. 이어 "85S9은 비싼TV가 아니라 가치 있는 TV"라고 덧붙였다. 85S9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제품의 성능 자체는 불만이 없지만, 전면 강화유리의 반사가 심한 점은 아쉽다. 화면을 보호하기 위한 강화유리 탓에 제품 앞에 있는 사람이나 사물이 고스란히 화면에 나타난다. 어두운 화면이 많은 영화를 감상할 때 신경 쓰일 수도 있는 요소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2013년형 스마트TV F8000도 함께 공개했다. F8000은 사용자가 선호하는 채널을 추천해주는 '스마트 추천 기능'이나, 손짓이나 음성으로 TV를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고,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내장해 TV를 보면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는 멀티태스킹 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터치패드를 더한 리모콘을 동봉한다. 화면 크기는 46, 55, ,60, 65, 75 등으로 다양하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