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TV 삼킨 27인치 올인원PC, LG전자 V720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PC 구매 시에는 이런 속담을 무시하는 것이 나았다. 특히 모니터와 본체가 일체형으로 구성된 올인원(All-in-One)PC는 작고 예쁜 본체에 PC의 기능을 구현하려 하다보니 성능이 낮은 부품을 탑재하거나 일부 기능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가격은 비싸지고 성능이나 기능은 부실해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공간 활용성이 높으면서도 고성능과 다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부품이 다수 개발되었고, PC 제조사의 설계 기술도 향상되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성능이나 기능 면에서 제법 주목할 만한 올인원PC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일부 제품의 경우, 멀티미디어 기능 면에서는 일반PC보다 나은 점도 있다. LG전자의 V720 시리즈를 살펴보면서 신세대 올인원PC의 면모를 느껴보자. 참고로 이번 리뷰에 사용한 제품은 V720 시리즈 중 최상위급 제품인 V720-RH50K 모델이다(코어 i5-3210M CPU / 8GB 메모리 / 지포스 GT 640M 그래픽).
누구라도 호감 가질만한 세련된 외형
깔끔한 인테리어 효과와 높은 공간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LG전자 V720 시리즈의 외형에 호감을 가질 만하다. 실버와 화이트가 조화를 이룬 컬러에 15.5mm의 얇은 두께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화면 하단과 측면 부분의 실버 컬러 패널은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표면에 헤어라인(실선) 처리를 해서 흡사 금속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화면 배젤(테두리)의 두께는 11.3mm에 불과해서 화면을 켜면 상당히 세련된 느낌을 주는 것과 동시에 공간의 낭비도 최소화했다. 그리고 주요 PC 부품이 모여있는 스탠드 부분의 크기도 여타 올인원PC에 비해 작은 편이라 얼핏 봐서는 일반적인 LCD 모니터를 보는 것 같다.
터치 기능 없지만 시야각과 3D 기능은 만족스러워
V720 시리즈의 화면 크기는 27인치(68.5cm)이며, 해상도(화면의 정밀도)는 1,920 x 1,080의 풀HD급이다. 사실 요즘에는 보급형 모니터도 풀HD 해상도를 갖춘 경우가 흔해서 이 점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이보다 V720 시리즈의 화면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고급 모니터에 주로 사용되는 IPS 패널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IPS 채널은 색상 표현능력이 우수하고 시야각이 넒은 점이 특징이다. 덕분에 옆이나 위 아래에서 화면을 보더라도 밝기나 색상의 왜곡이 거의 없어 만족도가 높았다.
그리고 V720 시리즈 중 상급 모델인 V720-RH50K와 V720-D.AE50K의 경우, 손에 잡힐 듯 생생한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3D 기능까지 지원한다. 3D 영상을 보는데 필수인 3D 안경도 2개(일반형, 클립형) 제공하므로 3D 영상 콘텐츠(영화나 게임)만 준비된다면 곧장 입체 영상을 즐길 수 있다. V720 시리즈는 LG전자 제품 답게 편광 방식으로 3D를 구현하기 때문에 추가로 안경을 구매하는 데 몇 천원 밖에 들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V720 시리즈가 디스플레이 면에서 장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올인원PC에 자주 탑재되는 터치 기능이 없는 점은 다소 아쉬운 점이다. 특히 V720 시리즈는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된 신형 운영체제인 윈도8을 탑재하고 있어서 터치 기능의 부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물론 터치 스크린에 최적화된 윈도용 응용프로그램의 수가 아직은 많지 않고, 터치스크린을 탑재하면 그만큼 제품 가격이 크게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LG전자에서는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23인치 올인원PC인 V325 시리즈도 판매하고 있으므로 꼭 터치스크린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그 쪽을 알아보도록 하자.
PC 부팅 없이 즉시 볼 수 있는 디지털 TV 기능
V720 시리즈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디지털 TV 수신 기능을 갖췄다는 점이다. 일반PC에도 TV카드라고 하는 별도의 장치를 달면 TV를 수신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엔 반드시 PC 운영체제 부팅 후에만 TV를 볼 수 있다. 하지만 V720 시리즈는 부팅 없이 곧장 TV를 시청할 수 있으므로 한층 편리하다. 본체와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이 LG전자 TV에 들어가는 것과 거의 같으므로 PC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라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TV와 PC기능 동시에 만족시키는 다양한 인터페이스
이렇게 TV나 모니터와 흡사한 디자인과 기능을 가진 V720 시리즈지만 각종 포트의 구성을 살펴보면 PC의 기능에도 충실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스탠드 뒷면과 측면에는 총 6개의 USB 포트가 있어 다양한 주변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데, 그 중 2개는 최신 규격인 USB 3.0 규격이다. USB 3.0은 기존의 USB 2.0에 비해 최대 10배의 대역폭(데이터를 전송하는 통로)을 갖추고 있어 USB 3.0을 지원하는 외장하드나 USB메모리 사용 시 빠르게 데이터 전송 작업을 할 수 있다.
V720 시리즈의 포트 구성에서 주목할 만한 또 한가지는 바로 2개의 HDMI 포트다. HDMI는 고품질의 영상과 음성을 케이블 하나로 전송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로, V720 시리즈는 입력용과 출력용을 HDMI 포트를 함께 갖췄다. 화면 뒤쪽에 위치한 HDMI 입력 포트는 블루레이 플레이어나 콘솔게임기, 혹은 요즘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는 HD급 캠코더 등의 AV기기를 연결해 즐기는데 요긴하게 쓰이며 MHL(Mobile High-definition Link) 출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연결해 큰 화면으로 스마트폰의 화면을 감상하는데 활용할 수도 있다.
스탠드 부분에 탑재된 HDMI 출력 포트는 별도의 모니터나 TV에 연결해 V720 시리즈의 화면을 출력하는데 쓰인다. 2개의 화면을 구현해 여러 가지 작업을 동시에 하거나 좀 더 큰 화면으로 영화나 게임을 즐기고자 할 때 주로 쓴다.
본체와 함께 제공되는 키보드와 마우스는 무선방식이며 RF방식의 동글(수신기) 1개를 USB 포트에 꽂으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키보드는 두께가 얇아 본체 디자인과 잘 어울린다.
무시할 수 없는 매력, 지갑을 여시겠습니까?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LG전자 V720 시리즈는 전반적인 기능 면에서 확실히 평균 이상의 수준을 갖췄다. 부팅 없이 시청할 수 있는 3D TV 기능과 시야각이 넓은 IPS 패널, 그리고 다양한 입출력 포트를 갖춰 편의성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다만, 윈도8 기반의 올인원PC임에도 터치스크린이 적용되어 있지 않은 점에는 아쉬움을 느낄 소비자들이 제법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하위 모델인 V720-EH10K(펜티엄 CPU 탑재) 같은 경우에는 100만원 대 초반에 살 수 있기 때문에 그나마 좀 낫지만, 최상급 모델인 V720-RH50K(코어 i5 CPU 탑재)의 경우 가격이 200만 원에 육박하기 때문에 구매를 생각하고 있다면 지갑을 열기 전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언뜻 보기만 해도 호감을 가질 만한 27인치의 큰 화면과 세련된 디자인을 갖췄다는 점, 예쁘기만 하고 영 실속이 없었던 기존의 상당수 올인원PC와 달리 성능 면에서도 많은 신경을 썼다는 점은 V720 시리즈의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다. 다음 기사에서는 V720 시리즈의 주요 기능을 직접 체험해 보며 느낀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제품의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효과적인 활용 방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