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자 상위 10%가 데이터 70%를 독점해

2012년 한해 동안 국내 무선 데이터 트래픽 사용량이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가 발표한 '2012년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월 이동 통신(2G, 3G, 4G)과 와이브로, 와이파이(이동통신사의 와이파이망 사용량에 한함)에서 사용한 전체 무선 데이터 트래픽량은 29,748TB였지만, 12월 전체 무선 데이터 트래픽량은 55,963TB이다.

눈 여겨 볼 점은 4G LTE 데이터 트래픽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점. 3G 데이터 트래픽량은 1월 20,707TB에서 12월 20,267TB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LTE 데이터 트래픽량은 1월 2,838TB에서 12월 27,687TB로 약 10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작년 10월부터 LTE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트래픽량이 3G를 추월하는 등 매월 데이터 트래픽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상위 10% 사용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살펴볼 점이다. 3G의 경우 2012년 4분기(10월~12월) 상위 10% 이용자(헤비유저)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2%로 조사됐다. 상위 1% 사용자 비중은 23.7%에 달해 여전히 헤비유저가 데이터 트래픽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TE의 경우 상위 10% 사용자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1%, 상위 1%는 8.3%로 나타났다.

이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출시 결과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지난 1월 25일부터 LG유플러스와 KT가, 1월 26일부터 SK텔레콤이 3개월 동안 프로모션으로 가입을 실시했다.

3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이용자와 일반 요금제 이용자의 무선 데이터 트래픽량도 크게 차이 났다. 2012년 4분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사용자의 평균 데이터 트래픽량은 17,817TB이며, 일반 요금제 사용자의 평균 데이터 트래픽량은 1,825TB이다. 가입자당 트래픽량은 각각 2,057MB와 243MB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사용자가 일반 요금제 사용자 보다 약 9배 가량 무선 데이터를 더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1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2012년 하반기 스마트폰이용실태조사'를 살펴보면, 만 12~59세 스마트폰 이용자 중 92.2%가 정액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중 38.7%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인) 54,000원~64,000원 미만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도입 초기 데이터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출시 이후 사용자 대부분이 그 기준선인 54,000원 정액요금제에 가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헤비유저에 대한 기준선은 어디에

방통위가 작년 7월 제시했던 헤비유저의 인터넷 사용 제한 내용을 담고 있었던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살펴보자. 가이드라인에 담긴 내용에 따르면, 이동통신 사업자가 일시적 과부하 등에 따른 망 혼잡 발생 시 다수 이용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이용자의 공평한 인터넷 이용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제한적인 트래픽 관리를 시행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이통사가 상황에 따라 헤비유저의 인터넷 접속 등을 조절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방통위는 작년 12월 29일 열린 제 65차 회의에서 '통신망 트래픽 관리기준안'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리고, 반대 의견을 수렴해 추후 다시 논의키로 했다. 이는 망중립성에 입각해 트래픽 관리에 반대하는 콘텐츠 사업자 및 소비자 단체 등의 반대의견을 고려한 것으로, 가이드라인의 시행 시기도 미뤄졌다.

예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트래픽 관리'에 대한 정답은 아직 없다. 이통사와 사용자, 콘텐츠 사업자 등이 맞물려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작년 7월에 기준안을 마련하겠다고 한 방통위의 결정이 12월에 결국 보류되었고, 이제는 해를 넘기고 있다. 비단 헤비유저에 의한 트래픽 유발만이 아니다. 망중립성에 대한 잡음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한 기준 마련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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