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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서평] 단순한 소송전을 넘다, '세상을 뒤흔든 특허전쟁 승자는 누구인가'

윤리연

포털 사이트에서 애플이나 삼성전자를 검색하면 ‘특허, 소송’ 등의 단어가 연관 검색어로 뜬다. 이에 뉴스나 신문을 통해 이미 이 특허분쟁이 ‘언제, 어디서, 왜 일어났고 어떻게 결과가 났는지’ 대충이라도 안다. 소비자들에게 특허분쟁은 기껏해야 한 때 시끄러웠던 기업들끼리의 싸움에 불과하다. 이렇게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분쟁’은 일반적인 이슈가 됐다.

이 책에서 저자 정우성은 특허분쟁 자체만 다루지 않았다. 여기에 이 책의 매력이 숨어있다. 그들의 분쟁을 전쟁으로까지 격하게 표현하며,이 분쟁이 애플을 상대로 한 구글동맹(구글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의 ‘체계적 전쟁’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봤기 때문. 나아가 고유 특허를 글로벌 기업들이 어떻게 이용하는지 실제 사례도 설명하고 있다. ‘특허와 비즈니스 사이의 관계’, 이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다.

1장은 ‘글로벌 기업들은 도대체 왜 싸우는가?’를 다뤘다. 저자는 이 시대가 특허전쟁의 발화점인 격변기에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으로 번진 특허전쟁을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격변기에 놓인 산업사회의 변화와 요청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2장은 이 특허분쟁의 진짜 배후(?)인 ‘구글’에 대해 언급하고 구글진영(구글, 삼성전자, HTC 등)과 반구글진영(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오라클(자바) 등)이 충돌했다는 측면으로 특허전쟁을 해석했다. 분쟁의 전개과정을 여러 각도에서 구체적으로 분석해 간단하게 알고 있던 내용에 대해 좀 더 깊게 설명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3장이다. 여기서는 특허분쟁에 대응하는 애플과 삼성전자전자의 전략을 꼼꼼히 분석했다. 즉 삼성전자가 특허 개수가 많음에도 소송에서 불리한 이유를 들며 삼성전자의 어리석음을 꼬집는 동시에, 애플의 영리하면서도 민첩한 대응 방식을 알렸다. 또한, 애플과 삼성전자가 서로 싸우기도 하고 양보하기도 하며 자기 영역을 확실히 하는 방식, 삼성전자가 특허 소송에서는 불리하지만 사업적으로는 잘 나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재미있게 설명했다.

4장은 특허분쟁을 시기별로 분석했고, 5장에서 이 특허분쟁이 우리나라 기업에게 주는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다만 저자는 끝까지 ‘승자는 누구인가?’ 에 대한 답을 내리지는 않았다. 소송의 승자를 따지기는 어렵다고 말하며, 각각 다른 입장에서 승자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를 분석했다.

부록에 소개된 부분도 좋았다. ‘특허’를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허를 기술과 법률의 복합체로만 알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특허라는 개념을 기술, 법률, 경영이라는 세 요소로 얽힌 복잡한 복합체로 인식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 기자는 이 책을 읽고 특허 관련 지식과 함께 글로벌 특허분쟁의 숨은 얘기도 알 수 있었다. 단순한 애플vs삼성전자간 소송에서 벗어나 구글진영vs반구글진영 사이의  거대 특허 전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소송, 특허분쟁의 단면만 보는 좁은 시각을 버릴 수 있었다. 이제는 애국심으로 호소하는 시대는 지났다. 국산 기업이니 무조건 삼성전자가 이겨야 한다는 근거 없는 소리를 하기보다, 왜 삼성전자가 특허전쟁에서 승자가 돼야 하는지, 또는 될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게 됐다. 특허 소송은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표면상 몇몇 나라에서 판매 금지 처분을 받아 소송에서 진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노이즈마케팅’으로 이름을 알린 셈이다. 소송 이후로 제품이 더 많이 팔리는 현상이 이를 뒷받침한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휴대폰 시장 후발주자임에도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를 달성하는 등 성공을 거뒀다.

소송이 시작되고 애플, 삼성전자 어느 하나가 큰 손해를 볼 것 같았지만 현재 어느 쪽도 손해가 아닌 이득을 얻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일반 독자들도 쉽고 재미있게 특허 이야기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여러 사례를 들었다. 따라서 IT 비전문가라도 관심을 가지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겠다. 앞으로도 특허분쟁은 끊임 없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또 다른 분쟁을 쉽게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미리 읽어두는 게 좋다.

‘세상을 뒤흔든 특허전쟁 승자는 누구인가’는 전자책 사이트 리디북스(www.ridibooks.com)에서 구매할 수 있다.

‘세상을 뒤흔든 특허전쟁 승자는 누구인가’ (글로벌 기업의 음모)
저자: 정우성
출판: 에이콘 출판사
분량: 248 페이지
가격: 종이책 1만 5,000원, 전자책 1만 500원

글 / IT동아 윤리연(yoolii@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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