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 II: 자유의 날개 발표

2010년 7월 27일. 앞으로 10년 후에 이날을 기억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블리자드를 대표하는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 ‘스타크래프트 II: 자유의 날개(이하 스타2)’가 한국에 첫선을 보이는 날이 바로 이날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e 스포츠라는 새로운 바람을 일게 했던 스타크래프트. 과연 이번 후속작은 어떤 열풍을 몰고 올지 기대가 되는 바이다. 또한, 정식 출시일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블리자드는 여러 언론과 커뮤니티 관계자들을 불러 몇 가지 한국 게이머들을 위한 특별한 것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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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7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이 순간

사실, 국외에서 출시된 게임은 다른 나라에 먼저 서비스된 후 한참 지나서야 우리나라에 서비스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었다. 이는 국내의 게임 시장이 국외 게임 시장보다 작았기 때문인데, 전작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국내 사용자가 1,100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증가하자 이렇게 특별한 선물을 받게 된 것이다. 발표자로 나섰던 블리자드 코리아의 한정원 대표는 이 1,100만 명의 숫자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이 첫 승을 거둔 그리스의 총인구 수와 맞먹는 숫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2010년 6월. 월드컵은 월드컵인 듯하다. 게임계에서 유명하다는 블리자드도 1,100만 명이라는 수를 이렇게 월드컵과 관련되어 언급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월드컵 열기가 뜨겁게 느껴진다. 참고로 1,100만이라는 숫자는 스타크래프트를 즐겼던 한국의 총 사용자 수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팔린 스타크래프트의 판매 수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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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느낀 것은 블리자드의 배포(?)가 크다는 것이었다. 월드컵과 같은 큰 행사가 진행되는 기간에 이렇게 당당하게 자사의 제품을 출시한다고 밝힐 수 있다는 점에 놀랐다. 큰 이벤트가 진행되는 기간에 이런 행사는 보통 그 시기를 미루는 경우가 보통인데 말이다.

이번 스타2 출시를 기념하는 자리에서 블리자드가 한국 게이머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 공개 방식도 신선했는데, 스타2에 관련된 관계자가 한 명씩 올라와서 준비된 선물 보따리를 하나씩 풀어놓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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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프로덕션 디렉터 크리스 시거티

먼저 블리자드 프로덕션 디렉터 크리스 시거티(Chris Sigaty)의 발표. 그는 “스타2의 발표를 위해 2007년에 이어 이번에도 오게 되어 반갑다”라며, “한국 게이머들을 위해 준비한 내용으로 7월 초부터 2주 동안 한국과 대만에서만 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다”라고 밝혔다. 참여 방식은 6월 30일까지 아이디만 만들면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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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테스트가 아닌 공개 테스트를 알리는 문구

즉, 지금까지 진행되던 비공개 베타 테스트가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개 테스트를 한국과 대만에서만 2주간 진행하며, 이때 진행한 전적이나 기록 등은 추후 정식 출시 후에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뜻. 크리스 시거티가 마지막으로 남긴 “스타크래프트에 열정을 보여준 한국의 모든 게이머에게 감사하다”는 말에서 블리자드가 한국 게이머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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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코리아 한정원 대표

이어서 마이크를 넘겨받은 블라자드 코리아 한정원 대표의 발표. “스타크래프트는 게임이 아닌 문화가 되었다”라는 말로 시작한 그의 발표는 “이만큼 자리를 잡은 게임의 후속작을 10년이 지나서 발표하는 것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 고민하게 된 이유는 마케팅이나 정책적으로 ‘고객에게 얼마나 더 많은 것을 드릴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라며 그간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이어서 발표된 내용은 스타2는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에게 찾아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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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란 영웅 짐 레이너가 비행기 측면에 래핑된 모습

먼저, 대한항공과 같이 진행한 공동마케팅 내용이었다. 앞으로 6개월간 국내외 5대륙에서 운행되는 보잉 747 항공기 2대에 스타2 테란 종족의 영웅인 짐 레이너의 이미지를 특수 필름과 페인트로 랩핑한 것이다. 또한, 이 기간에 스타2 캐릭터가 랩핑된 대한항공 리무진 버스 4대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비행기 2대에 랩핑하는 데 6일, 총 75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또한, 지금까지 대한항공에서 진행했던 어떠한 랩핑 작업보다 크고 정교하게 진행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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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2의 글로벌 출시가 다가옴에 따라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스타크래프트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알리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블리자드 폴 샘즈 최고 운영 책임자의 말처럼, 이는 앞으로 스타2의 인기가 국내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누비는 대한항공의 비행기처럼 날아오르기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하다.

또한, 롯데리아 및 엔비디아와의 공동 마케팅 계획도 선보였다.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두 달간 롯데리아 전국 800여 매장에서 스타2 햄버거 패키지 세트를 구매할 수 있으며, 수도권 내 일부 매장에서는 롯데리아 매장을 스타2와 관련된 이미지로 일부 변경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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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롯데리아에서 제공한다는 스타2 패키지 세트의 이름은 무얼까? 이러한 궁금증을 갖게 된 이유는 행사장에서 제공된 점심 메뉴의 이름이 가히 ‘엽기적’이었기 때문이다(이날의 점심 메뉴는 앞으로 스타2를 할 때마다 생각날 듯하다). 살짝 공개하자면, ‘사이오닉 폭풍으로 구운 히드라와 입안에서 터지는 맹독충 치즈’와 ‘요격기를 곁들인 우주모함향 광물 탐사정 수프’, ‘전투 자극제로 볶은 버섯과 거미 지뢰 케익을 곁들인 와인 소스의 불곰 스테이크’와 ‘gg를 부르는 눈보라 빙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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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모른다. 우리는 8월 1일부터 ‘우주모함 빼빼로 광선향 빵에 잘게 으깬 저글링 고기를 넣은 햄버거’를 먹게 될지도. 아니면, ‘고위기사를 꿈꾼 광전사의 염원을 담은 아이스크림’은 어떨까?

엔비디아와 같이 진행하는 프로모션은 7월 28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스타2 체험 존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스타2 체험 존에는 엔비디아 그래픽카드가 내장된 고성능 컴퓨터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일 또는 주 단위로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방문자에게 경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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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한편에 엔비디아의 부스가 있어 찾아가 보았다. 모델분이 들고 있던 스타2 전용 지포스 GTX 465 그래픽 카드를 시작으로, 다양한 엔비디아 그래픽 제품을 탑재한 노트북 및 데스크탑 PC에서 스타2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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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은 아수스와 삼성전자의 제품으로 지포스 GT 325M, 330M이 탑재된 것들이 있었으며, 데스크탑 PC는 지포스 GTS 250, GTX 470 등이 탑재된 제품이 있었다. 직접 플레이를 해보았지만, 아무런 문제점을 찾지 못할 정도로 수월한 진행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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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덥지 못한 컨트롤을 좀 보라

또한, 엔비디아 3D 비전 킷과 지포스 GTS 360M이 탑재된 아수스의 고성능 노트북으로 스타2를 3D 영상으로 즐길 수도 있었다. 오래 플레이를 해보지는 못하고 잠깐 만져보는 수준에 그쳤지만, 각각의 건물과 유닛들이 3D 효과로 튀어나와 보이는 효과가 인상 깊었다. 다만, 마우스 커서가 약간 흩어져 보이는 점과 유닛이 튀어나와 있어 클릭하기가 어려워 헤매기도 했지만(3D 영상을 보면 눈앞에 떠다니는 영상이 마치 손으로 잡힐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리 되지 않듯이, 떠다니는 노트북 화면의 스타2 영상도 마우스 커서로 영 클릭하기가 힘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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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뿌연 것은 3D 영상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추후, 스타2의 완벽한 3D 영상이 지원된다면 직접 플레이할 때 보는 것보다 프로게이머들의 경기 영상이나 동영상을 보는 데 쓰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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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원 대표는 이어서 스타2의 판매정책도 밝혔다.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스타2의 가격은 69,000원이며, 한국과 대만의 공개 베타 테스트가 끝나는 시점부터 배틀넷 공식 웹사이트에서 1일 이용권은 2,000원에 30일 이용권은 9,900원에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더불어, 스타2는 오직 온라인으로만 판매될 것이며 오프라인으로 패키지 형태로 판매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모든 공식 행사가 끝난 이후 참석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도 몇 번이나 관련한 질문이 오갔는데, 블리자드 측은 확고한 태도로 오프라인상으로(= 패키지 형태) 판매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서비스가 가장 잘 되어 있는 국가인 한국에서 굳이 패키지를 판매할 이유가 없다는 것. 이는 결국 스타2 판매정책과 맞물려 마치 국내 MMORPG처럼 유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나의 계정을 배틀넷에서 생성해 하루, 혹은 한 달, 그것도 아니면 무제한을 구매해 사용하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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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행사가 끝난 후 진행되었던 질의 응답시간

오프라인 패키지 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정책의 연장선으로, 한정판 패키지의 출시 역시 지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일부 게임을 패키지 형태로 모으는 사람에게는 이 소식이 분명히 달갑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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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북미 시장에서 공개되었던 스타2 한정판 이미지.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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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온라인 테크놀로지의 랍 브라이덴베커 부사장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블리자드 온라인 테크놀로지의 랍 브라이덴베커(Robert Bridenbecker) 부사장은 한국 게이머를 위한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며 호언장담을 하고 무대에 올랐다. 그가 꺼내든 선물이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이용하고 있는 한국 사용자는 추가 비용 없이 스타2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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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다!!

현재 국내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정액제는 7일권, 30일권, 90일권으로 서비스되고 있는데, 어떤 서비스로 이용하든 간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이용하는 기간 동안에는 스타2를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약 10만 명에 달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용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블리자드에서 7월 27일에 스타2를 전 세계에서 동시에 출시하며, 이날 발표한 다양한 서비스는 분명히 반가운 일임이 틀림없다. 세계 게임 시장에서 국내 시장이 작다는 이유로 멸시(?)에 가까운 취급을 받았었는데, 블리자드라는 세계를 주름잡는 게임 업계가 고마움을 표한다는 사실에 마치 신선한 청량제를 마신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블리자드가 준비한 한국 게이머를 위한 감사 프로모션을 겸한 스타2 공식 출시 발표는 끝을 맺었다. 그런데 간혹, 이번 프로모션을 두고 결국은 블리자드의 스타2 홍보의 일환 아니겠느냐는 약간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분들도 있는 듯하다. 분명, 한 기업이 자사의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진행하는 프로모션은 당연히 홍보를 하는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그것을 표현하고 진행하는 방식이 진정 사용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면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것이 홍보하는 수단이든, 진정 사용자를 위하는 마음에 준비한 것이든, 즐거운 마음에서 받아들이고 그것을 즐기는 자세가 되어 있다면 충분히 긍정적으로 보아도 좋지 않을까? 고깝게 보지 말자. 까탈스럽게 굴지도 말자. 단순 홍보를 위해 기획된 프로모션이면 어떤가. 즐기면 그만인 것을.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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