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 리버스 문석민 대표

안수영 syahn@itdonga.com

스마트폰 열풍은 주변기기(액세서리)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 기기 사용자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액세서리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 이에 수많은 스마트폰 주변기기 업체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앞다퉈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주변기기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특별한 개성이나 장점이 없는 기업은 이제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됐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 케이스뿐만 아니라 독특한 아이디어를 담은 디자인 상품을 기획 중인 회사가 있어 눈에 띈다. 아직 스타트업 기업이지만 미국의 인케이스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찬 꿈을 갖고 있는 '리버스'. 과연 어떤 상품을 기획하고 있으며, 타 주변기기 제조사와 달리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리버스의 문석민 대표를 만났다.

'한국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 리버스 문석민 대표
(1)
'한국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 리버스 문석민 대표 (1)

컨설팅 회사에서 브랜드 상품 기업으로 탈바꿈한 사연

문 대표는 원래 삼성전자에서 휴대폰을 만들던 엔지니어였다. 그는 상품 기획 분야에도 관심을 가졌지만 엔지니어로서는 아이디어를 발휘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결국 그는 회사를 옮겨 마케터로 전향했다. 옥션, SK텔링크 등에서 마케팅 경험을 쌓은 그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해보고자 아예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회사 이름도 'Reverse Thinking(거꾸로 생각하라)'의 합성어인 '리버스(Reverth)'로 짓고 야심차게 첫발을 내딛었다.

"처음에는 컨설팅 기업으로 시작해 다양한 회사의 사업 진행을 도와주고 조언하는 일을 담당했어요. 여러 클라이언트 기업과 함께 일하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컨설팅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러나 막상 컨설팅 사업을 시작하고 보니 다양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펼치기가 어려웠다. 컨설팅 기업은 클라이언트 기업에게 '을(乙)'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생각하는 바를 강하게 주장할 수 없었다. 결국 지시하는 대로 따르다 보니 만들어낸 제품이나 서비스에 큰 만족을 느끼지 못했다. 회사를 설립하면 재미있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 문 대표는 이에 큰 고민에 빠졌다.

'한국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 리버스 문석민 대표
(2)
'한국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 리버스 문석민 대표 (2)

그러던 중 문 대표는 더 일레븐스의 최창희 대표에게 조언을 들었다. 최 대표는 '초코파이 정', '고향의 맛 다시다', 2002 한일월드컵 'Be the Red' 길거리 응원 캠페인을 성공시켰으며, 2012년 대통령선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사람이 먼저다' 슬로건을 만든 광고계의 대부다. 그는 문 대표에게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 때문에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한다면 과감하게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라. 창의적으로 일하라"라고 충고했다.

문 대표는 이 말에 아차 싶었다. 그래서 컨설팅을 중단하고 다른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 때 다른 클라이언트의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사의 브랜드 출시를 컨설팅해주며 생각해뒀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를 실현해 리버스만의 스마트 기기 액세서리 브랜드 '슬릭 온(Sleek On)'을 만들었다.

"자체적으로 일을 시작한 이후, 저와 직원들이 일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갖게 됐어요. 디자인 하나, 문구 하나를 만들더라도 더 많이 고민하게 됐죠. 아무래도 '우리가 직접 하는 사업'이라는 애정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이폰5에 개성을 입혀라, '슬릭 온'

리버스가 슬릭 온이라는 브랜드로 처음 내놓은 제품은 바로 아이폰5 전용 야광 케이스다. 이 케이스는 빛을 받으면 저장했다가 어두울 때 발광하는 '축광 기술'을 탑재했다.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도 그려 넣었다. 독특한 외계인 시리즈, 뉴욕과 파리의 전경 시리즈, 감성적인 분위기의 유리창 시리즈 등을 제작했다.

'한국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 리버스 문석민 대표
(3)
'한국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 리버스 문석민 대표 (3)

'한국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 리버스 문석민 대표
(4)
'한국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 리버스 문석민 대표 (4)

캐주얼 의류 전문 브랜드 핀앤핏(PIN&FIT)과 합작해 만든 케이스도 있다. 만화 같은 일러스트를 입히고, 일러스트 부분의 촉감은 만화책의 재질과 유사하게 만들었다. 사용자에게 만화책을 보는 듯한 감성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한국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 리버스 문석민 대표
(5)
'한국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 리버스 문석민 대표 (5)

제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6대륙에 출시한다. 문 대표는 "국내 시장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진출이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창의적인 감성 브랜드의 예비주자

현재 스마트 기기 케이스 시장은 포화 상태다. 남다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리버스는 과연 어떤 전략을 갖고 있을까.

"저희는 판매보다 브랜드 가치를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어요. 이 점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다른 기업들은 제품을 많이 팔기 위해 대부분 전문 유통업체에 납품을 합니다. 결국 자사 제품이 다른 회사의 제품과 섞이게 되고, 제품 브랜드를 고객에게 명확하게 각인시키지 못하죠. 반면 저희는 특정 백화점이나 매장을 직접 선택해 입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국내에서는 여성 의류 브랜드 LAP과, 캐나다에서는 인디고라는 서점과 계약을 했어요. 그리고 각 매장에서 한 섹션을 구성해 슬릭 온을 판매하는 방식을 택했지요."

리버스는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해 디자인 부문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른 업체들은 경쟁사와 비슷비슷한 디자인에 로고만을 새긴다. 또한 한 회사에서 나온 스마트 기기 케이스인데도 디자인에 일관성이 없다. 반면 리버스는 디자인에 일관성을 부여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더라도 슬릭 온이라는 브랜드가 명확하게 인식되도록 할 계획이다.

마케팅과 디자인에 집중하는 만큼, 리버스의 인력 구성은 다른 기업과 다르다. 대부분의 경쟁사는 영업 사원이 가장 많지만, 리버스는 디자이너와 마케터로만 구성됐다. 일부 마케터들이 영업을 약간 병행하는 정도다.

'한국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 리버스 문석민 대표
(6)
'한국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 리버스 문석민 대표 (6)

"또한, 저희는 스마트 기기 케이스 시장만을 목표로 두고 있지 않아요. 슬릭 온이라는 브랜드 하에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한 가지 제품에 한정되기보다는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을 선보이며 브랜드 저변을 넓히고자 하는 거죠"

리버스가 다음에 내놓을 제품 중 하나가 바로 시계 액세서리다. 이 시계는 외부 버튼 없이 깔끔하고 단순한 디자인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시계의 시간이 틀릴 경우, 다이얼을 돌리거나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 아닌, 스마트폰과 동기화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정확히 맞출 수 있다.

"이태리 브랜드 시계 중 실리콘으로 만든 제품이 있어요. 사실 그 시계의 제조 기술력은 떨어지는 편인데, 대중들은 디자인 감성을 이유로 그 시계를 많이 구입합니다. 만약 더 나은 기술을 적용하고 이태리 시계처럼 감성적인 디자인을 입힌다면 소비자의 시선을 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리버스는 조만간 패션 브랜드 '패스워드(Fassword)'도 선보일 예정이다. 패스워드 브랜드에서는 '그림이 변하는 티셔츠'를 내놓을 계획이다. 티셔츠에 인쇄를 두 번 하는 방식을 적용해, 시간이 지나면 프린트한 그림이 서서히 바뀐다. 또한, 단순히 2개의 그림을 입히는 것이 아닌 스토리텔링을 넣어 재미 요소도 더한다. 스토리텔링에 대한 아이디어는 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얻을 예정이다.

"예를 들면, 처음에는 얼음 위에 북극곰이 앉아 있는 그림이 보이고, 시간이 지나면 얼음이 줄고 북극곰의 뼈만 남은 그림이 나오도록 연출할 거예요. 그렇게 하면 이 티셔츠에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담기게 되죠. 바로 이런 스토리텔링을 SNS를 이용해 대중들과 소통하며 만들어나갈 거예요."

'한국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 리버스 문석민 대표
(7)
'한국 대표 브랜드를 꿈꾸다' - 리버스 문석민 대표 (7)

이 외에도 리버스는 무궁무진한 아이디어 상품을 준비 중이다.

"미국에 인케이스가 있는 반면, 한국에는 독특한 디자인 감성을 가진 브랜드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상품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