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 귀를 위한 30만 원의 투자, 소니 MDR-MA900

김영우 pengo@itdonga.com

헤드폰이나 이어폰의 품질이 아무리 좋아졌다 해도 다수의 오디오 매니아들은 여전히 스피커를 선호한다. 공연장이나 극장 같은 탁 트인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생생한 현장감과 공간감을 헤드폰이나 이어폰은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오랫동안 착용하면 귀에 가해지는 부담도 크다.

하지만 아무래도 스피커로 제대로 된 음향을 듣기 위해선 적잖은 비용 투자가 필요한데다 일정 수준 이상의 공간도 필요하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개방형(오픈 타입) 헤드폰이다. 이는 이어패드와 귀가 밀착되는 밀폐형(클로즈드 타입) 헤드폰과 달리 귀와 이어패드 사이에 약간의 공간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개방형 헤드폰은 양쪽 귀뿐만 아니라 착용자의 머리 주변에도 소리가 조금씩 전해지므로 밀폐형에 비해 한층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착용감도 우수하며 소리의 반사나 울림도 적은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어설프게 만든 개방형 헤드폰은 소리가 새어나가 사용자 귀에 제대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두루뭉실한 소리를 들려주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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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귀를 위한 30만원의 투자, 소니 MDR-MA900 (1)

이번에 소개할 소니의 MDR-MA900은 개방형 헤드폰의 이점을 살리면서 음질 향상에 만전을 기한 고급형 제품이다. 특히 영화 감상에 적합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이 제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

소니 MDR-MA900은 지름 70mm의 대형 드라이브 유닛(소리를 내는 곳)을 갖춰 제법 덩치가 크다. 귀 전체를 완전히 덮기 때문에 겨울철에 쓰는 귀마개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제품을 직접 잡아보면 생각 이상으로 무게(코드 제외 195g)는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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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귀를 위한 30만원의 투자, 소니 MDR-MA900 (2)

전체 무게가 가벼운데다 뒤에 닿는 이어패드와 머리에 닿는 헤드밴드도 탄력 있고 푹신한 직물 소재라서 귀에 부담이 적고 착용감도 아주 우수한 편이다. 테스트를 위해 2시간 정도 계속 착용한 상태에서 음악을 들어봤는데 피로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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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귀를 위한 30만원의 투자, 소니 MDR-MA900 (3)

금도금 플러그와 황금색 파우치로 고급스런 느낌 더해

이어패드와 헤드밴드 사이는 4~5cm 정도 간격으로 길이 조절이 되어 다양한 체형의 사용자를 포용할 수 있으며 코드 끝에 위치한 오디오 플러그는 금도금이 되어있어 노이즈를 줄이고 고급스런 느낌을 더했다. 코드의 길이는 3m다. 휴대용 기기나 PC에서 쓰기엔 길이가 충분하지만 TV에서 영화를 감상하기에는 다소 짧은 편이므로 이 경우엔 연장 케이블을 별도로 구매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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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패키지에는 제품을 보관하는 파우치도 포함되어있다. 제품 파우치는 반짝이는 느낌의 황금색 직물 소재인데, 고급형을 지향하는 제품의 성격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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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중저음 표현능력 인상적

이제는 MDR-MA900을 직접 착용하고 사용해 볼 차례다. 우선 기본적인 음악 구동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애플 아이팟 터치를 이용,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가요와 베토벤의 교향곡을 비롯한 클래식 음악을 MDR-MA900으로 연이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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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을 해보니 상당히 탄탄한 중저음 구동능력이 돋보였다. 특히 호른이나 베이스, 드럼과 같은 악기의 웅장함이 제대로 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고음 쪽이 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는 중저음 쪽이 특히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자세히 들어보면 고음 쪽의 표현력 역시 수준급임을 알 수 있다.

헤드폰 같지 않은 현장감 덕분에 영화와 찰떡궁합

다음은 영화를 감상해 볼 차례다. 영화 감상 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감이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3D영화에 생생한 음향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MDR-MA900과 3D영화와의 궁합을 살펴보기 위해 머리에 쓰고 3D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기기인 소니 MHZ-T2를 이용했다. 3D 블루레이 플레이어(소니 BDP-S490)와 연결된 소니 MHZ-T2에 MDR-MA900를 꽂고 3D영화 타이틀을 감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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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R-MA900를 통해 영화의 음향을 들어보니 헤드폰 특유의 답답한 느낌이 적었으며, 탁 트인 공간에서 스피커로 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개방형 헤드폰의 특성 때문인 것 같다. MDR-MA900은 특별히 5.1채널이나 7.1채널 출력 기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특유의 구조 덕분에 상당히 현장감 있는 음향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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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패드가 귀를 심하게 압박하지 않는 것도 답답한 느낌이 적은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MDR-MA900은 음악 감상용으로도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지만 이보다는 영화 감상, 특히 3D영화를 감상할 때 더 궁합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30만 원 남짓의 가격을 투자할 가치는?

소니의 MDR-MA900은 편안한 착용감과 우수한 현장감을 제공하면서 전반적인 음향의 표현력이 우수한 것이 장점이다. 이런 특성 덕분에 특히 영화를 감상할 때 만족도가 높았다. 다만, 귀에 착용한 상태에서도 외부로 음향이 새어 나오기 때문에 지하철이나 버스와 같은 공공장소에서 사용하기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는 개방형 헤드폰의 특성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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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MDR-MA900는 30만 원 남짓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 결코 싼 가격은 아니라 아무에게나 추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개방형 헤드폰의 특성을 잘 알고 있으며, 수준급의 착용감과 현장감이 확실하게 보장되는 헤드폰을 찾고 있던 사용자라면 이 제품에 분명 만족할 것이다. 물론 상당량의 비용을 투자할 각오도 필요하다. 물건이 주인을 고른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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