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욕심 내자, 올림푸스 펜 E-PL5

감성 마케팅, 감성 디자인, 감성 리더십 등등 '감성'이란 말이 유행이다. 이는 디지털카메라 시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여러 제조사에서 앞다투어 ‘올드’한 디자인을 갖춘 카메라들을 선보였으며, 빈티지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다양한 필터 기능을 카메라에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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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올림푸스의 미러리스카메라인 펜(PEN) 시리즈는 감성적인 사진을 찍기에 적합한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돋보이는 디자인, 따뜻한 색감, 다양한 아트 필터 등의 매력적인 특징들을 고루 갖추고 있어 특히 여성 사용자 사이에서 인기다. 거기에 만약 '셀카(스스로 자신의 사진을 찍는 행위)' 찍기에 좋은 틸트형 LCD까지 더해졌다면? '금상첨화'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올림푸스 펜 시리즈의 신작인 'E-PL5'다. 필자는 E-PL5보다 이전 모델인 E-PL2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E-PL5는 E-PL2와 무엇이 어떻게 다를 지가 특히 궁금했다. 펜 형제의 막내 뻘인 E-PL5가 형들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국내 출시를 앞두고 두근대는 마음으로 일주일간 사용해 보았다.

틸트형 터치 LCD…셀카 찍기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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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카메라 진짜 예쁘다" 필자가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E-PL5는 첫 눈에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해 보인다. 올림푸스 특유의 감성적이고 부드러운 디자인을 대부분 계승하면서도 약간의 변화를 줬다. 그립 부분을 더 길게 만들어 그립감을 높힌 점이 눈에 띈다. 또한 E-PL5의 그립 부분은 착탈이 가능하며, 다양한 패턴이 들어있는 그립을 따로 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더 개성있는 카메라를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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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회전형 LCD'를 갖춘 카메라를 찾는 이들도 많다. 자신의 얼굴을 보며 셀카를 찍을 때 그 결과물의 만족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E-PL5는 다양한 각도로 고정이 가능한 틸트형 터치 LCD를 갖추고 있다. 이전 모델인 E-PL3도 틸트형 LCD였으나 셀카를 찍을 수 있는 각도까지는 젖혀지지 않았다. E-PL5는 이 점을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LCD를 상단에 위치시킬 수 있어 거울 보듯이 셀카를 찍을 수 있다. 틸트형 LCD는 셀카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각도의 사진을 찍기에도 좋으므로 다양한 구도의 사진을 찍기에도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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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트형 LCD와 'e-포트레이트' 모드의 조합은 셀카 찍기 좋은 최상의 조합이다. e-포트레이트는 피부 를 보정해주는 촬영 모드이다. 타 제품 중엔 피부 보정 모드로 촬영 시, 사진 전체적으로 뿌연 효과를 주어 눈동자까지 흐릿해지는 부작용이 있었다. 하지만 E-PL5는 찍는 대상의 눈동자를 인식해 피부만을 고르고 자연스럽게 보정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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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가 터치인 점도 무척 편리하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터치 LCD로 손쉽게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 것이다. 초점을 맞추고 싶은 피사체를 터치하면 그 대상에 자동으로 초점이 맞춰진다. 찍은 사진을 보기에도 좋다. 손으로 ‘슥슥’ 화면을 넘기면 촬영한 사진들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사진의 확대, 축소도 가능하다.

최상위 기종과 대등한 성능이라고??

E-PL5는 올림푸스 미러리스 최상위 기종인 OM-D E-M5와 동급 수준의 이미지센서, 화상처리엔진을 갖췄다고 제조사 측은 전한다. 그래서인지 같은 어두운 장면을 E-PL2와 E-PL5로 찍었을 때, E-PL5 쪽이 조금 더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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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2의 결과물들은 실제 색감보다 붉은 끼가 조금 도는 편이다. 필자는 그런 색감을 더 좋아해 그대로 사용했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화이트밸런스를 조정해 사용하기도 한다. 그 점을 개선했는지 E-PL5는 더 차분하면서도 특유의 감성은 잃지 않는 사진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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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들고 다니다 보면 빠르게 장면을 잡아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지나가는 버스에서 재밌는 광고를 발견했다든지, 길을 걷다 길고양이를 만났다든지. 이럴 땐 빠른 자동 초점 능력과 연사 속도가 중요해진다. E-PL5를 쓰며 놀랐던 점은 반셔터를 눌렀을 때(촬영 전 셔터를 반만 눌러 초점을 잡는 것) 초점을 맞추는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는 점이다. 연사속도도 만족스러웠다. 1초에 8장이나 찍을 수 있으니 움직이는 GIF 이미지를 만들기에도 좋다. 참고로 직전 모델인 E-PL3는 1초에 5.5장을 찍을 수 있었다. 아마 활발한 애완동물을 가진 사용자라면, 자동 초점 속도와 연사 기능이 욕심날 것이다. 직접 개를 찍어보니 귀여운 자세를 놓치지 않고 잡아낼 수 있었다.

12가지 아트필터로 감성 사진을 찍어보자

펜 시리즈의 제품명에서 ‘PL’은 보급형을 말한다. 이전까지의 PL시리즈 제품들은 6가지 아트필터만을 제공했었다. 하지만 E-PL5부터는 12가지를 제공해 사용자가 더욱 개성 있는 사진 효과를 낼 수 있게 했다. 12가지 아트필터는 '팝아트, 소프트 포커스, 엷고 은은한 컬러, 라이트 톤, 거친 필름 효과, 토이 포토, 디오라마, 크로스 프로세스, 온화한 세피아, 드라마틱, 키라인, 수채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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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해보니 아마 여성들은 엷고 은은한 컬러, 라이트 톤, 토이 포토 효과를 특히 선호할 것 같다. 그 중 엷고 은은한 컬러는 인터넷에서 자주 보던 ‘비눗물에 담근 듯한’ 이미지 색감을 생각나게 한다. 아트필터 덕에 귀찮게 포토샵으로 후보정하는 수고를 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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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필터가 너무 많아 어떤 필터를 쓸지 고민되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땐 주저 말고 'Art bkt'모드로 찍자. 원본 사진 1장과 각 필터 적용사진 12장까지, 총 13장을 저장해 준다. 급한 순간 전부 찍어두고 차근히 비교해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선택할 수 있다. 아트필터의 처리 속도도 무척 빨라졌다. E-PL2에선 아트필터 사용 시, 사진 저장 시간이 조금 길었다. 그러다 보니 빠르게 찍어야 하는 상황에선 꺼리게 됐었다. 그에 반해, E-PL5는 아트필터 처리속도가 무척 빨라 어느 때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 렌즈가 너무 길다면, 단렌즈를 써보자

E-PL5는 렌즈가 교환되는 미러리스 카메라로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 멀리 있는 물체를 당겨서 찍고 싶거나(망원 렌즈), 아주 가까이에서 찍고 싶을 때(매크로 렌즈), 더 밝게 찍고 싶을 때(렌즈의 f값이 낮은 렌즈) 등 원하는 특성대로 렌즈를 구매하면 된다. 다양한 렌즈를 사용함으로써 개성 있는 사진 연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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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번들 줌렌즈인 14-42mm 렌즈의 사용자라면 카메라 폭이 너무 길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럴 땐 단렌즈를 구매해 사용해보자. 단렌즈는 '줌' 기능이 없는 대신 대체로 렌즈가 밝아 어두운 곳에서도 잘 찍히며, 두께가 얇아서 휴대하기 좋다.

올림푸스 펜과 파나소닉의 루믹스는 둘 다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의 마운트를 사용하고 있어 렌즈의 호환이 가능하다. 실제 필자가 쓰는 E-PL2도 파나소닉 루믹스의 단렌즈를 사용하고 있다. 마이크로 포서드 렌즈가 아니더라도 ‘렌즈 어댑터’를 사용하면 다양한 규격의 렌즈도 호환 가능하니 참고하자.

아쉬운 한가지, 외장형 플래시

플래시가 외장형이 되면서 광량은 더 높아졌을지 몰라도 휴대성은 떨어졌다. 앙증맞은 크기의 파우치까지 제공하지만 갖고 다니다 잃어버릴까봐 두려운 마음도 생겼다. 외장형 플래시가 없는데 어두운 곳에서 사진 찍을 일이 생긴다면 난감할 것 같다. 거기다 주관적으로 봤을 때, 플래시를 끼우지 않는 것이 훨씬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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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E-PL2는 내장형 플래시를 갖춰 기능과 휴대성 모두 만족스러웠는데, E-PL3부터는 외장형이 되었다. 'E-PL' 시리즈는 아무래도 전문가보다는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니 내장형 플래시를 채용하는 것이 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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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업그레이드된 펜 시리즈만의 감성, E-PL5

올림푸스 펜 E-PL5는 일상 기록에 제격인 카메라다. 소소하고 별 것 아닌 일들도 E-PL5로 찍으면 감성적이고 따뜻한 느낌이 감돌았다. 예쁜 디자인, 쉬운 조작법, 좋은 사진 품질, 감성적인 색감과 아트필터 기능. 거기다 셀카가 가능한 틸트형 터치 LCD까지 갖춰 무척 매력적인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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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펜 시리즈를 만족스럽게 쓰던 사용자라면, 그리고 DSLR은 부담스럽고 콤팩트 카메라론 아쉬움을 느낄 사용자라면 E-PL5를 선택해보자. 언제든 함께 다니며 하루를 예쁘게 기록해 줄 ‘단짝’의 자격이 충분한 카메라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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